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13,13-25; 요한 13,16-20
+ 찬미 예수님
여러분, 행복하세요? 언제 행복하세요?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언제 행복하다고 하실까요?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행복하다고 말씀하신 대목들을 소개해 드릴 테니까, 내가 이 행복과 얼마나 가까운지 살펴보세요?
‘행복한’이라는 단어는 희랍어로 ‘마카리오스’라고 하는데, 마태오 복음에는 13번 나옵니다. 우선 진복 팔단(5,3-11)에 아홉 번 나오고요, 이어서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11,6)라고 말씀하십니다.
씨뿌리는 이의 비유를 말씀하신 후, “너희의 눈은 볼 수 있고, 너희의 귀는 들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13,16) 하십니다. 또한 베드로 사도의 신앙 고백에 대해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16,17)라고 하십니다.
마태오 복음에서 이 단어가 마지막으로 나오는 구절은 ‘충실한 종의 비유’인데요, “주인이 종에게 집안 식솔들을 맡겨 그들에게 제때에 양식을 내주게 하였는데,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은 행복하다.”(24,46)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르코 복음에는 이 단어가 나오지 않고요, 루카 복음에는 15번 나옵니다. 우선 엘리사벳이 성모님께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1,45)이라고 말씀드릴 때 처음 나옵니다.
다음으로는 ‘행복선언’에서 네 번 나오고(6,20-22), 역시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7,23)라는 말씀에서 나옵니다.
다음으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10,23)라고 하십니다. 또한 어떤 여인이 “당신을 배었던 모태와 당신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하고 말씀드리자,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11,27-28)라고 답하실 때도 이 단어를 쓰십니다.
또한, 종의 비유에서 두 번 나오는데요,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12,37-38)라고 하십니다.
이어서 충실한 종의 비유(12,43)에서도 ‘행복’을 말씀하시고요, 식사할 때 되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을 초대하라시며,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14,14)라고 말씀하십니다. (참조 14,15)
루카 복음에서 이 단어가 마지막으로 나오는 구절은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시며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실 때입니다.(23,29)
요한 복음에는 이 단어가 딱 두 번 나오는데요, 한 번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토마 사도에게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20,29)라고 말씀하실 때입니다. 나머지 한 번은 언제일까요?
바로 오늘 복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후 말씀하십니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13,16-17)
지금까지의 말씀을 종합해 보면, 예수님께서는 첫째,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시는데, 세 복음서 모두에 나옵니다.
둘째로, 우리가 행복할 때는 예수님의 ‘행복선언’을 살아갈 때입니다.
셋째로는, 제대로 보고 제대로 들을 때입니다. 우리가 말씀과 성체와 사람들 안에서 예수님을 알아볼 때 제대로 보는 것이고, 성경 말씀을 마음에 새길 때 제대로 듣는 것입니다.
넷째로는 종의 본분을 다할 때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가 포함되어 있는데요, 우선 깨어 있는 것이고요, 다음으로 주인이 원하는 대로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주인의 식솔들에게 양식을 내주는 일, 주인께서 종들의 발을 씻어주신 모범을 본받아 섬기는 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카리오스’라는 단어는 행복한 감정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행복을 하느님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R.E. Brown)입니다. 주님께 의심을 품지 않는 사람, 진복팔단을 살아가는 사람, 일상에서 주님을 알아 뵙고 주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 다른 사람을 섬기는 사람이 하느님 보시기에 행복한 사람입니다.
오늘, 행복한 하루가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마이스터 데스 하우스부흐,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는 예수님, 1475년
출처: Meister des Hausbuches 003 - Maundy (foot washing) -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