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초만 되면 벌써 고등학생들도 뺏지 열풍이 불었습니다.
수학여행 때 명소들의 뺏지들을 가득 꽂은 베레모를 과시하곤 했죠.
아래는 그 전형적인 예로서,
1972년경 전주권역의 한 여고생의 수학여행 여로가 담겨 있는 베레모입니다.
어디를 들렀고, 어디에서 잤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의 행로는 맨 아래에 지도로 표시해 보겠습니다.

자율반, 자율반장의 명찰이 있네요....~~~
모자에 가득 박혀 있는 뺏지들을 일람하니,
대부분이 수학여행지이고
몇개가 그 이후에 여행했을 수도 있겠고, 더 정확하게는 다른 사람에게서 받은 걸로 추정됩니다.

참고사진 한장입니다. 1974년 설악산 계조암 앞이고요.
베레모에 가득 뺏지를 자랑하는 여고생 모습입니다....
44년이 흘러 지금은 60살쯤 되었겠네요. 해외여행도 많이 다녔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때가 제일 아련하고 아름다운 시절로 기억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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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제일 먼저 경주로 향했을 겁니다.
중간 기착지는 해인사였을 테고요.

가야산 해인사...
아마 전주에서 경상도권역으로 넘어가면서 해인사를 들렀습니다.
해인사는 국보도 많은 고적지라서 필수 코스였죠.

가야산 해인사이군요.
훙류동 계곡이 멋있게 표현되어 있는데, 홍류동을 의미하는 단풍이 아니라 에델바이스^^이네요
이 두 뺏지 모두 60년대는 아니고 70년대 이른 시기의 스타일입니다.
해인사 관광첩 표지를 통해 본 1960년대 우리네 사랑 풍속도 --->여기를

토함산 등반.
그녀는 경주에서 하룻밤을 자고 새벽잠을 설쳐 토함산에서 일출을 보았을 겁니다.
사진으로 보는 1959년 가장 이른 시기의 경주 여행 -----> 여기를
원산 해수욕장 그리고 지리산 천왕봉,..이게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 여기를
경주 뺏지는 의외로 작군요.
아마 첫날에는 컬렉션을 할 생각은 없었던 걸로 보입니다.
신중히 하나를 고르고 또 골랐을 그녀의 어깨위에 가득 햇살이...~

황악산 직지사...설악을 향해 오르는 길에 이곳도 잠간 들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1970년 막 개통된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는 건 정부에서도 장려했을 겁니다.
수학여행에 관한 정부의 지침은 경주 등을 통한 찬란한 문화유산 소개,
설악을 통한 금수강산 자랑 그리고 울산과 포항 등의 근대화 위업 소개였습니다.

이 뺏지는 처음 만나는 뺏지입니다.
다른 산들은 이렇게 뺏지 하나에 각종 명소를 적은 게 많은데, 설악은 그렇지 않습니다.
대청봉을 대천봉으로 적혀 있네요. 우표가 그러하듯 이런게 더 컬렉팅 아이템이죠...~~~

하단에 지붕같은 건 텐트이기 쉽습니다.
여느 산이라면 사찰일텐데 설악은 좀 격이^^ 다릅니다.

울산암을 올랐을까요.
수학여행객에게 설악의 3인방은 비룡폭포, 비선대 그리고 울산암인데,
다른 뺏지가 없는 걸 보면, 시간관계상 울산암만 올랐던 것 같습니다...
1970년대 초 사진으로 보는 외설악 등산로 풍경은 ------> 여기를

울산암에 관한 전형적인 뺏지입니다...
심심산골의 도라지꽃인가요 할미꽃은 아니겠죠...~

설악산 청봉..

이게 도끼일까요? 아이스피켈일까요?
원래는 피켈인데, 한국화하여 도끼로 형상화된 겁니다.

낙산사 홍화문이 무언지 모를 분들 많을 겁니다.
그 시절에는 이런 것도 기념했습니다.

낙산사 뺏지가 많습니다.
두번째 밤은 낙산사에서 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낙산사 옆의 불은 랜턴의 불일까요? 석등의 불일까요?~~
둘째밤은 이렇게 또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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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째날입니다.

파란마음 일심입니다.
학은 우아하게 날고 있지만 '일심'이라는 용어가 좀 '거시기'하네요...~~~
여학생들이라면 이런거 말고 '우정'이나 '변치말자'류의 뺏지를 구입했을 겁니다.
우정은 영원히, 변치말자...등의 주제가 담긴 뺏지를 보시려면.....----> 여기를

빨간 마음 일심입니다.
이 뺏지는 수학여행지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 다음에 들렀거나,,,,-만약에 들렀다면 구천동 뺏지를 더 구입했을거로 짐작되기에, -
다른 친구나 아는 분에게 선물로 받은 것 같다는....~

예산고라는 모표.
수학여행지에서 스친 예산고생에게서 받은걸까요?
그때 서로 버스 차창너머로 주소 주고받기도 하고 그랬죠.~

아니면 원 소장자가 혹 예산 출신이었다가 전주쪽으로 이사갔을 수도 있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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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은 '말티고개'부터 관광지였습니다.
말티고개에 내려 휴게소도 들리고 저 아래를 내려다보고 다시 길을 재촉했죠...
말티고개는 일제때에도 어질어질 스릴 넘치는 고갯길이었습니다.

속리산...스럽지 않은 속리산 뺏지입니다.
'
속리산 스럽지 않은 속리산 뺏지입니다....
초기형 뺏지임을 증명합니다.




아마 세번째 밤은 속리산에서 잤을 거고요...
국보 3개와 미륵불을 중심으로 법주사를 돌고 난 다음
속리산 문장대는 수학여행 때 역시 필수코스였습니다.


논산 관촉사도 시간 보아가면서 귀로에 잠간 들렀을 수 있을 겁니다.
그때는 여기저기 눈도장'만' 많이 찍을 때였으니까요...
제가 수학여행을 간 1985년만 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선생님들은 나중에 너희들이 크면 가고 싶은 곳 여유있게 가려서 가고,
지금은 가능한 모든 곳을 눈에 담자며 강행군을 시켰죠...

계백장군...
가운데에 한자로 용 龍이 적혀 있군요.
아마 돌아오는 길에 부여를 들러고 전주지경으로 내려왔을 겁니다.

부여 수북정입니다.
돌아오는 귀로입니다.

백제탑..
초기 뺏지인지라 음영이 확실하고, 마치 장인이 만든 예술작품같습니다...

충청도에서 전라북도로 넘어오면서 시간이 남아 잠간 들렀을까요. 대둔산 뺏지입니다.
대둔산 1972년도라고 적혀 있군요. 1972년 전후에는 뺏지문화가 순항을 할 때라
강한 자신감으로 이렇게 연도까지 표기했습니다.
재고 문제가 생겨나는 바람에 곧 사라졌지만 말이죠...^^
또는 여고생의 스타일로 보면, 대둔산에 갔다면 하나만 구입했을리가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아마 다른 분에게 선물로 받은거 같기도 하고....~~~

해녀가 담겨있는 귀한 뺏지입니다....
만나서 반가워....

출발하기 전에는 한없이 설레이였는데,돌아오는 길에 생각하면 한없이 짧고,,,,,
다시 언제를 기약하기 어려운 시절, 여행문화였던지라, 이렇게 뺏지에 알알이 담아 왔습니다..

도로는 살피지 않고, 대강을 말하자면 이랬을 겁니다.
울산이나 포항 등 공업단지를 들렀을텐데 그곳에서는 뺏지가 없어서 못꼽았을 겁니다.
경주에서 1박 ---> 낙산사에서 2박 ------> 속리산에서 3박을 했을거로 추측합니다.
이상 1970년대 초 전라북도로 추정되는 여고생의 수학여행 여로입니다....
반가워...~

갑자기 이미자의 여로가 생각나고...
여고시절 그리고 여고졸업반이라는 노래가 떠오르는 군요
이상하게 고등학교시절부터 그노래가 좋더라,,.......~~~
첫댓글 평창 올림픽이 시작되었네요.
한상철 이사님만 꾸준히 카페에 글을 올리시는데,
저도 긴긴겨울밤 사랑방식 이야기 하나 올리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좋습니다. 지난 추억도 더듬고...
@半山 韓相哲 이사님....항상 격려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제가 드릴껀 추억꺼리^^뿐입니다...
역시 우리팀의 보배예요~~
형님의 말씀 덕분에, 바깥한파는 몰라도 내 마음의 한파는 다 사라진 것 같습니다...~~~
@등산박물관(김진덕) 두루뭉실 살세~~
잘 보고갑니다~~~
선배님도 언제 자료를 한번 정리하세요.
많이 많이 궁금합니다...~~~
70~80년대만해도 관광지에 뺏지를 많이 판매했는데....
저도 산에 가면 하나 구입해서 모자에 꽂곤 했거든요. 그게 아마 산행할 때 낙뢰에 위험하다해서
뺏지는 서랍 속으로 들어갔지요. 일본 산은 여전히 뺏지를 판매하는데 그 가격이 부담스럽더라구요~
산장에서 판매하는데 요즘 보통 400~600엔(4,000원~6,000원) 합니다.
작년부터 산장 가격(1박2식10,000엔(10만원))이 오르더니 산장의 기념품도 조금씩 올랐습니다.
[사진은 스고로쿠 산장双六小屋에서 판매하는 뺏지]
4) 일본의 산 뺏지(일본에서는 야마뱃지라고 부르는)도
저는 국내에서 억지로 억지로^^ 50여개는 모은 것 같은데요.
한번 올리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 사이트에서는 오래전 등산뺏지들이 싼가격에 경매시장이나 판매시장에 나오는데요.
우리랑 비할 바 없이 싼가격이더라고요.
해외 물건 구입방식만 알면, 본격적으로 구입을 할까도 싶고,
혹시라도 그럴까봐 겁이 나서 머뭇거리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언젠가 자금력만 있다면, 일본과 유럽 알프스 뺏지도 작정하고 컬렉션할까 합니다...~
1)
올려주신 뺏지 스타일과 색감이 최근꺼인 게 확실히 느껴집니다.
그런데 1번 뺏지의 동물이 무언지 궁금합니다...
2) 일본 뺏지의 가격이 그래서일까요?
일본야후를 검색해보면, 일본 뺏지 컬렉터들도 제법 있습니다.
우리와는 확실히 다른 뺏지 도안임을 알 수 있더라고요....
3) 일본의 한 뺏지 컬렉터는 자기 소장 뺏지 컬렉션을 도록으로 만들어 인터넷에서 팔고 있습니다.
그걸 산다는게 계속 잊고 있네요.
이 참에 일본통인 안성민 산서회 총무를 통해 다시 추진할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등산박물관(김진덕) 1) 일본 북알프스에 살고 있는 담비テン입니다.
사진은 2015년 1월1일 신호다카 비지터센터에서 촬영했습니다.
일본은 어딜가나 아기자기한 기념품이 많습니다.
2) 일본 산장에서 파는 뺏지가격은
북알프스에 처음 갔을 때(1993년) 다테야마에서 구입한 뺏지는 아마 300엔정도.
2012년도판 북알프스산장가이드 책에 나온 뺏지 가격은 평균 400~500엔.
작년 2017년에는 500~600엔. 쓰루기사와고야劒澤小屋같이 작은 산장에서는 400엔짜리도 있어요.
디자인이 굉장히 섬세합니다.
@등산박물관(김진덕) 3)소장뺏지 컬렉션 도록이 있다니!!! 그걸로 대리만족해도 될 것 같습니다. 산장에서 다 사면 가격부담이 만만찮습니다. 남편과 같이 북알프스를 종주하면 보통 1주일 이상인데 2인 2만엔에 6박만해도 120만원 산장 숙박비가 나옵니다. 뺏지도 기념으로 다 구입한다면....3만원 이상....북알프스에 산장이 얼마나 많은데요.....도록 정보를 알았으니 그런데 인터넷 판매라구요? 서점이면 구입하기 좋은데요...ㅠㅠ
[사진은 신호타카 비지터센터 안내문. 담비가 보이지요?]
@안나푸르나_박태순 담비이군요.
제가 갖고 있는 일본 뺏지에서는 담비처럼 생긴 걸 본적이 없는데요...
뻇지 가격이 드라마틱하게 올랐네요.
맞습니다. 일본 뺏지는 하나하나 디자인이 섬세하죠.
똑같은 도안을 다른 산에서는 볼 수 없고요.
그러나 모아놓고 보면 역시 '민화'풍의 우리나라 뺏지가 더 정감이 가더군요...~
@안나푸르나_박태순 산장 숙박비 만만치 않네요...~~~
어떤 컬렉터가 자기 컬렉션을 책으로 낸거라서....자기 블로그에서만 판매하는 것 같더라고요...~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뱃지~
이야기까지 잘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설악산 뱃지가 젤 맘에 드네요
지금은 왜 뱃지가 사라져 갈까요?
저는 작년 알프스 다녀오면서
기념으로 몇개 사서 모자에 달고 다닙니다
제가 참으로 좋아하는
에델바이스 뱃지
에델바이스 목걸이
에델바이스 버프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