우리 집 개 '밍키'의 5주기(5週忌)
어제는 우리 집 개 밍키가 무지개다리를 건넌지 5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그래서 어제 밍키 무덤에 다녀왔습니다. 밍키는 미니어처슈나우저종으로 태어난지 6개월 되었을 때 지인이 기르던 것을 우리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그리고 우리와 함께 지낸 지 스무 해가 되던 2018년 5월 18일 새벽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밍키는 우리와 함께 지내는 동안 아들 비또의 신병으로 인해 무겁게 가라앉은 집안 분위기를 늘 밝게 만들었기에 가족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습니다.
밍키는 가족들이 어딜 가든 가족의 일원으로 늘 함께했으며, 가족들이 먼 길 여행을 떠날 때도 밍키를 반드시 데리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예닐곱 해 전, 딸 실비아가 유기견센터에 자원봉사를 다니다가 자신이 돌보던 개들이 보호기간이 지나 안락사당할 위기에 처하자 세 마리를 차례로 입양했습니다. 그런데 밍키는 새로 들어온 개들에게 텃세를 부리기는커녕 얼마 지나지 않아 서열 싸움에서 밀리면서 설 자리를 잃고 주눅 들어 지내기 시작했습니다.
밍키는 열일곱 살을 넘기면서 이빨이 모두 빠지고, 걸음걸이도 시원찮았으며, 병원에 가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래서 열아홉 살을 넘겼을 때부터는 산책할 땐 밍키를 조그만 가방에 넣어 어깨에 메고 다녀야 했습니다. 그리고 밍키가 숨을 거두기 석 달 전부터는 날씨가 무척 추웠던 데다 제대로 걷질 못해 아예 밖에 데리고 나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개들을 데리고 산책 나갈 때면 비칠거리며 일어나 부득부득 따라나서려고 애를 쓰곤 했습니다.
밍키가 숨을 거둔 날은 새벽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렸습니다. 밍키는 새벽녘에 일어나 갑자기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두 다리를 버둥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가슴에 꼬옥 안아 주었더니 잠시 뒤 제 품 속에서 마지막 숨을 토하며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밍키는 평소 자기 몸집만큼이나 큰 곰 인형을 갖고 놀기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좋아했던 곰 인형과 이름을 새긴 목걸이와 함께 산책 다니던 동리 인근 산허릿길 조그만 바위 아래 고이 묻어 주었습니다.
밍키를 산에 묻을 때 아까시나무 꽃내음이 짙게 풍기고, 비를 맞아 온몸이 후줄근히 젖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밍키가 무지개다리를 건넌지 어느새 5년이 되었지만 지금도 밖에 나갔다 집에 돌아올 때면 밍키가 문 앞에서 뛰어오르며 반길 것 같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이즈음에도 개들을 데리고 산책할 땐 종종 밍키 무덤 앞을 지나가곤 합니다. 살아가는 동안 문득문득 밍키가 떠오를 겁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버릇처럼 밍키의 무덤을 찾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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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요즘 우리 카페가 너무 한산한 것 같아 신변잡기 한 꼭지를 올립니다.
그런일이 있었네요
밍키에 이야기를잘보았읍니다
실은 저는 강아지를 집에서 키우는것은
절대반대론자입니다
미안합니다
오늘오후에 딸애가 개망을주섬주섬 챙기더라고요
강아지를 또키우겠다는거에요
일단은 말렸읍니다
날씨가 더워요
여름은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