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를 그릴 때 너는 뒤에 숲을 그리곤 한다 숲이 없다면 장미는 너무 초라해 지루한 숲에라도 기대야겠지 차라리 물속의 장미 구름 속의 장미 사막의 장미 숨이 차고 목이 타겠지만 오늘은 잿더미 속의 장미를 그리기로 한다 햇빛은 장밋빛과 너무 다르지 내 장미는 잿더미와 잘 어울려 잿더미 위에 피어난 심장 불타고 난 뒤 아직도 피 흘리는 새벽 두 시 칠흑의 장미 그 부서진 심장으로 나는 가장 향이 강한 향수를 만들지 장미의 배경에는 숨어 울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와 눈을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다 이승 아닌 듯한 곳에서
첫댓글 정채원 『일교차로 만든 집』 은 알라딘 중고서점 종로점에서 만난 시집인데요, 헛장에
‘김종길 선생님께, 2014.5 정채원’
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것이 마음에 들어서 구매했네요. 이 시가 그 시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예요.
오, 큰 행운을 얻으셨군요.
귀한 시집을 귀한 줄 모르고 헌 책방에......
중고서적에서 구매한 책에 작가의 친필사인본이 있을 경우
어떤 경로를 통해 내게 왔을지 마음이 생각하게 되던데요.
귀한 시집이군요.
정채원 시인도 우리 시사랑 회원이셨는데, 지금 계신지는 모르겠군요. 메모 좋아하는 1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