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다가스카르 3 / 허연
- 세월 하나 지나갔다
별자리가 천천히 회전을 하는 동안
우기가 뼛속까지 스며드는 동안
마다가스카르 항구에선
이해하지 못했던 노래가 가슴을 치고
사랑 하나, 서서히 별똥으로 떨어진다
나는 투항했던가
감당 안 되는 빗물이 길을 막아버린 오늘
나는 마다가스카르에 투항했는가
젖은 그물에 엉켜 죽어가는 펠리컨을 보며
비틀즈의 해산을 떠올렸다.
항구에서의 세월
나의 마다가스카르에선 세월과 친해질 수 없다
뼈만 남은 노인이 폐지를 실은 자전거를 끌고
들짐승처럼 빠르게 등 뒤를 지나갔다
마다가스카르의 어느 날
세월 같은 게 하나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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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 시인
1966년 서울 출생
1991년 현대시세계 등단
매일경제신문 문화부 기자
시집
『불온한 검은 피』
『나쁜 소년이 서 있다』
저서
『책 속에 숨어 있는 99가지 책 이야기』(공저)
『그 남자의 비블리오필리』
카페 게시글
┌………┃추☆천☆시┃
나의 마다가스카르 3 / 허연
섬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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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2.2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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