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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신의 마음을 이해받기를 원하는 우울한 아내와 외로운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흔히 ‘배부른 사모님들’로 불리는 그들은 “당신이 뭐가 아쉬워서 우울한 거야! 당신처럼 편한 사람이 어디 있다고”라며 가장 가까운 남편으로부터도 이해받지 못한다. 아이들도 잘 컸고, 남편 뒷바라지 잘해서 성공시켜놓았고,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삶을 살고 있는데도 우울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자신들도 알지 못한다. 그저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우울감을 토로할 뿐이다. 삶은 모두 개별적이지만 그 속에 있는 고통의 본질은 동일하다. 어느날 문득, 가족을 돌보고, 아이들을 키워내고, 남편을 내조하면서 보낸 시간들이 억울해지고 무의미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이 책『사모님 우울증』에는 그 순간들이 그녀들의 육성 그대로 담겨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상처입어 외롭고 우울한 그녀들을 위로할 뿐아니라, 아내의 상처를, 어머니의 외로움을 외면했던 가족들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임상경험을 토대로 쓰인 각각의 사연들은 내 이야기를 털어놓은 것처럼, 마치 옆에서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진다.
저자 김병수
서울아산병원에서 인턴, 정신과 전공의, 정신과 임상강사를 거쳐 정신과 임상조교수, 건강증진센터 스트레스클리닉 임상교수로 재직 중이다.
CHAPTER 1 사 모 님 의 침 실
나는 지금 사랑받고 있는가
01 남편의 이중 구속 메시지 _019
02 남편의 운전기사가 될 것인가? 타미라처럼 살 것인가? _032
03 남편아, 차라리 바람이라도 피워라 _045
04 의부증일까, 증거 부족일까 _059
05 밖에서만 젠틀맨 _072
06 아픈 기억은 지워지지 않고 용서는 불가능하다 _085
07 사랑은 변하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_100
CHAPTER 2 사 모 님 의 욕 실
나는 누구인가
01 그녀의 에르메스 _119
02 남편은 나의 초자아 _134
03 자기 비난을 멈춰라 _148
04 키친 드링커 _162
05 치매 공포증에 숨겨진 마음 _176
06 희망조차 버릴 때 다시 사랑할 수 있다 _189
CHAPTER 3 사 모 님 의 거 실
풀리지 않는 숙제, 관계
01 개천용의 아내 _205
02 남편이 집 나가게 할 수는 없을까요? _221
03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침묵하기 _234
04 펫로스 증후군 _249
05 남편과는 이혼해도 아들과는 못 헤어져요 _261
06 정글 속 구원자, 배신자 되다 _276
CHAPTER 4 사 모 님 의 부 엌
삶의 의미는 어디에서 오는가
01 그런데 사모님 _291
02 레이디 고디바처럼 _305
03 두 개의 톱니바퀴 _319
04 예민해도 괜찮아 _333
05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_347
06 폐경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_359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다』정신과 전문의 김병수의
마음이 아픈 ‘사모님’들을 위한 심리 처방
아이들 열심히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 잘해서 성공시켜놓았고,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삶을 살고 있는데도 우울하다면……
어떻게 해야 하죠?
‘남 부러울 것 없어 보여도 누구에게나 말 못할 아픔이 있다’
때로는 말로 표현된 것보다 말하지 않은 것에서 더 많은 것을 읽어내기도 합니다. “마음이 아프다, 우울하다”고 호소하는 여성의 마음을, ‘그녀’의 진심을, 제가 가진 미천한 말들로는 모두 헤아려줄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통해, 우울한 사모님의 마음을 읽어주고 싶었습니다.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그녀의 깊은 속내를 그림을 빌려 헤아려보고 싶었습니다.
이 책에는 특별한 ‘누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연들이 담겨 있습니다. 글을
읽는 분이라면 누구나 어느 부분에서는 ‘이건 내 이야기다’라고 느낄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사연
이 마치 내 이야기처럼 읽히는 이유는, 삶은 모두 개별적이지만 그 속에 녹아 있는 고통의 본질과
그것을 이겨내는 지혜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가 처방해드리는 미술
작품이 우울한 사모님의 마음에 아주 작은 위로라도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제가 권해드리는 작품을 보고 난 뒤에 마음 한구석으로 밀려나 있던 삶의 용기를 되찾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 프롤로그에서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다』의 저자인 정신과 전문의 김병수가 중년 남성에 이어, 여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 성공한 남편뿐만 아니라 그들과 함께 사는 아내. ‘사모님’들을 만나면서 저자는 ‘남부러울 것 없는’ 이들의 속깊은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녀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배부른 사모님’의 이야기가 아니라 중년의 남편을 둔 아내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이야기였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책 속에서 임상 경험을 토대로 생생한 사모님들의 사연을 들려줄 뿐 아니라, 그들이 겪고 있는 상황을 그림으로 설명하고 그림으로 위로한다. 미술전문가가 아닌 정신과 전문의로서 선택한 그림들과 그림을 통한 심리처방은 한 마디의 말보다 마음에 더 와닿으며, 위로를 준다. 친절한 저자의 글솜씨와 더불어 저자가 선택한 50여 점의 그림을 보는 것도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할 것이다.
상처입은 마음을 보여주는 그림, 위로를 주는 그림
각각의 사연을 생생하게 담아낸 것에 더해 이 책의 장점은 ‘우울증’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그림과 함께 보여줌으로써 마음의 문제를 시각화한 데 있다. 각각의 사연에는 사모님의 상황에 맞는 그림 한 점과 사모님에게 위로를 주는 그림 한 점이 함께 소개되어 있다.
저자가 미술전문가가 아닌 정신과 전문의이기에 상담 내용에 따라 선택한 50개의 그림은 마치 각각의 사연을 위해 존재하듯 그녀들의 상황을 고스란히 구현한다. 또한 개인의 사적인 이야기로 들릴 수 있는 것들을, 명화 속 주인공의 상태와 연결하여 들려주는 저자 특유의 심리분석과 처방은 자연스러운 심리치유 과정으로 인식된다. 그리하여 명화를 보는 재미와 더불어, 책장을 덮고 나면, ‘한 마디의 말보다 한 점의 그림이 더 큰 위로를 줄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 책 소개
“차라리 바람이라도 피우면 실컷 미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곁에 없는데도 노심초사하며 매순간 신경쓰여요.”
“남편 잘 만나서 호강한다는 소리가 제일 싫어요.”
“하루종일 눈물만 나는데,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어요.”
《남자의 자격》에서 ‘남자, 그리고 중년의 사춘기’라는 미션으로 이경규, 김태원, 전현무 등 출연 멤버들의 심리 상태에 대해 명쾌한 분석을 들려주었던 정신과의사 김병수가 이번에는 중년의 여자, ‘사모님’들을 이야기한다.
“대한민국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자들은 숨막히는 경쟁 속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감정이라는 ‘마음의 눈’은 감고 살 수밖에 없다”는 저자의 말처럼 사모님들의 남편은, 드라마 속 사장님들처럼 그 ‘흔하다’는 바람을 피우지도, 도박을 하지도 않는다. 그저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출장이 잦으며, 완벽할 만큼 성실하게 자신의 일을 할 뿐이다. 문제가 있다면, 밖에서 인정받는 만큼 ‘공감 능력’이 상실되어간다는 것. 어쩌면 책 속 저자의 말처럼 ‘이 사회에서 살아남아 성공한 사람에게 풍부한 감성과 공감 능력이 온전하게 작동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부질없는 희망’일지 모른다. 그리하여 그 남편과 함께 사는 아내는 우울할 수밖에 없다.
사모님은 지금, 배가 부른 것이 아니라 마음이 아프다
이 책은 자신의 마음을 이해받기를 원하는 우울한 아내와 외로운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흔히 ‘배부른 사모님들’로 불리는 그들은 “당신이 뭐가 아쉬워서 우울한 거야! 당신처럼 편한 사람이 어디 있다고”라며 가장 가까운 남편으로부터도 이해받지 못한다. 아이들도 잘 컸고, 남편 뒷바라지 잘해서 성공시켜놓았고,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삶을 살고 있는데도 우울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자신들도 알지 못한다. 그저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우울감을 토로할 뿐이다.
그러나 ‘사모님’이라고 불리는, 특별한 삶을 살 것 같던 그녀들의 이야기는 책장을 넘길수록 평범한 우리의 이야기로 치환된다. 책에 담긴 스물다섯 가지 사연은 소수의 ‘사모님’이 아닌 대한민국에서 가정을 이루고 사는, 내 아내 그리고 외로운 어머니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남편이 진정으로 나를 사랑한다면, 집에서 인자하고 다정다감하고 밖에서 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맞지 않나요? 밖에서만 젠틀맨처럼 행동하는 남편의 모습이 너무 싫어요. 남편의 이중적인 말과 행동을 보면, 남편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 이사로서의 자기 자신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 「밖에서만 젠틀맨」에서
남편이 뭐라고 할까봐,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살았어요. 남들 다 하는 마사지 한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했어요. 남편이 쓸데없이 돈 쓰고 다닌다고 욕할 게 뻔하거든요. 과한 것도 아닌데 쇼핑이라도 하면 마음속에서 ‘이렇게 돈 써도 되나’ 하고 긴장하게 돼요. 이렇게 살다보니, 뭘 해도 마음이 편하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내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질까요?”
- 「남편은 나의 초자아」에서
“야속하게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흘러갔는지, 거울 속의 제 얼굴을 보니 울음이 왈칵 쏟아졌어요. 거울 속에 비친 얼굴이 진짜 내 얼굴인가 싶었습니다. 눈가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피부도 푸석하고 머리는 윤기도 없고. 언제 염색했는지 흰머리투성이에다가 머리 스타일도 형편없었어요. 내 얼굴이지만 너무 보기 싫었습니다. 지금처럼 이렇게 살다 죽으면 삶이 너무 허망할 것 같아요. 갑자기 우울해지고 서글퍼졌어요. 야속하게 흘러가버린 시간이 아쉽기만 했어요.”
-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에서
삶은 모두 개별적이지만 그 속에 있는 고통의 본질은 동일하다. 어느날 문득, 가족을 돌보고, 아이들을 키워내고, 남편을 내조하면서 보낸 시간들이 억울해지고 무의미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이 책『사모님 우울증』에는 그 순간들이 그녀들의 육성 그대로 담겨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상처입어 외롭고 우울한 그녀들을 위로할 뿐아니라, 아내의 상처를, 어머니의 외로움을 외면했던 가족들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임상경험을 토대로 쓰인 각각의 사연들은 내 이야기를 털어놓은 것처럼, 마치 옆에서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진다.
상처입은 마음을 보여주는 그림, 위로를 주는 그림
각각의 사연을 생생하게 담아낸 것에 더해 이 책의 장점은 ‘우울증’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그림과 함께 보여줌으로써 마음의 문제를 시각화한 데 있다. 각각의 사연에는 사모님의 상황에 맞는 그림 한 점과 사모님에게 위로를 주는 그림 한 점이 함께 소개되어 있다.
저자가 미술전문가가 아닌 정신과 전문의이기에 상담 내용에 따라 선택한 50개의 그림은 마치 각각의 사연을 위해 존재하듯 그녀들의 상황을 고스란히 구현한다. 또한 개인의 사적인 이야기로 들릴 수 있는 것들을, 명화 속 주인공의 상태와 연결하여 들려주는 저자 특유의 심리분석과 처방은 자연스러운 심리치유 과정으로 인식된다. 그리하여 명화를 보는 재미와 더불어, 책장을 덮고 나면, ‘한 마디의 말보다 한 점의 그림이 더 큰 위로를 줄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저는 집에만 있으면 숨이 막혀요. 창문을 활짝 열어도 바깥바람이 내 가슴에는 들어오지 않아요. 숨을 들이쉬면 가슴에 턱 막히는 게 있는 것 같아요. 딱히 집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힘든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집에 있으면 답답하고 숨이 막혀요.”
- 「남편아, 차라리 바람이라도 피워라」에서
“세월이 흘렀다고 사랑이 이렇게 식어버리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요즘 남편이 하는 행동들을 보면 도대체 사랑이란 게 느껴지지 않아요. 남편이 이렇게 무심하면 앞으로의 부부생활도 너무 힘들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저는 아직도 남편을 사랑하는데, 남편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남편이너무 야속해요. 제가 남편에게 갖고 있는 애정의 반이라도 남편이 제게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 「사랑은 변하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에서
“저도 사회생활을 했으면 남편만큼은 아니라도 어느 정도 성공했을 거예요. 그런데 결혼하고, 남편 뒷바라지하고, 아이들 공부 가르치고, 유학 보내고. 우리 가족은 나만 빼고 다 잘 풀렸지요. 나만 바보가 된 거예요. 텅 빈 집에 혼자 있으면 나만 버려놓고 다들 어디론가 떠나간 것 같아요. 그게 무서워요. 술을 마시면 그나마 덜 외롭고, 덜 불안하고, 가슴이 좀 편안해져요.”
- 「키친 드링커」에서
“남편은 시골에서 자랐지만 공부를 꽤 잘했다고 해요. 형제 중에서 유일하게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에요. 시집 식구들은 남편이 잘나서 성공했다고, 심지어 제게 남편 잘 만나서 호강한다고 해요. 이런 말을 들으면 속으로 화가 끓어올라요. 어떨 때는 속으로 ‘니들이 뭔데 나를 이렇게 무시해’ 하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어요. 하지만 속으로나 그렇지 한 번도 표현하지 못했어요. 그저 참고만 살았어요.”
- 「개천 용의 아내」에서
“기르던 개가 죽어서 우울증에 걸렸다고 하면 다른 사람들이 손가락질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정말 가족이 죽었을 때보다 마음이 더 아픕니다. 이런 말 하면 ‘그까짓 개 한 마리 죽었는데, 뭘 그렇게 슬퍼하느냐’고 할까봐 속시원히 말도 꺼내지 못해요.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사람은 제 심정을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가족이 죽었을 때보다 더 마음이 아프고 그리워요. 이런 제 심정을 잘못 이야기했다가 괜히 사람들이 나쁜 말이라도 할까봐 혼자 속으로만 앓고 있어요.”
- 「펫로스 증후군」에서
“남편은 너무 이기적인 사람이에요. 자기만 즐기고, 뒤돌아서버리는 잠자리 같은 거예요. 자기가 필요한 것만,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냉정하게 뒤돌아 잠들어버리는 거죠. 그러고는 이제 자기가 나이 먹고 늙어가니까 나 좀 돌봐달라고 칭얼거려요. 이런 남편을 제가 어떻게 진심으로 받아줄 수 있겠어요. 차라리 남편이 옆에 없는 게 더 편해요.”
- 「남편이 집 나가게 할 수는 없을까요」에서
첫댓글 김병수 지음 / 출판사 문학동네 | 2013.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