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팔을 입고 자서 그런지 가습기-공기 청정기-봉창 모두 이상 없는데도 불구하고
기상 컨디션이 엉망입니다. 10분 꼼지락거리다가 우산을 챙겨서 트래킹을 나갔어요.
'수유35년'으로 콩국수 먹으러 갔는데 오늘은 '떡복기와 김밥'으로 매뉴를 바꿨어요.
'불가마 사우나' 간판이 반갑네요. 큰 볼 일이 없어도 일단 가보는 이유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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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내기 한 판 하고 202번 버스가 보여서 올라탔어요. 시네버스는 운전석 옆 개근
다이 바로 첫 좌석이 명당입니다. 시야가 좋아 내가 운전을 하는 것 같다니까요.
대형면허를 따놓고 버스운전 한 번 못해보면 후회할 것 같아요. 다음 직업은 버스
운장입니다. 진접 역 앞에 내려 직선길로 걸었어요. 실개천 물이 황토색으로 멋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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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를 연출했어요. 아랫지방은 600mm 씩 왔는데 우리 동네는 100mm정도가
와서 늦여름 초록과 앙상블이 판타스틱입니다. 마지막 보루인 잔나비마저 며칠째
코빽이도 비치지 않아 제가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것 같아요. 황희정승이 원래는
세종을 싫어했다고 해요. 양녕을 폐하고 충령을 국본에 앉힐 때 태종의 충신이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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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는 책봉 반대를 했고 이 일 때문에 유배 갑니다.
훗날 이방원이 생각할 때 황희에게 충녕을 맡기지 않으면 눈을 감지 못할 것 같아
다시 황희를 불러 충령을 부탁하고 며칠 후 죽었다고 해요. 황희의 일화야 수없이
많지만 충령이 세종대왕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부친 이방원의 서포트와 황희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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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이 곁에 있었다는 것을 에예공이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나이 들수록 남자들이
애처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 세계에 갇혀서 고집만 세고, 아무도 대접해주지
않는 세상에서 대접받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듯한 애처로운 사슴 같습니다.
아, 유연하지 못한 삶을 이대로 다 노출 시킬 수밖에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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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교수는 100세 시대를 위한 삶의 지혜로 '추억만들기'에 전념하라고 합디다.
두 번째로 죽을 때까지 관심 가지고 '공부할 수 있는 관심사'를 찾아내라고 했어요.
새로운 관심거리를 찾아내려면 낯선 거리에 서 봐야 한대요. 익숙한 곳에서는 새로운
걸 찾을 수 없다나 봐요. 낯선 곳에서는 너도나도 다 어리버리 하지요. 그 미숙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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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 수 있어야 성장합니다. 미숙함을 받아들이고, 세상 모든 것에 익숙할 수 없음을,
그리고 모든 것에 익숙할 필요도 없음을 인정할 때 성장한다는 말도 백퍼 공감합니다.
에예공! 보고싶구나.
2023.8.11.fri.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