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이면 온 마을이 선홍색
'천년고수' 공동브랜드 연매출 3000억
국내 최고령 감나무에 곶감조성
경상북도 상주는 예로부터 '三白'의 고장으로 불렸다.
여기서 삼백이란 세 가지 흰색의 특산물을 말한다.
하얗게 분이 핀 곶감과 쌀, 누에고치가 그것이다.
국내 대표 곶감 생산지인 상주시는 초겨을에 접에들면 주황색 감이 빨간색의 곶감으로 익어가면서
도시 전체를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이는 장관을 연출한다.
감의 변신, 곶감이 되기까지
상주의 곶감 만들기는 10월 중순 시작된다.
명품 곶감은 좋은 감을 선택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세 곳의 생감 공판장 (상주농협, 원예농협, 남문청과)과 수매장(곶감유통센터)이 곶감울 만들 감
유통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건조 과정도 중요하다.
곶감 건조기간에 는 건조장 온.습도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곶감을 건조할 때는 곶감 간 간격을 넓히는 것이 좋다.
간격이 좁으면 표면의 수분이 쉽게 제거되지 않아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곰팡이 방지를 위해서는 실내 습도를 65% 이하로 유지하고 비가 오거나 습도가 높을 때에는
열풍기나 선풍기 등을 활용해 조절한다.,
곶감은 외관이 깨끗하고 상주곶감 고유의 색깔인 선홍색이 난다.
모양이 균일하고 너무 딱딱하거나 무르지 않고 당도가 높다.
곶감은 수분 함량 40~50%, 건조 일수 35~45일에서 수확한 반건시와 수분 함량 33~38%,
건조 일수 55~65일에서 수확한 건시로 나뉜다.
건강식품으로 각광받는 상주곶감
상주는 비옥한 토지에 물 빠짐이 좋고 기후도 온화해 감 제배의 최적지로 꼽힌다.
상주곶감은 상주의 일반 감에 비해 당도는 4배, 비타민A는 16.6배, 비타민C는 1.5배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상주곶감의 성분 분석 결과를 보면 100g당 에너지 216kcal, 탄수화물 중 당질 45g, 섬유 3.0g,
비타민A 7483IU, 비타민C 45mg 등이 함유되어 있다.
여기에 혈액 응고 저해물질인 글루코스와 갈락토스로 구성된 다당류가 있고,
항 혈전 작용과 햘액 순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스코폴리턴(Scopoletin)이란 성분이 함유돼 있다.
국내 최고령 감나무에 곶감공원도 있어
상주시 남서쪽에 위치한 외남면은 곶감의 본향으로 불린다.
이 곳은 2005년 상주 곶감 특구로 지정됐다.
외남면 소은리에는 750여년 된 감나무가 있다.
이름은 '하늘 아래 첫 감나무', 오랜 세월을 견디느라 줄기의 가운데가 괴사해 둘로 갈라져 있다.
하지만 해마다 감 3000~4000개가 열릴 정도로 왕성한 결실을 보이고 있다.
고은리에는 전국 유일의 곶감공원도 있다.
3만2000m2의 부지에 118억원을 들여 2015년 완공했다.
매출 3000억원,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상주시에 따르면 2019년 3491 농가에서 곶감 1만2050t을 생산했다.
판매 가격으로 따지면 3000억원에 이른다.
상주곶감은 '천년고수' 라는 공동브랜드를 이용해 홍보와 함께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도 얻고 있다.
2008년 1월에는 청와대 선물 품목으로 선정돼 14만2000개(반건시 2만2000개, 건시 12만개)를 납품했다.
2008년도 대한민국 브랜드대상(지식경제부장관상 수상)과 2010년도 국가브랜드 대상까지 수상했다.
곶감을 재료로 한 떡과 빵, 곶감 막걸리 등 곶감을 활용한 상품의 '진화'도 눈길을 끈다.
그 중 곶감빵은 상표권 등록까지 돼 있다.
상주시가 소상공인들과 함께 '감고을상주 곶감빵' 제품을 개발한 데 이어 상표권 1종과
포장박스 디자인권 2종에 대한 지식재산 등록을 2018년 10월 완료했다.
감곶감상주 곶감빵은 2018년 11월 22일부터 25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부산 국제식품음식 박람회에 참가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세계 시장 공략에 박차 가하는 상주곶감
수출 길을 여는 작업도 호라발하다.
상주곶감유통센터(대표 이재훈)는 2019년 8월 2일 뉴질랜드에 처음 곶감을 수출했다.
선적 물량은 1.6t(4200만원 상당)으로 수출업체 (주) 미라글로벌을 통해 수출 길에 올랐다.
앞서 상주시는 뉴질랜드 시장 확대를 위해 오클랜드에 상주농특산물 해외홍보관을 열었다.
유럽 수출 길도 열렸다.
상주시 원예농협은 2019년 6월 네델란드에 곶감을 수출했다.
수출 물량은 1.3t(3000만원 정도)이다.
상주곶감이 공식적으로 유럽 시장 진출한 첫 사례다.
상주시는 유럽 시장 확대를 위해 2018년 12월 스페인 마드리드와 네델란드 로테르담에 해외홍보관을 설치했고,
지난 3월 네델란드에 곶감 막걸리도 수출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베트남, 미국, 캐나다 등 9개 국에 곶감 24t(3억4000만원)을 수출했다.
상주시가 상주곶감의 세계화 및 글로벌 브랜드 구축사업에 힘쓴 결과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지금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곶감산업이 사라질지 모른다'며
'상주곶감의 다양한 활용방안을 강구하고 판로도 더욱 넓혀 옛 명성을 이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