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2년 2월 10일 목요일
역대 최고 많다. 더불어 센터에 무려 12명의 아이들이 있다. 덩치가 산만한 놈들이 12명이나 있으니 화면이 갑갑하다. 녀석들에게 센터장님 내외분께 감사하라고 했다. 12명의 밥을 삼시 세끼 하신다고 얼마나 힘드실까? 쌀 한가마는 금방 뚞딱이다. 안그래도 자신들이 많이 먹긴 한다고 자백한다. 오늘 저녁은 곱창 먹었다고 얼마나 자랑을 하는지...거기다 이불도 브랜드로 다 바꿨다고 한다. 광고에 나오는 거다. 와 나도 그런거 덮어 본적없다고 하니 웬지 엄청 기분 좋아들 한다.
아이들에게 이번 주 '마시멜로 이야기'를 읽으라고 했더니 녀석들이 꼼수를 썼는지 모르겠지만 '어린이 마시멜로 이야기'를 읽었다. 청소년 버전도 있는데 왜 하필 어린이용을 읽었는지... 이 녀석들 글 단디 썼는지 내가 오늘 단디 검사해야겠다. 언제나처럼 처음 발표는 '현'이가 한다. 이제 퇴소 날짜도 얼마 남지 않은 녀석은 기분이 싱숭 생숭하다고 한다. 나갈 날만 기다렸는데 막상 나가려고 하니 걱정도 되고 뭐할지 막막한가 보다. 이제 20살 성인이 되었으니 더 기분이 그럴것 같다.
그래도 글은 열심히 써서 칭찬을 많이 해주었다. 아직 줄거리 요약도 잘 못하고 자신이 느낀 점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지만 양을 많이 쓰려고 노력하고 이전보다 글이 제법 깔끔해졌다. 장족의 발전이다. 다른 아이들도 '현'이의 글이 이전보다 좋아졌다고 평가를 내렸다. 기분이 좋은지 눈이 실룩 실룩한다. '만'이는 자신의 감상으로 글을 썼다. 이전에는 줄거리만 잔뜩 쓰더니 지난 주 감상을 많이 써보라는 나의 조언을 지키느라 노력했다. 다른 녀석들도 이전처럼 몇줄만 쓰지 않고 두장 세장씩 썼다. 녀석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엄청난 일을 한듯이 뿌듯하다.
한개의 마시멜로를 먹은 아이처럼 자신도 참지 못해서 후회한 일을 말해보자고 했다. 아이들은 대부분 자신의 비행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 때 가출 하지 않을 껄.. 그 때 화를 참을 껄...그 때 싸우지 않을 껄... 특히 양팔에 미완성의 문신으로 가득한 '람'이는 문신을 후회한다고 했다. 밑그림만 그리고 속을 채우지 못한 휑한 문신이다. 가오잡느라 했는데 자신의 팔을 보니 후회된다고 했다. 니보다 문신 더 많은 아이들도 도움 받아서 지웠다고 너도 그럴 수 있다고 격려해 주었다.
다들 지나고 나니 지난 일들일 후회되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누구나 다 한개의 마시멜로를 먹고 후회하고 또 한개를 참지 못하고 먹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해 주었다. 그 후회를 직면하고 정말로 돌이키지 않으려는 굳건한 결심을 해보자고 주문했다. 여기서 이렇게 잘 지내듯이 나가서도 이 마음을 잊지 않으면 좋을련만... 밖에서 만나면 뜨끈한 국밥 한그릇 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