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0일이,
음력으로 10월 11일이었습니다.
나는,
음력과 양력이 같은 날은,
60년에 한 번 오는 줄 알았는데...
이상해서 찾아보니,
양력과 음력은,
19년 주기로 한 번씩 찾아온다고...
이걸 설명하는 이유는,
그날이 생일인데 두 날짜가 동일해서...
암튼,
생일날 아침에,
미역국은 고사하고 끼니도 챙기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여기 잠실에서 출발하여,
백가지 덕을 베푸는 곳을 찾아가려고...
아침 일찍 출발했는데,
10시쯤 백덕산 입구에 도착했고...
오늘 일정은,
가능한 빨리 산행을 마치고,
따끈한 국물에 소주라고 하려고...
어찌 됐든,
귀빠진 날 임으로,
술 한잔은 마시려고 했습니다.
출발은,
영월 법흥사 계곡인데...
여기는,
모든 계곡이,
자동차 캠핑장으로 채워졌고...
어지간 산의,
다닐 만큼 다녔는데,
이렇게 캠핑장이 많은 곳은 처음이었고...
2Km 이상 캠핑장이 이어지고,
드디어 등산로에 도착했는데...
등산로는,
사람의 흔적은 거의 없고...
아마도,
고기만 구워 먹고,
산은 처다 보지도 않는 듯...
산행 시작부터,
가파른 경사가 이어지는데...
사람의 왕래가 없으니,
등산로는 보이질 않고,
오래된 밧줄이 여기가 등산로라 말해주고...
이쯤에서,
백덕산이 장난 아니라고,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백덕산은,
이전이 2번째 방문인데...
예전에는,
거리는 길지만,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산행은,
산죽만 가득한 곳을,
무작정 걸어야만 했습니다.
여기가,
등산로라서??
아니면,
바위에 나무가 자라고 있어서??
정답은,
등산이라는 느낌은 1도 없고,
산행이 너무 힘들어서...
출발지는,
영월군 무릉도원면인데...
무릉도원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고,
금강소나무만 엄청 크게 자라고 있고...
참고로,
대략 800미터 이하에는,
붉은 소나무가 엄청 많았고...
헉,
산중에 이런 장비가!!!
심지어,
한두 대가 아니라,
10대도 넘게 있었고...
산이 뭘 잘못했길래,
이렇게 헤집어 놔야 할까??
공사 구간을 피해,
다시 산으로 접에 들었는데...
한참 동안,
중장비의 굉음으로 인해,
귀가 따가울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갈 길은 어디에 있으며,
가는 방향이 맞기는 할까요??
여기는,
신선바위라고 하는 장소인데...
저 바위 정상에서,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와,
바둑을 두던 장소라고...
요즘에도,
가끔은 바둑을 둔다고 하던데,
정말 그러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고... ㅎㅎ
신선을 대신하여,
신선 바위 부근에는,
이렇게 전망 좋은 장소가 있는데...
신선 말고,
누가 여기까지 올라와서,
전망을 즐기려고 할까요??
그래서인지,
사람의 흔적은 없고,
소나무만 덩그러니 자라고 있고...
일기예보에는,
날이 맑다고 했는데...
산에는,
구름이 제법 많이 있는데...
생일인데,
이런 거 구경하려고,
여기까지 온 내가 이상한 듯... ㅎㅎ
멀리,
백덕산 정상이 보이는데...
아직까지는,
이 등산 코스를 모른 채,
여유롭다고 생각했는데...
더구나,
예전에 왔던 기억으로는,
완만한 구간이라서 완전 방심을 했고...
오르막이 끝나고,
완만한 구간이라 생각했는데...
고도가,
1000M 구간이 지나면서,
이렇게 귀한 물건이 등산로에... ㅎㅎ
고산지역에,
첫눈이 왔다고 들었지만,
이렇게 만날 줄은 전혀 몰랐고...
약 4Km 구간을 오르는데,
3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왜냐하면,
처음도 힘들었지만,
대부분 구간이 이런 바위를 지나야 해서...
그냥 바위면 좋은데,
낙엽도 많고 눈까지 거들어서 정말 힘들었고...
올랐다 싶으면,
한참을 다시 내려가고...
등산로는,
다시 이런 구간을 올라야 합니다.
백덕산이,
1300 미터가 넘는 산이지만,
예전에는 정말 쉽게 다녀갔는데...
오죽했으면,
엄청 큰 구상나무가,
산이 힘들어 죽어 버렸고... ㅎㅎ
내가,
힘들어도 참지 그랬냐고 했더니...
되돌아오는 답변은,
정상까지 아직 멀었으니,
얼마나 힘든지 몸소 느끼라고 하네요!!
처음에는,
눈이 너무 신기했는데...
1300 고지를 지나면서,
눈과 낙엽은 엄청 미끄럽기만 했고...
눈은,
상상도 못 해서,
아이젠도 없이 네발로 기어서 가는데...
어찌어찌하여,
촛대바위까지 왔는데...
이제는,
여유롭게 산행을 하나 싶었는데...
정상까지 이어지는,
1Km 남짓한 구간도,
결코 만만하지 않았고...
날이 흐리다가,
점차 개고 있는데...
이 정도라면,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예전에.
다른 코스로 여길 다녀 갔는데,
그때의 잘못된 기억으로 여기를 쉽게 생각했고...
백덕산은 보이지도 않는데,
등산로에는 눈과 낙엽이 가득하고...
즉,
조금만 잘못해도,
미끄러지기 십상이었고...
암튼,
다리에 힘을 꽉 주면서,
힘들게 걸었습니다.
그나마,
고도가 낮은 구간은,
눈이 없어서 다행이었고...
당시에는,
눈이 좋아서,
신기하게 생각했는데...
정상을 지나면서,
그런 생각은 만용이었음을 절실히 느꼈고...
예상외로,
이런 음지구간이 걷기는 쉬웠습니다.
아이젠은 없지만,
바위나 돌 위를 걸으면 됐는데...
그래도,
정신 차리려고,
다리에는 힘이 많이 들어갔는데...
능선을 기준으로,
양지와 음지가 확연하게 구분이 되는데...
등산로는,
미묘하게 음지쪽으로 이어지고...
즉,
나뭇가지에 치이고,
눈에 미끄러지기 다반사였고...
처음에는 좋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등산화는 축축해지고...
눈이 녹으면서,
신발과 바지는 자꾸만 물이 스며드는데...
한없이 좋던 눈길이,
이제는 어쩔 줄 모르는 상황으로...
맞은편 봉우리가,
조금 전 지나온 곳인데...
눈도 많고,
경사가 너무 급해서,
사진은커녕 한눈팔 겨를도 없었고...
암튼,
우여곡절을 겪으며,
드디어 백덕산에 다와가는데...
정상에서 바라본 평창은,
역시나 산 뿐이고...
눈에 보이는 모습은,
바위도 없고,
산세도 완만하게 보이는데...
영월 방향에서 오르는 등산로는,
결코 쉽지 않았고...
백덕산은,
높이도 1350미터나 되고,
우리나라에서 30위 권에 드는 산인데...
내가,
너무 얕잡아 본 듯...
암튼,
이제 정상을 지났으니,
산을 내려가면 되는데...
당일,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런지,
구름이 밀려오고 밀려나길 계속했고...
덕분에,
이런 순간도 가끔은...
암튼,
정상을 지나고,
서울대 나무를 보러 갑니다.
나는,
너무 힘든 곳에서 올라왔고,
내려가는 길은 편한 곳으로...
원래는,
반대로 해야 하는데,
어쩌다 보니 이런 상황이....
암튼,
눈으로 인해,
좋은 산행을 상상하며 걸었으나...
내려가는 길은,
오르막보다 10배나 더 힘들었고...
아이젠만 있어도,
이 정도야 눈감고도 갈 수 있는데...
암튼,
없는 아이젠은 탓할 수 없고,
그냥 네발로 기다시피 걸었습니다.
여기는,
예전에 왔던 곳이라,
아련하게 기억이 나는데...
당시에는,
길이 어렵지 않고,
거리만 길었다는 생각이...
그러나,
그때는 그때이고,
지금은 이런 눈길을 기어서 걸었고...
너무 허기져서,
점심을 먹으려 하는데...
준비한 점심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준비한,
4천 원에 4개 주는 찹쌀도넛입니다.
아침으로 두 개 먹고,
산행 시작하면서 하나 먹고,
나머지 하나가 점심으로...
이 나무가,
서울대 나루라고 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동일한 모습인데...
사람들은,
마냥 신기해 했고...
눈이 녹아서,
잘 뭉쳐지지도 않았지만...
얼기설기 뭉쳐서,
눈사람을 만들었습니다.
만든 이유는,
여기선 하산을 할지,
아니면 하나를 더 갈지 결정하려고...
사람도 없고,
바람만 불어대는데...
산을 하나 더 가려고,
사자산을 지나 문재 방향으로...
시간도 여유롭고,
길도 왔던 곳이라,
생각 없이 갔는데...
법흥계곡은 처음이었지만,
여기는 왔던 곳이라,
조금은 여유롭게 걸었는데...
커다란 전나무가,
각별히 조심하라고 충고를...
이때까지만 해도,
산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며,
충고가 고맙다고 했는데...
완만한 길이지만,
눈이 정말 복병이었습니다.
등산로가,
양지쪽으로 이어지면 좋은데...
음지 구간은,
전부 이런 상황이라서,
걷기가 정말로 힘들었고...
두 시간 전에는,
첫눈이라고 좋아했었는데...
두 시간도 채우지 못했는데,
다리에 너무 힘이 들어가서,
자꾸만 쥐가 나려 하고...
그나마,
암벽구간이 없어서 다행이었고...
사자산을 지나 여기까지 오는 동안,
정말 힘들게 눈길을 걸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사진은 고사하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암튼,
고도가 1100미터를 내려가니,
드디어 눈은 사라졌고...
사자산은,
높이가 1017미터나 되는데...
흔한 정상석은 고사하고,
나뭇가지에 달린,
조그만 이름표가 전부였고...
눈이 사라지면서,
긴장이 풀리면서,
다리에 힘도 같이 풀렸습니다.
물도 마시고,
잠시 쉬어 가려고 하는데...
백덕산 정상에서,
여기까지 5Km를 걷는 동안,
사람은 한 명도 없고...
대부분 산객들은,
여기를 지나 정상으로 간 듯...
계획은,
맞은편 산을 지나서,
5Km를 더 걸으면 되는데...
맥이 풀려서,
도저히 걸을 엄두가 나질 않았고...
여기까지,
14Km를 걸었는데,
마지막 4Km를 남기고 포기했고...
이 길을 따라서,
4Km만 가면 되는데...
아쉬움을 뒤로하고,
산행을 정리했습니다.
그런데,
맞은편 산을 가지 않는 것이,
정말로 산신령님이 날 살렸고...
이때까지는,
너무 아쉬움이 남아서,
자꾸만 뒤를 돌아봤습니다.
그런데,
나보다 30분 먼저 간 사람도,
4Km를 걷는데 3시간 이상 걸렸고...
이유는,
사람의 왕래는 고사하고,
동물도 살지 않아 길이 없어서...
여기는,
문재 정상이고,
대부분 산악회는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나도,
예전에는 여길 출발해서,
산이 어렵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는데...
오늘은,
여기까지 오는 것이,
정말로 힘들었습니다.
문재에서,
버스가 있는 곳까지,
약 3Km 정도 걸었습니다.
차도 없는 곳을,
정처 없이 걷고 있는데,
나도 이제는 한물갔다는 느낌이었고...
그러나,
여기에서 멈춘 것이,
내 생일이라고 산신령님이 선물을 주신 듯...
고난의 아스팔트를 걸어서,
오후 4시쯤 버스가 있는 곳에 왔는데...
맞은편 산으로 간 사람들은,
오후 5시가 지나 해가 지고 깜깜한데,
5명은 산에서 내려오질 못했고...
일행을 버리지 못해서,
일부 사람들은 다시 산으로 들어가서,
저녁 6시가 지나 어둠을 뚫고 내려왔습니다.
저녁은 고사하고,
찹쌀 도넛 4개로 세끼를 해결했고...
9시가 지나서,
잠실에 도착하니,
아이스크림이 땅에 꽂힌 듯...
정말 배가 고파서,
지하철 입구 의자에서,
한동안 쉬었다가 집으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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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에,
집에 도착했으나...
차마,
이런 상황을 말도 못 하고,
홀로 라면으로 허기를 달랬고...
행여 하는 마음에,
누군가에게 카톡을 보냈지만,
역시나 응답은 없었고...
암튼,
생일날,
백가지 덕을 베푸는 산에서 하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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