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하늘과 바다’가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에 수록된 바 있는 박종국 수필가의 18번째 수필집 『어느 날 아하』가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되었다. 최근 1000자 수필을 창작하여 ‘어느 날 문득’ ‘어느 날 불쑥’ 등에 이어 ‘어느 날 아하’라는 시리즈로 발간하여, <천자수필>을 일상화하면서 대한민국 수필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 수필집에는 ‘작가의 말’과 1~6부까지 주제에 따른 작품을 분류하여 수록하였고, 말미에 ‘후기’가 수록되어 있어 1000자 수필들로 묶어낸 수필집의 특성을 상세하게 밝히고 있다.
= 서평
#1
박종국 수필가는 1000자 수필로 빚은 3권의 수필집을 발간한 바 있다. 이 수필집은 1000자 수필로 세 번째이고, 전체 수필집으로는 18권째에 해당한다. <하루에도 수많은 생각이 오고 간다. 외면해도 좋은 것이 대부분이고, 어쩌다 한둘 눈에 번쩍 띄면서 반짝거린다. 진짜가 나타난 것이다. 소홀히 하다가 슬그머니 가버린다. 잽싸게 챙겨 메모한다. 제대로 다듬으면 오늘 몫은 넉넉한 셈이다. 나름대로 1000자 수필로 되새겨보면서 내 삶을 돌아다본다. 그만한 가치가 충분하지 싶었다.>며 짧은 수필로 촌철살인(촌철살인)의 경지를 지향하고 있다.
#2
박종국 18수필집의 1부에는 ‘과거는 못 바꿔도 미래는 바뀐다’ 등 15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작품의 주제는 작품의 결말에 실려 있다. <과거는 바꿀 수 없어도 미래는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이미 지나간 것은 어쩔 수 없어도 다가올 것은 정해진 것이 없으므로 마음먹기 따라 의지만 있으면 어느 정도는 바꿀 수도 있음에 힘을 실어준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3
박종국 18수필집의 2부에는 ‘못 구멍에 마음이 박힌다’ 등 수필 14편이 수록되어 있다. <대수롭지 않은 일에도 수시로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못 자국이 생겨도 수없이 생겼을 것이다. 직접 못을 박고 빼지만 않았을 뿐이다. 잔잔한 못이 아니라 대못이 수없이 박혔을 것이다. 그래도 아무렇지 않게 여겼다. 마음은 누구도 들여다볼 수가 없고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 오로지 자신의 마음에만 간직하고 있을 뿐이다.>를 통하여 보이는 것보다 마음 자세가 중요함을 입증하고 있다.
#4
박종국 18수필집의 말미에는 ‘후기’가 수록되어 있다. <얼핏 그냥 지나치거나 놓칠 수 있는 이야기를 1000자라는 제한된 범위에 수필의 형식을 빌려 담아 보았다. 그렇다고 억지로 꾸며낸 것이 아니다. 평소 생활 속에서 닥치고 겪으면서 얻어진 것으로 좀 더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어서 보람된 일이기도 하다. 물론 같은 형식의 글을 날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쓰다 보니 쉽지만은 않다. 나름대로 은근함과 끈기도 필요하다. 긍정적인 마음이 극복하는 과정에서 힘이 되었다.>에서 자연스러운 작품 창작과정을 밝혔다.
<내 생각만 툭 던져 놓다 보면 좋든 싫든 사실대로 받아들일 사람도 있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어쨌든 지나친 편견을 갖는 것은 좋지 않다.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는 모두 본인이 책임질 몫이다. 이야기는 할수록 재미가 있기도 하고 미궁에 빠져들기도 한다. 이야기가 이리저리 흘러 다니다 보면 본의 아니게 변질될 수도 있다. 자연스럽게 보태지고 빼지면서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엉뚱한 방향으로 표류하기도 한다. 끝내는 말로서 말 많게 된다. 부족하지만 이렇게라도 도전해 볼 수 있어서 대견하게 여겨진다.>에서 자신이 책임을 질 작품을 발표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