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철의 풋볼스토리 40번째 이야기 : 최용수, 무리한 욕심이 서울을 궁지로 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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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감독에게는 패기가 있다. 욕심도 많다. 젊음이라는 패기와 뚜렷한 욕심으로 확고해진 목적은 웬만하면 굽혀지지 않는다. K리그 클래식의 젊은 감독. ‘최용수’가 그렇다. 이제 막 정식 감독 2년차. 2011년, 감독 대행 시절부터 놀라운 성적으로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2012년 첫 정식 감독 부임과 함께 K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감독 자리에 오른 본인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 시켰다. 2년차인 올해는 아시아 정상의 무대 결승에 올라서며 다시 한 번 또 다른 신화를 창조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젊은 감독 최용수의 성공가도가 나날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때론 젊음이라는 패기가 무모한 선택으로 이어질 때도 있다. 선배 감독들에 비해 경험이나 연륜이 부족하다보니 지나친 욕심과 패기가 때로는 실패로 이어진다. 광저우와의 경기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서울의 감독직을 맡고 있는 최용수 감독은 지나친 욕심으로 인한 무모한 선택을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늦은 감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 김신욱의 골을 보고 감탄할 때가 아니다. ACL 결승이 있는 서울이 최근 너무나도 무기력하다.)
서울은 지난 일요일 열린 울산과의 리그 경기에서 홈경기임에도 불구 0:2로 패하며 ACL 결승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불안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님을 암시했다. 이 경기의 패배로 인해 서울은 10/6(일) 인천 전 0:0 무승부, 10/9(수) 수원 전 1:2 패에 이어 3경기 연속 무승과 2연패를 기록했다. 경기에 패한 것을 넘어 팀원 전체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경기를 일주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단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 비록 울산이 이 경기를 잘 운용한 탓도 컸고 최용수 감독의 서울이 김호곤 감독의 울산을 상대로 유독 약한 징크스가 있기도 하지만, 중요한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팀원 전체가 제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 좋지 않은 소식이다.
불과 2~3주 전만 해도 리그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지옥의 이란 원정에서도 에스테그랄을 압도하는 등 놀라운 활약을 이어가던 서울이 이렇게 침체되어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이 원인을 젊은 감독 최용수의 지나친 욕심으로 인한 무모한 선택으로 꼽고 싶다.
(△ 10월 6일 인천 전, 10월 9일 수원 전에 열심히 활약하고 있는 서울 선수들... 잠깐?! 이 선수들 일주일 전에 이란에 있지 않았나요?)
* 최용수 감독이 노린 두 마리의 토끼, 과하지 않았나?
분명 최용수 감독은 리그 우승과 ACL 우승 두 가지를 모두 꿈꿨다. 사실 ACL과 리그 모두를 병행하는 일정 속에서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웠을 것이다. 작년에 리그를 포기하는 선택을 하며 ACL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울산은 디펜딩 챔피언임에도 불구 리그에서 4위 안에 들지 못해 다음 시즌 ACL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올 시즌처럼 아챔 진출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 속에서 최용수 감독은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잡는 꿈을 꿀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이 노린 두 마리의 토끼는 무리한 강행군으로 이어졌다. 리그 일정과 ACL 일정이 무리하게 이어지던 살인적인 일정 속에서 최용수 감독은 선수단의 로테이션도 돌리지 않은 채 매 경기마다 베스트 일레븐을 가동했다. 한국 시간으로 10월 2일, 에스테그랄과의 ACL 4강 2차전에서 이란 원정을 다녀온 뒤에도 선수단에게 휴식을 부여해주지 못했다. 바로 4일 뒤, 한국에서 열렸던 인천과의 리그 경기에는 하대성과 차두리, 데얀을 제외한 모든 주전 선수들이 선발 출전했다. 그마저도 체력 안배를 위해 쉰 선수는 하대성 뿐. 차두리는 ACL 결승 1차전 징계가 예정되어 있어서, 데얀은 몬테네그로 국대 차출로 인해 라인업에서 빠진 것 뿐이다. 특히 하대성은 결국 전반전 내내 팀이 부진하자 후반전에 교체 출전해 45분간 그라운드를 누비고 다녔다. 불과 4일 전만 해도 이란 ‘아자디 스타디움’의 고지대를 견뎌내며 필사적으로 뛰었던 선수들은 단, 일주일에 휴식도 부여받지 못한 채 한국에 귀국하자마자 경기를 뛰어야 했다.
또한 3일 뒤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도 주전 선수들은 모두 출전했다. 국대 차출로 인해 빠진 데얀과 폼이 떨어진 몰리나를 제외하고 모두 주전이었다. 에스테그랄 원정 이후 선수단의 몸상태가 제 컨디션이 아님에도 포기할 수 없는 일정이라는 이유로 일주일 동안 이란과 한국에서 세 경기를 뛰는 강행군을 견뎌내야 했다. 최용수 감독이 두 마리 토끼에 욕심을 낸 것은 당연했지만, 팀 전체를 생각하면 너무나도 무모한 선택이었다. 결국 무리한 강행군으로 컨디션이 최악이 되어버린 선수들은 2주간의 휴식으로 체력은 안배했음에도 끝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해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다. 10월 20일 열린 울산 전에서 선수들은 이전과 같은 활동량을 가져가지 못했고, 경기 내내 무거운 몸을 이끈 채 울산의 공세를 견뎌내야 했다.
ACL 결승까지 일주일 남은 상황에서 선수단의 몸 상태를 제 컨디션으로 끌어올리지 못한 것은 분명 크나큰 문제다. 이 시점에서 최용수 감독의 지나친 욕심이 무모한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가 된다. 젊은 감독으로서의 패기는 좋지만, 경험과 연륜의 부족이 아쉬운 상황이다.
(△ 베스트 일레븐에만 의존하는 팀은 그만큼 위험수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 최용수 감독, 로테이션만큼은 적용해야...
축구 경기를 보기 전 가장 기대되는 순간이 있다. 바로 ‘라인업 발표’ 시간이다. 오늘은 어떤 선수가 나올지, 어떤 포메이션으로 나올지, 어떤 선수가 벤치를 뜨겁게 달굴지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하지만 라인업 발표 시간이 가장 기대되지 않는 팀이 있다. ‘FC서울’이다. 매 경기 나오는 선수에 변화가 없다. 골키퍼는 김용대, 주전 포백은 차두리-김주영-김진규-김치우(아디), 미드필더는 하대성-고명진, 고요한-몰리나-윤일록, 공격수는 데얀이다. 매 경기 예상되는 라인업으로 경기에 임하는 서울을 보며 우려되는 사항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팀을 위해서라도 로테이션은 필수다. 최용수 감독이 시즌 내내 로테이션을 효율적으로 가동했다면, 지금과 같은 선수들의 강행군도, 컨디션 문제도 없었을 것이다.
선수단의 로테이션을 잘 활용하면 선수들의 체력 안배는 물론이고 컨디션 조절도 수월해진다. 서울의 선수층은 비교적 나쁜 편이 아니다. 서브 선수들이 주전 선수들에 비해 무게감이 덜하긴 하지만, 출전 기회를 줌으로써 경기 감각을 살렸다면 충분히 팀의 전력 감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주전 선수들만을 계속 기용하다보니, 서브 선수들은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지 못해 가끔 경기에 나설 때마다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고, 주전 선수들은 계속된 강행군으로 체력도 떨어지고, 컨디션도 망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팀 전력 안정화에도 상당한 문제를 끼치고 있다.
서울의 경기력을 놓고 기복이 심하다고 주장하는 몇몇 팬들이 있다. 이기는 경기는 확실히 잘해서 이기지만, 지는 경기는 매번 패턴이나 모습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확실히 서울은 시즌 초와 현재, 좋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 채 무기력한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다. 팀 전력이 안정화되지 못한 것이 큰 책임이 있다고 본다. 주전 선수들의 폼이 좋으면 경기력이 살아나고, 주전 선수들의 폼이 내려가면 대책이 없다. 시즌 초에는 분명 주전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음에도 별다른 변화를 줄 수 없어 계속 무승 행진을 이어가야 했고, 지금 역시 마찬가지다. 선수단의 로테이션을 충분히 활용했다면 지금보단 팀 전력이 안정화됐을 거란 생각이다.
또한 로테이션을 활용해야 앞으로 서울의 유망주 육성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 FC서울은 ‘Future of FC서울’이라는 시스템을 활용해 팀의 장기적인 유소년 정책을 활성화 시키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성장한 선수들은 무럭무럭 자랄 테고, 어느 샌가 FC서울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주전 선수들만이 계속해서 기용되며 유망주나 유소년들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서울이 보유하고 있는 훌륭한 어린 유망주들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각 팀의 유망주들은 꾸준히 로테이션을 통해 기회를 부여받으며 프로 생활을 익히고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지금에야 별다른 문제가 느껴지지 않는 부분이더라도, 팀을 장기적으로 바라보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라도 선수단의 로테이션은 반드시 도입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 'Future of FC서울'을 비롯해 서울의 유소년 정책이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유망주들의 성장을 위해서는 베스트 일레븐에만 의존하는 팀의 체질 개선이 필수적이다. / 사진 출처 : (다음 I Love Soccer의 '대전시티즌' 님.))
(△ 그동안의 문제점은 이 정도... 하지만 현재로선 ACL 결승에서 좋은 결과를 기원하는 방법밖엔 없는 것 같다. 믿음으로 응원하고 싶다.)
최용수 감독은 아직 신예 감독이다. 그동안 일궈낸 성과를 보면 분명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감독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당장의 상황을 지켜봤을 때, 아쉬운 부분이 몇몇 눈에 띈다. 스스로도 문제점을 개선하고,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정상급 감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당장 결승 1차전이 코앞이다. 그 동안 최용수 감독이 보여준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를 칼럼에 작성했다. 아쉬운 건 아쉬운 거고 부족한 건 부족한 거지만, 어쨌건 시간은 흘렀고 광저우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선전만을 바랄 수밖에 없다. 최용수 감독이 아직 부족한 모습은 많이 보이지만, 그래도 선수들의 신뢰를 얻어내고 팀을 하나로 융합시키는 데에는 최고 수준의 감독이다. 최용수 감독과 FC서울이 분명 잘해낼 거라고 믿고 싶다. 응원을 보탠다.
(풋볼스토리 / 풋볼스토리 페이스북 바로가기 / stron1934@naver.com)
첫댓글 ;ㅁ;
18살짜리가 쓴 글이라니.........
ㅎㅎ^^;;; 빠른 96이라 올해로 고3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