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매가와 동반상승..6주새 0.1%↑
- "강남권 재건축發 전세 품귀 확산"
- "하반기 입주 2만여가구..상승 지속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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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부동산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3.3㎡당 전셋값은 1734만원으로 전달보다 1만6500원 올랐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 4월 넷째주(23일)를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한 이후 계속 내렸다가 지난 6월 다섯째주(25일) 보합세로 전환했다. 7월 넷째 주(23일)에는 0.02%, 마지막 주(30일)에는 0.04% 뛰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최근 6주째 오르며 이 기간 동안 0.10% 상승한 것이다. 지난달 전세 거래량도 9962건으로 3월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한강 이북 지역이 전셋값 상승 주도
최근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는 한강 이북 지역이 주도하는 양상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마지막주 기준 강북(0.05%)·관악(0.05%)·성북(0.05%)·마포(0.05%)·도봉(0.04%)·동대문구(0.04%) 등 강북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이 많이 올랐다. 마포구 공덕동 마포현대아파트 전용면적 85㎡는 전세 호가가 현재 4억5000만원으로 6월보다 2000만원 넘게 뛰었다. 강북구 미아동 벽산라이브파크 전용 85㎡도 전세 시세가 3억2000만원으로 1000만원가량 올랐다.
7월 전셋값 상승세는 매매값 상승과 궤를 같이 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종부세 개편안(인상안) 발표 이후 용산과 여의도 일대 개발 호재와 맞물려 상승세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3개월 동안 가격 조정을 보였던 저가 매물을 대상으로 실수요자들이 매입에 나서면서 7월 들어 거래량도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KB부동산 관계자는 “8월 방학을 앞두고 대표적인 학군 지역인 강남과 양천구 목동을 비롯해 대학가 주변인 관악구 일대, 동대문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도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세값이 일시적으로 뛴 것인지, 지속적인 상승세로 가는 것인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보고 있다. 우선 올 하반기 입주 물량이 많아 가격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1764가구였는데, 8월부터 12월까지 2만3923가구가 예정돼 있다. 7개월치 물량의 두배가 넘는 가구가 올 연말까지 입주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최신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8월 말 이사 성수기가 겹치면서 한동안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겠지만 하반기 입주 물량을 보면 이 추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매매값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추세라고 하더라도 하반기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2만여건이 넘기 때문에 오히려 전셋값이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헬리오시티 입주 여파가 하반기 전세시장 흐름 좌우”
특히 서울 아파트 단일 단지 중 최대 규모로 송파권 전세시장의 ‘블랙홀’로 작용할 ‘헬리오시티’(총 9510가구)의 입주가 연말로 다가오면서 송파구발(發) 전셋값 조정이 강남권으로 번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7월 한 달 서울 전역에서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는 와중에도 송파구는 내렸다. KB부동산 집계를 보면 7월 송파구의 3.3㎡당 아파트 전셋값은 1977만원으로 전달보다 8만원가량 떨어졌다. 헬리오시티 전세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변 단지 가격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 이주수요가 전세시장을 들썩이게 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달 서초구의 경우 신반포3차·반포경남·신반포23차 총 2400여가구가 재건축에 따른 이주에 나서면서 전셋집 구하기 경쟁이 벌어졌다. 이달에는 반포우성 400가구의 이주도 예정돼 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서초구뿐만 아니라 근처 동작구까지 전세가 귀해지면서 인근 전세값이 뛰고 있다”며 “강남발 지속적인 전셋값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확산하자, 정부가 대출 제한을 받는 투기지역 지정과 재건축 가능 연한 연장 등의 추가 부동산 대책을 검토하겠다며 시장에 경고의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도 전세시장의 또다른 변수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전셋값은 매매가와 상당 부분 연동되는 만큼 정부의 추가 규제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전세시장 분위기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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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묵 (honnez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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