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으...음. 몇 시야..”
내 나이 25세.
군 제대 후 화려하게 펼쳐질 나의 휘황찬란한 앞길을 설계하고 있는 전도유망한 백수이다.
오늘도 향기롭고 따사로운 오후(!) 햇살에 눈을 떴다.
아....오늘도 알람시간보다 일찍 일어났네.
알람시간보다 일찍 일어났다는 사실에 나 자신에게 꾸중하며 오후 일찍(?)부터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았다.
“다음부터는 계획한 것(제 시간에 일어나기)을 잘 지켜야지! 뭐, 그래도 너무 완벽해도 문제니까. 이런 허점까지 매력적이다니...”
정신 나간 소리로 하루를 시작한 나의 이름은 최 돌기. 모두들 나를 똘끼라고 부른다.
돌기처럼 솟아나라는 깊은 뜻을 가지고 아버지 최 말기 씨가 지어주셨다.
아버지는 지금 알코올 중독 말기이시다.
어느 날 아버지와 술자리를 함께 하였는데, 그때 아버지는 우리집안 내력에 대하여 진지하게 이야기를 꺼내셨다.
“우리집안은 대대로 모든 것이 완벽한 집안으로 그에 걸 맞는 특이한 비밀을 가지고 있단다.”
“그게 먼디요~아부지~.”
“아따~폼 딱~잡고 표준말 써분디 닌 그냥 씨브리브냐잉~수즌뜨르지게~”
“아버님 체통을 지키십시오. TV 앞 입니다.”
“흠...그렇다! 우리 가문의 비밀이자 능력은 바로 자신의 이름에 따라 자신의 미래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그렇다면!!!”
“오!!아들아! 드디어 깨우친 바가 있느냐!”
“...배고파브러.”
“역시 내 아들이여! 양념 반 후라이드 반 앤드 생맥주 이천씨씨로 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중단 됐지만 어쨌든 우리 선조는 대대로
최배달, 최음제, 최면술, 최치수 등의 이름으로 각 업계 일인자의 위치를 고수하였고,
최후라는 이름을 짓자마자 돌아가신 분도 계셨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이름만으로 모든 능력을 갖는 게 두려운 나머지 우리 가문은
평범한 이름을 통해 세상에 관여하지 않기로 마음먹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평범한 똘끼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젠장, 참 예쁜 이름이다.
어느 날 처음 만나 단지 약간의 시간을 같이 보낸 사람이 나에게 혹시
별명이 똘끼 뭐 이런 거 아니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물론 나는 완벽한 용모와 말솜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와 그러한 단어를 연관시킬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세삼 우리 가문의 전통과 능력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어쨌든 잠시 완벽한 얼굴에 취해 거울을 바라보다가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배가 조금 고프네. 뭐 좀 사와야지. 나는 대충 옷가지를 걸치고 시장으로 향했다.
시장에 들어서자 생선들이 나를 반기듯 비린내를 내뿜었다.
짜식, 동태 눈깔도 꼴에 눈이라고 보는 눈은 있나보네.
나는 시장을 지나 시장 끝자락에 있는 편의점인 '패버려 마트'에 들어갔다.
"좋아..오늘은 오덕후 3분 요리다!!어? 이건 뭐지?"
패버려 마트의 벽면에는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 한 요란한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전국 똘끼 대회 모집! 우승자에게는 엄청난 상품!’
훗... 나는 나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저급한 모습의 포스터에 쓴웃음을 지었고, 약 보름 후 우승상품을 받게 되었다.
뭐지 이 커다란 건? 내 자취방 면적의 1/4을 차지하는 어마어마한 녀석이 우리 집에 떡하니 들어온 것이다.
“우승상품입니다.”
그 말과 함께 사라진 아저씨의 자리에서 나의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하나의 범상치 않아 보이는 책자가 보였다.
“이건 뭐지? 설명서 인가?”
“하악~ 그건 내 야설...”
“......”
그렇게 큰 녀석과 나는 함께 조용히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 나는 거대한 똘추(벌써 그 녀석에게 이름을 붙였다)의 부담감에 잠에서 깰 수밖에 없었다.
커다란 박스 안에 들어있는 물건의 정체가 너무나도 궁금했던 나는 다시 잠을 청했다...
그렇게 다시 해가 기웃기웃 넘어 갈 무렵 나는 알람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좋았어. 내심 계획한 것을 지켜 뿌듯해 하다가 나는 내 앞에 우두커니 놓여있는 커다란 박스의 존재를 다시 느꼈다.
역시 귀찮은 건 귀찮아. 결국 귀찮음을 무릅쓰고 박스를 뜯었고 그 안에는 사람도 들어갈만한 커다란 캡슐이 있었다.
나는 그 커다란 캡슐을 한참 지켜보다가 마지못해 이야기를 걸어보기로 하였다.
“근데 똘추야~너는 여기서 뭐하니~”
“니 면상 보려고 있는 거 아니다.”
“헛! 이 녀석이 말을!!!........할 리가 없자나. 쳇, 혼자 놀기도 재미없네.
그나저나 뭔가 여기 안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이게 버튼인가?”
- 삐삐삐삐삐삐삐삐~슈우~~~~~
나는 ‘여길 눌러주세요.’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은 버튼을 눌렀고 약간의 경고음과 함께 기체가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어라, 이거 재밌네. 뭐지. 캡슐에서 다리가 나왔다.
그 녀석은 제멋대로 방 안 빈곳에 자리를 잡더니 몸체에서는 수많은 전선들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 선들은 알아서 집안의 플러그에 끼워 들어갔고 약 10분후 연기와 함께 문이 열리면서 어떤 멘트가 흘러 나왔다.
“월컴 투 데모닉 월드~!”
“뭐야 이 유치한 멘트는..”
“어서 오세요~ 악마의 세계로~”
“똑같거든.”
“좋은 말할 때 쳐 들어와라”
“네....”
똘추 자식. 제법 무서워. 똘추의 강압에 못 이겨 마지못해 나는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온 몸을 감쌀 수 있을 크기의 타원형의 의자가 비스듬히 놓여 있었다.
자리에 앉자 입구가 닫혔고 벽면에서 얇은 실과 같은 것들이 나와 내 몸 여러 부위에 달라붙었다.
아 간지러워. 순간 약간의 충격이 전해졌고, 갑자기 주변은 현실과 같은 공간이 형성되었다.
“오~이게 요즘 유행하는 가상 뭐시긴가.”
평소 완벽함을 인생관으로 살아왔기에 가상세계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다.
단지 최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이용한 게임이나 레크레이션 등을 즐기고 있다는 것만 들었을 뿐 이었다.
근데 이 기계가 왜 우리 방에 있지? 그때 내 앞에 초 섹시 글래머한 아름다운 여성이 나타났다.
이건 기대 이상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 게임의 안내자인...”
“똘추!!!! 너 여자였구나!”
“그게.... 저는 이 게임의 안내자인..”
“오~열라 이쁜데~ 왜 이제 나타났어~ 부끄러워쪄? 오빠한테? 오빠 그런 사람 아니야.”
“저는 이 게임...”
“하악하악. 다리 봐~! 죽이는데~휘유~ 치마 완전 짧아....아잉~ 부끄부끄”
“닥치고 듣자....”
“헛....매력 있어!!!”
“..... 아가리 싸 물어. 이제부터 한마디에 백 대씩이다.”
“삐질..끄덕끄덕.”
“아.....좋은 말로 소개할라 했더니 이게 사람 속을 긁어놓네.”
“너 사람이야?”
“이런 씨X XXX XXXX끼X!! 내가 닥치고 있으랬지 XXX아!!!”
“허. 고객에게 이런 상스러운 모습을 보이다니!! 이 게임 형편없구먼!”
“..... 저는 아레인. 이 게임의 안내자입니다.”
“하악하악. 안내자 복장이 이거 원. 으흐흐흐흐”
아레인은 나를 완전히 무시하고 말을 계속 이어 나갔다. 나는 그녀의 안내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랫동안 여자를 굶은 탓 이었다. 그나저나 가상의 인물이지만 거의 현실과 흡사하다는 점에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실로 현재 내가 서있는 이곳 또한 현실과 다를 바 없었다.
시각, 청각, 후각, 촉감 등 미각을 제외한 나머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아레인은 그 와중에도 계속 설명을 하고 있었다.
“이 게임은 약 삼 주 후인 크리스마스 이브, 12월 24일에 배타 서비스가 시작되며
약 2달간의 테스트 후 본 서비스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는 이제까지 있었던 가상게임과는
비교가 불가능한 최고 성능의 가상게임으로 저희가 새롭게 창조한 세계에서 자신의 힘을 키우고, 동료와 협력..”
“아.. 알겠으니까 중요한 부분으로 바로 넘어가..융통성 없이.”
- 불끈
“어~ 화난 거 아니지? 이마에 머 이상한 힘줄 같은 거 보인다. 너?”
“..... 먼저 아이디를 생성하셔야 합니다. 이는 게임 내 캐릭터 이름으로도 사용이 되니 신중하게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중복 형성은 안 되며 한글 사용만이 가능합니다.”
게임 상 이름이라....이름. 드디어 꿈이 실현되는구나.
평소에 나는 너무나도 완벽한 나에게 이름만이 단 하나 존재하는 흠이라고 생각했었다.
결국 가상현실을 통해 퍼펙트한 인물로 태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아~드디어 똘끼라는 이름을 버리....”
“아이디 똘끼로 형성되었습니다.”
“.....”
“한번 생성한 아이디는 바꾸실 수 없으며 아이디 삭제 요청 시 거부하겠습니다.”
“똘추 니가 결국 나에게 이렇게 뒤통수를 치는 구나. 흑흑..최말기씨 같은 녀석.”
뭔가 약간 복수를 했다는 생각에 똘추는 약간 기분이 좋아진 것 같아 보였다.
흑흑, 나쁜자식. 역시 서비스업이 힘들긴 하나보다. 이런 식으로 날 엿 먹이다니.
어쨌든 그녀는 속으로 웃음을 참느라 약간은 괴기스러운 얼굴이 되어 있었다.
“너 똥마렵냐. 표정이 왜 저래? 푸흡!”
“...... 다음은 혈통을 선택하셔야 합니다. 이 또한 후에 선택하실 직업에 아주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하셔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전사, 법사, 정령, 성직자, 암살, 헌터 혈통이 있습니다.
앞 쪽 창에 기록되어 있는 설명을 보시고 여러 혈통들을 확인 한 후 신중하게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어이. 근데 이거 삼 주 후에 시작한다며. 지금 만들어도 되는 거야?”
“배타 서비스는 삼 주 후지만 아이디 생성과 소규모 지역에서의 실전 움직임 테스트는 가능 하십니다.”
“오..그래? 무슨 혈통이 좋을까. 남자하면 정력가 인데. 똘추야. 정력가 혈통 같은 건 없냐?”
“정령혈통이 선택되셨습니다.”
“.흑흑...한번만 봐주세요. 전사 할래요. 난 독불장군 스타일이라구!”
“한번만 봐준다. 전사혈통이 선택되셨습니다. 이제 자신의 캐릭터 정보창을 확인해 보십시오. 정보라고 외치면 창이 뜹니다.”
“정보!”
케릭터 이름 : 똘끼 레벨 : 1
혈통 : 전사 직업 : 무 보조직업 : 무 작위 : 무
생명력 : 100 마나 : 50 명성 : 0
공격력 : 40 물리방어력 : 5 마법저항력 : 2.5
근력 : 10 민첩 : 10 체력 : 10
지혜 : 0 지능 : 5 친화력 : 0 능력 : 3
<착용 아이템>
일반 단검 : 공격력 1~5
첫댓글 오오오오아ㅣ러ㅣㅏㅇ러ㅐㅣㅑ역래ㅑㅇ겨ㅓ미ㅏㅇ러ㅣ맏겨ㅓㅐㅣㅑㅓ린아러ㅣ낭러ㅣ아ㅑㅕㄱ루ㅐㅑㅣㅕㅜ ㅍ;매
게임판타지미칩니다 궯 웕 붸리ㅏㅓ기ㅑ다겨ㅓㅣ다ㅓㄱㄻ;ㅣㅔㅐㅑㅏㅇ럼;ㅔㅑ뎍러ㅣㅏㅓ래ㅣㅈㅁㄱ리ㅏㅑ덕ㄹ
아 감동이넼ㅋ 기다립니다ㅇㅇ 전 다음화로ㅋㅋ
감사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