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경칩(驚蟄)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날로 널리 알려져 있는 경칩은 24절기중 세 번째 절기이다.
경칩은 놀랄 경(驚), 벌레 칩(蟄)이란 한자를 쓰기 때문에, 경칩의 정확한 의미는 개구리가 깨어나는 날이 아니고 동면중인 모든 벌레가 깨어나는 날, 즉 모든 생물이 활동을 시작하는 날로 받아드리는 것이 좀 더 정확한 의미가 될 듯싶다.
금개구리
스스로 체온 조절을 하지 못하는 변온동물인 개구리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에 돌아다니다간
굶어 죽거나 얼어 죽기 십상이다.
개구리의 먹이가 되는 곤충들도 체온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겨울에는 활동이 불가능하다.
활동과 먹이 사냥이 불가능한 겨울에는 참고 버티자는 전략으로 한겨울에도 0~4도C 정도를 유지하는
깊은 물속에서 겨울을 난다.
두꺼비 같이 땅을 파는 재주가 있는 종류는 땅을 파고 들어가 겨울을 이겨낸다.
다람쥐나 햄스터의 경우는 필요에 의해 체온 조절이 가능한 이온동물이다.
즉 변온동물과 항온동물의 장점을 함께 이용한다.
기온이 높은 시기에는 다른 포유류처럼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며 생활하다가 기온이 내려가는 시기에는 체온을
3도C 정도로 낮춰 겨울을 이겨낸다.
체온을 낮추면 맥박이 100분의 1로 줄어 대사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먹지 않아도 긴 겨울을 버틸 수 있다.
물두꺼비
우리가 처한 환경이 도저히 살아남기 어려울 정도록 혹독하다면 개구리의 겨울잠전략을 적용하여
소비를 줄이고 버티고 견디며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는 것이 경칩에 개구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인 것 같다.
경칩을 기다리며 잔인한 계절을 이겨내는 개구리 겨울잠은 아주 많은 시간을 들이고 혹독한 희생을 치루며
기후에 적응한 진화의 산물이다.
그러나 진화에 의한 생존이란 자연의 법칙이 깨어지는 사건이 최근 너무나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도룡뇽 알
경칩이후 꽃샘 추위가 너무 강하여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가 얼어죽고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낳았던 알
또한 얼어버리는 현상이 매년 일어나고 있다.
적응된 자연의 배신이라는 현상에 대하여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지구적 기후변화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45억년 지구 역사에서 가장 개체수가 많고 대형 잡식성 동물인 인간의 탄생이 매년 수만마리의 개구리를
얼어죽게 만들고 있다.
원인은 알고 있지만 이미 인간의 통제를 넘어선 상황이다.
기후변화라는 환경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환경에 대한 올바를 가치관을 가진 인간들이 한명 한명 생길때마다 지구 멸망의 확률이 아주 조금씩 줄어들 뿐이다.
- 최 한수/생태학자 -
첫댓글 그러게요, 경칩인데 오늘내일 많이 춥네요!
아이들이 살아있는 개구리알을 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