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오니 잠이 쏟아졌다. 쇼파에 누워 단잠을 자고나니 저녁답이 되었다.
아직도 낯선 곳에서 잠을자면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아침에는 일찍 눈이 떠진다.
그래서일까? 집이라는 곳에서 안도감을 느끼며 잠에 빠져 들었다.
20년도였던가?
충북에서 세미나하기로 해서 청주 무궁화 하나, 나무호텔로 잡았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하여 행사는 순연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4년만에 다시 세미나를 하기로 했다.
장소가 여의치 않았다.
호텔에서는 장소도 협소하지만 경비가 허락하지 않았다.
대안으로 잡은 곳은 유스호스텔....그러나 왠만한 곳은 이미 예약이 끝났다.
장소를 고민하던 끝에 겨우 발견한 곳이 괴산에 있는 보람원이었다.
속리산 국립공원지역이 청정한 곳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자연친화적인 곳이다.
근처에는 화양동계곡, 선유동 계곡, 쌍곡계곡, 군자산, 낙영산, 도명산 등 수없이 많은 명산들이 포진하고 있는 곳이다.
도시에서 쫓기는 삶에 지친 심신을 산촌에서 하룻밤 보내는 것이 오히려 낫겠다는 생각이었고,
무엇보다 장소 섭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충북지회 회원들과 수차례 현지답사하면서 개인적으로는 흡족했다.
서울에서는 버스를 타고, 대구에서는 고속버스를 타고, 충북에서는 각자 승용차를 이용해서 산골마을 보람원에 모였다.
보람원은 5공시절에 생긴 시설이었으니 시설이 좀 노후화되었으나 자연환경만큼은 더할 수 없는 곳이었다.
대구회원님을 모시고 보람원에 도착....
이미 충북지회에서는 행사장 정리를 하고 있었고,
경인지회에서는 관광버스가 주위를 좀 배회하다 겨우 도착했다고 한다.
세미나 일정으로 볼 때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일정표 대로 강행했다.
모처럼 전국에서 모여 서로 얼굴익히고, 안부를 전하고 하는 자유시간이 많았으면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간단한 개회에 이어 민용태 고려대 명예교수님으로 부터 문학과 풍류에 대한 주제발표를 들었다.
실수를 두려워 말라, 놀이문화를 통한 영감을 얻어 보아라.
풍류의 어원과 풍류생활을 지냈던 선비들의 문화들이 결국 문학적 요소들이었다.
이것이 AI시대가 온다고 할 지라도 영혼이 없는 인공지능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라는 요지였다.
두번째 주제는 장권 교수의 전자책 만드는 방법이다.
총 32시간이 필요한 강의지만 1시간에 압축시켰다.
전자책의 개념, 장단점, 주의사항 정도로 강의였다.
결국 언젠가 전자책이 지금보다 더 보편화 되는 세상이 올 것이고, 영원히 보관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무질서하게 만든 작품들을 전자책으로 그때 그때 엮어두면 정리도 잘 될 것이다.
또 필요하다면 종이책으로 언제든지 발간할 수 있으므로 우리 회원들도 관심을 가져 볼 만한 주제였다.
이어서 회원님들의 작품낭송과 함께 김대진 키타아티스트와 이범이 선생의 기타 연주도 이어지고
이 시간을 통해 산속음악회와 같은 정서적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7080의 향수도 느꼈을 것이며, 알게 모르게 회원님들간의 정적인 소통도 이루어 졌으리라 본다.
작가회 총회시간이다.
잠시 멈추어버린 작가회 총회 시간도 여유가 많지는 않았다.
예산을 결산하고, 사업계획은 그대로 하기로 했다.
하반기에 문학기행을 이어가고, 연회비는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할 수 있도록 회원님들의 허락을 받았다.
다만 2025년부터 시행된다.
구내식으로 저녁을 먹고 야외 잔디밭에 모였다.
짧은 이벤트의 아쉬움은 야외에서도 진행되었다.
김대진 아티스트의 연주, 개인 노래, 지회별 합창을 통해 흥이 돋우어 졌다.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서쪽 계곡사이로 초승달이 떠 올라 서로 손을 가리켰다.
강강수월래처럼 우리는 손에 손을 잡고 마지막 합창을 하며 하루의 일정을 마쳤다.
참 빡빡한 일정이었다.
자유시간과 친교의 시간이 너무 없었음에 아쉬움이 남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래서 내년에는 프로그램을 좀 줄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낭송은 짧게하고, 평소에 준비했던 시화전 작품이 있으면 전시를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부, 2부 사이에 작품 낭송전에 스크린이나, 음향시설 등 무대정리가 되지 않아 진행에 미숙한 점도 있었다.
이 또한 시간에 쫓기다 보니 미쳐 생각하지 못한 것은 오점이었다.
2일차의 아침이 밝았다.
일찍 떠진 눈으로 산책을 돌았다.
삼삼오오 회원님들도 만나고, 교수님도 만나고, 꽃과 나무도 만나고, 신선한 공기와 향기도 만났다.
유일하게 자유시간을 즐길수 있는 시간이 새벽이었다.
그러나 회원님들의 개인적 활용에 따라서 각자 아침을 맞았다.
세미나장 본관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곧장 선유동 계곡 탐방에 나섰다.
아주 여유롭게 느림보 트레킹을 하시라고 1시간 30분의 여유를 드렸으나
아뿔라 3,40분만에 벌써 내려오고 계셨다.
이럴 줄 알았으면 화양동계곡 트레킹을 할 걸 그랬습니다.
화양동문에서 꽃시계도 만들고, 다함께 사진을 찍으며 여유를 부렸습니다.
그리고 소월, 경암문학관으로 또 출발
대한문학 발행인이신 이철호이사장님은 소월의 3남인 김정호씨의 어려운 생활을 살핀 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소월문학기념사업을 맡게 되었고, 이사장님의 처가인 충북 증평에 소월문학관을 건립함고나 아울러
본인의 문학세계를 전시하였으며, 국내 유수의 문학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핸드프린팅을 얻어 전시관을 개관한 곳이다.
자치단체 사업이 아닌 개인사업인 관계로 해설사가 없어 아쉬움 있었지만
한곳에서 소월뿐만 아니라 국내 유수의 작가님들을 만나 볼 수 있다는 점에 특색이 있었다.
다음은 오찬시간이다.
우리 회원들을 위해 닭들이 희생되었다. 닭백숙, 닭볶음탕이 주빈이 되고 수박이 조연을 했다.
몸이 불편하신 관계로 참석하지 못한 충북지회 김은혜 고문님이 보내 주신 수박이었다.
수박을 통해 또 몸이 불편하셔서 참석하지 못한 정광지 고문님도 찬조금이 생각나고
세월이 많이 지나 연로하고 불편함에도 식지 않은 애정을 보내주신 안광석 전회장님, 대구 이재영 선생님...
서울의 여러 선생님들..점점이 생각하며 마음이 안타까움이 커졌다.
행사는 이렇게 끝났다.
점심식사 후에 아쉬움의 작별을 나누었다.
행사를 위해서 촌지로 후원해 주신 여러 선생님들
물품을 지원해주신 여러 선생님들
행사 진행을 위해 도와주신 작가회 임원, 충북지회 회원님들께 감사드린다.
재정이 넉넉치 못한 현실 속에서 임원의 한 사람으로 큰 힘을 받았다.
아듀~ 2024 여름세미나....
괴산 속리산 국립공원의 숲에 안겨있는 보람원에서 남긴 추억은 훗날 좋은 기억으로 떠 오를 것이다.
산넘고 물건너 고생하면서 합숙에 참여해 주신 모든 회원님들께 감사드린다.
사정이 있어서 참여하지 못한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리며 모두 문운이 활짝 열리시길 기대한다.
작품낭송과 이모저모
김대진 기타 아티스트 연주감상
야외 무대, 친교의 시간
선유동계곡 트레킹
문학관 탐방
오찬
첫댓글 박재명 작가회 회장님
세미나 준비하시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세미나 였습니다
2부 잔디 밭에서 감성은 최고였습니다.
아직도 여운이 남아 초록의 풀 향기 싱그러움이 코 끝을 움직이게 합니다
늘 수고해 주셨어 고맙습니다 --
박재명 작가회 회장님!!!
세미나 글과 사진 등
감동으로 읽었습니다.
충북지회 최광식 회장님과 임원 및 작가님들의 수고와 섬김으로 즐겁고 행복한 시간 보낼 수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새소리, 풀벌레 소리.계곡물소리.
싱그러운 풀과 나무들 우리들 웃음소리가 생각나서
얼굴에 미소가 떠오르네요~~~
작가님들 모두모두
건강히 계시다가
좋은날 또 뵙겠습니다.
점점 더워지는 날
보람원 숲속을 생각하며
이겨봅니다.
감사드려요.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