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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랑~ 가 ? "
"응~혼자.. "
"미쳤어... 그러다 ~ 사고라도 나면 어쩔려고 그래~"
걱정하며 말리는 와이프의 심정은 이해 하지만
그래도 출발하기도 전에 하는 말이 약간... 출근 할때도 안나와 보던 여자가
새벽 3신데도 배웅 하는걸 보니 걱정이 되기는 되었나 보다.
"걱정 하지말고 사진이나 한번 찍어줘~ " 하며 들여 보내고 대문을 나섰다.
집 근처의 편의점에 들러서 안전깜빡이등의 베터리를 사서 갈아 끼웠다.
사실 와이프의 말처럼 나역시 두렵고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숨도 못자며 이미지 트래이닝도 하고,사고걱정이며 온갖 잡다한 생각을 했었다.
떨어지지 않는 발길 이지만 ....이내 새벽을 헤치며 어둠속으로 빠져 들었다.
새벽3시15분.. 지금 부터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11월의 새벽기온은 제법 쌀쌀하고 한기가 느껴졌다. 특히~ 얼굴과 발에 바람이 스며들어
많이 시려웠다. 가면서 수면부족으로 졸음이 오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이 모든 여건과 걱정보다 더 두려운건 정신력과 마음 가짐 이었다.
나약해지는 생각이 들면 얼른 지워 버리고 나 자신을 버렸다.
양평쯤 왔을까?
거리에 차량도 뜸하고 인기척도 없어 쓸쓸해보이는 아직 문열지않은 휴게실에 들어갔다.
손발이 모두 얼어 붙는 느낌이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나의 하루 라이딩 시간과 거리를 오버한 거라 볼수있다.
외롭게 혼자 달려와서 인지 힘이 많이 들었다.
순간 "여기서 돌아 갈까?" 이내 머리를 흔들어 버렸다. 솔찍히 쪽팔렸다.
자존심이 허락칠 않았다.
사진도 찍고 간식으로 준비한 홧 브레이크를 물과 함께먹으며.. 문닫힌 휴게소 정문을 쳐다보았다.
유리에 비친 내모습...ㅋㅋ 내가 지금 뭔 짖을 하고 있는지... 속으로 생각을 해 보았다.
또 맘이 약해진다.. 안되겠다. 얼른 또 달리자~ !!!
계속 달렸다.
양덕원쯤 가니까~ 먼동이 트면서 가을을 품은 숲의 색깔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둠이 가시고 차와 사람들이 보이면서~
"아~ 이젠 나 혼자가 아니구나~ " 안도감이 들었다. 또 추위도 약간 가시는 듯 했다.
사실 어둠속의 도로 갓길 라이딩은 위험스러운게 사실이다.
얼마만의 나들이인지 산과들의 단풍을 보니 마음도 정화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힘은 들지만 그래도 기분은 상쾌해 지는것 같다.
사진 찍을 여유도 없이 말없이 달렸다.
해가 뜨면서 기온도 약간 오르고 추위도 그나마 가셔서인지 달려도 바람이 싫지는 않았다.
얼마나 왔을까? 미시령고개 넘기전에 허기나 때우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휴게소에 들렸다.
시간도 아낄겸해서 우동을 시켜놓고 화장실에 다녀 왔다.
그런데 자전거 뒷 바퀴에 바람이 빠져 있는것이 아닌가 !
펑크인줄 알고 자세히 보니 바람만 빠져 있는것 같아 펌프질을 이빠이 해줬다..
어쩐지~ 잔차가 갑자기 안 나가더라니~~ 실펑크가 났나보다 하고..생각했다.
우동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다시 갈길을 재촉했다.
앞만 보고 무조건 달렸다.
해지기 전에 미시령을 넘고 다시 넘어 와야 한다는 생각만 있었다.
드디어 미시령 아래.... 우에사카 형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여기부터~ 미시령 고개 입니다" 라고 펫말이 보이면 " 약 4km 어필이야~ "
"네~" 하고 펫말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미시령 옛길 이라고 따로 이정표를 세워 놓았다.
차로만 왔던 미시령을 내가 잔차로 오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게 분명 했다. . 헥~ 헥~ ㅋㅋ
지나는 차들이 날도 쌀쌀한데 미친놈 아녀~ 저거~ 하고 생각하는 눈치다..ㅋㅋ
우여곡절 끝에 학사평 사거리 전에 도착을 하여 아까 실펑크 났던 타이어를 들여다 보았다.
아뿔싸 ! 바람이 거의 다~ 빠져있는것이 아닌가~
큰~일 날뻔 했다. 내리막에 전복이라도 되었으면 걍~ 골로 갈뻔 했던 것이다.
휴 =3 긴~ ~ 한숨을 내 셨다.
하지만 내리막 다운은 지금까지 힘들게 온 거리를 잃어 버릴정도로 넘~ 상쾌하고 좋았다..
넘어 오기전에 바람을 이빠이 넣어 놨는데 벌써..? 느낌이 찜찜 했다.
다시 먼길 갈려면 정비를 해야만 할것 같아 바퀴를 탈거 하여 정비를 시작 했다.
그런데 지금껏 혼자였는데 MTB 잔거 한대가 다가 오는게 아닌가.. 넘~ 반가웠다.
속초에서 활동 하시는 신바람MTB 카페 소속의 코뿔소님 이라고 하신다.
"어이쿠 펑크로군여~ 고생하시네요.. "
"네~ 고생은요 뭐~ 걍~ 가셔도 되는데 .... 어떻게...바쁘지 안으세요..?"
"바빠도 잔차타는 사람들끼리 어려운 사항인데 못 본체 할 수 있나요.. "
하시면서 끝내 튜브를 다~ 가는 동안 도와 주시고 이런~저런~ 얘기도 해 주셨다. 너무 고마웠다..
자~ 이젠 다시 홀로 먼 여정을 떠나야만 한다. 지체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미시령 아래 도착하니 허기도 지고 물 받을 곳도 지나쳐... 물통에 물도 없었다.
난감 했다. 허리는 끊어지기 일보 직전이고 근육은 굳고 졸음도 쏟아지기 시작했다.
쉬고 싶었다..
그러나 쉴수가 없었다. 해지기 전에 미시령을 다시넘어 인제 까지는 가야 갓길 없는구간의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대충 땀에 쩔어붙은 옷가지를 여벌옷으로 갈아 입고 상쾌한 기분으로 페달질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 해보면 무거워도 여벌옷을 챙겨온것이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반대로 오르는 미시령은 더 가파르고 길~고 힘이 배로 든다. 그런데 바람까지 역풍이 분다.
아주~아주~ 쎈 바람이 날 ~ 낭떨어지로 밀어 버릴것 같았다. 바짝 긴장을 하고 아무도 없는 미시령고개에서
비명횡사 당하지 않으려고 이를 악 물었다.
" 하필~ 오늘 왜 ~ 이렇게 바람이 쎄게 부는거야 " 하면서
말 그데로 힘들고 피곤 한것보다~ 강풍과의 전쟁 이다. 정말 바람 한번 쎘다.....
육두문자를 크게 소리내어 해보기는 첨인것 같다. 싸울때 빼곤~ㅋㅋ
정말 힘들게 정상에 다 닿을 쯤 바람은 최절정으로 불기시작 했다.
증명사진을 찍기위해 세워논 잔차가 날아 갈려고 휘~청 한다. 무섭기까지 했다.
미시령을 넘어 에너지 충전을 위해 황태구이정식을 먹었다.
참~ 맛있게 먹었다. 하긴.....배가 고플때가 되긴 됬지~~.
식사를 마치고 또~ 바로 달렸다. 해지기 전엔 인제까진 간다는 생각만 하고 달렸다.. 밥을 먹어서인가 ~
힘이 났다.. 온몸이 부서져도 포기하지 않겠다. 는 신념 하나만 가지고 달렸다.
그런데 이건 또~ 왠~ 시츄에이션... 크아~~미쳐~
클릿 페달이 풀려 뒤틀려 버렸다. 순간 뒷편도 나갔는줄 알고 긴장 했다. 다행이다...
뒷편까지 나갔으면 낭패다. 한쪽으로만 갈수도 없는 노릇이고 ....휴~~
끙~끙~ 거리며.. 분해 조립을 해 보았지만 잘 되질 않는다..
시간상 어쩔수 없이 주머니에 넣어두고 집에가서 하기로 하고 다시 달렸다..
인제에서 홍천으로 향하는길은 정말 멀~게만 느껴졌다...
힘도 들고 허기지고 갈길은 바쁘고 정말 자고 갈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졸음 까지 밀려오기 시작 했다.
어느새 어둠은 다시 새벽의 외로움을 재현하고 있었다.
잠깐 쉬었다 가기위해 갓길에 섰다.
온몸이 마비가 온다. 팔,다리,목,머리,다리의 근육들 모두 굳어 가는것 같다..
아무짓도 하기 싫다. 사진이고 뭐고 모두가 귀찮았다..
더 머물다간 아예 퍼질것 같아 오래 쉬질 못하고 다시 길을 재촉했다.
정말 어둠속을 홀로 달리니 힘도 들었지만 오만 잡다한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내가 이 힘든 여정을 왜~ 시작 했는지 궁금 했다.
왜~왜~왜~ !!
얻은것은 없지만 이런 저런 생각 하면서 죽을 힘을 다해 페달질을 했다. 정말~ 힘들다..
얼마나 왔을까..? 홍천이 보이기 시작하고... 양평 이정표가 표기 되기 시작 했다.
며느리재를 넘는 순간은 지옥이었다. 왜 그렇게 힘든지 .........
귀소본능일까? 나의 고향 ~양평 표기 이정표를 보니 젖먹던 힘까지 솟았다.
포기 일보직전 이지만 어떡하든 양평 까지만 이라도 가자...
달렸다.... 어둠속이라서인지 아니면 엇그제 산 오장터 라이트 효과인지 훤~해서 앞만 보고 달리기가
좋았다..
드디어 양평 ! 이다.
이정표지만 거의 온것 같다. 우에형님께는 한참 뒤에 있으면서 양평이라고 말하고 양평에 있으면서
국수리 라고 하면서 달렸다. 일부러 가야만 하는 상항을 만들어서 더 달렸다.
이젠 저절로 가는 기분이다...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에 또 포기 않고 여기까지 왔다는 성취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양평에서 서울 까진 어떻게 왔는지 기억이 잘 ~ 나질 않는다...
조금만 갓길에 서면 서있는데도 졸음이 밀려오고 식은땀에 추위도 느끼고 근육이 굳어 버리는것 같았다..
갑자기 따뜻한 물이 먹고 싶어졌다.
무작정 주유소로 들어가 정수기의 온수를 호~ 호~ 불며 얻어 마시고 다시 출발~
팔당쯤에 닿을 쯤 우에형님께 전화 드렸다..
11시10분 쯤이면 망우리에 도착 할것 같다고....
마중을 나오시겠다는 형님을 ......... 좀~ 미안 스럽긴 했지만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드디어 긴~ 여정이 마무리되는 순간 아까 고통 스러울때 나 자신에게 던졌던 의문이 풀리기 시작 했다..
도농을 지나 구리시내를 들어서는 순간 힘이 저절로 솟았다.
달렸다... 막~ 달렸다.
내가 오늘 하루종일 새볔부터 한 일 이라곤 페달질만 한것 같다..
구리시내를 지나 구리 사거리를 지날무렵.... 마중나오신 일로뷰형님과 우에사카형님 그리고 바쁜 와중에도
차를 몰고 와준 280 랠리 전설의 드리미러님 을 만나서 망우리 고개를 넘을때 산타니형님과 안소니 형님도 나오신걸
알수 있었다..중화동 해장국집까지 가는동안 함께 마중해 주신 형님들이 정말 고맙게 느껴지는 순간 이었다.
솔직히 늦은 시간임에도 친히 마중 나와 주신 형님들을 보는순간 눈물이 핑~ 돌았고 지금 이글을 쓰는 순간에도
눈시울이 젖고 있다...
악 조건 속에서도 포기 않고 올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어 주신 여러 형님들과 코프 휜~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아까 던졌던 의문은 바로 성취감 이었던것 같습니다. 도전 해 볼만한 가치가 있더군여.......
미천한 글솜씨와 두서없는 내용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 드립니다.
휜님 여러분 즐라 하세요...
첫댓글 보통사람으로서는 감히 생각도할수없고 실천은 더더욱 어려운 일을 바나나님은 해내신 것입니다...완주 축하드립니다...
감사 합니다....
대대대대대대단하십니다 ..바나나님..
감사 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담엔 길동이님과 같이 가고 싶었는데...ㅋㅋ
대단하십니다. 멋진 글과 사진 즐감했습니다.
감사 합니다....
글을 보니 제가 다 힘이 듭니다. 대단하십니다. 사실 지금 가면 추위와 싸워야되는 이중고라 더 힘들었을겁니다. 암튼 대단하십니다. 속초 왕복 축하드립니다!!!
감사 합니다....
글을 읽는 동안 감동이 저절로.....저는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정말 멋있는 추억을 만드신것 같습니다...무사히 완주하신것 축하드립니다!..
감사 합니다....
대단하십니다! 한번쯤 도전해보고픈 생각이 드네요,,,바나나님의 글을 읽으면서,,,완주를 축하드리며 이제 바나나님도 그분의 대열에 드신겁니다~! ^^
페박! 우리도 이번주 토요일에 도전해볼까?
페박님의 그분 대열은 절대 아닙니다.. 저~ 아랫줄 밑에...나 들라나~ 담에 함~ 같이 가시죠...
휴~~ 고생하셨습니다.. 전 도전하고 싶은마음이 없내요..ㅋㅋ 실력도하자 근성도 하자라서~~ 관광라이딩 짱!!
담에 관광으로 함~ 같이 가시죠~ 리얼가이님.
캬~정말 대단하십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인데 .... 이젠 정말 그분이 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감사 합니다....
잔차질도 최고, 글솜씨도 최고, 인물도 최고, 인간성도 최고... 바나나님은 무조건 최고입니다.
감사 합니다....
이번주는 푹 쉬고 따분할땐 드림랜드 뒷산 점프대에서 폴짝거리면 놉시다.
넵..!
바나나오빠 넘넘 멋쪄잉~~~ 근사하게 한턱 쏠꺼져잉~~~^^;;;
암~요... 달려 갑니당~~
담에는 일로뷰형님과같이 바나나먹고 힘내어서 1번국도로해서 남해안일주도로끼고 부산으로해서 동해해안도로돌고 속초로해서 서울로 도전을 해보세요, 국내최초, 최고의 기록을 위하여 !!!ㅋㅋㅋㅎㅎㅎ 추카 추카 추카
네~ 에~ 죽음 입니다....ㅋㅋ 고맙습니다..형님~~
왕복하심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잔차인이라면 속초......남자라면 왕복.......해남은 선택." 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진정한 남자가 되신겁니다. 이제 땅끝 해남만 남으셨군요.
고맙습니다....해남은 생각도 못해 봤는데......... 가능 한가요....?
전 봄에 속초 도전이나 해볼랍니다. 아직 왕복은...... ㅡ,.ㅡ;
가능 합니다. 충분히 ..... 시작이 반이란 말이 틀리지 않더군여....
사실은 나두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결국 못해본거.. 평생 잔차훈장과 추억이 될겁니다~~~
형님 고생 하지 마시고~ 얼른 돌아 오셔서 저랑 잔차질이나 하시죠.......~
고생 하셨읍니다.
고맙습니다... 고운몬 형님...~
대단하십니다..바나나님은 꼬옥 해내실거라 믿었는데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시는군요.. 멋지십니다...짱짱왕짱!!!짝짝짝!!
고맙습니다.. 하늘지기님.........
축하하구요 .그런 일이 있었군요 ....헌데 나두왕복 해보고 싶은데같이 가자고 했으면 혹시 몰랐는데 아까운 동행을 놓치 신것 같군요 혹시 내년 에도 왕복 라이딩 계획이 있는지 궁굼 하군요 ,암튼 부럽군요 부러워요....
고맙습니다. 형님 담엔~ 같이 가시죠.. 서로 힘이 될거 같은데요~~ 근데~ 저 떼~놓고 도망 가시면 안돼여~~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