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한국인이 맞으십니까? 그럼 한민족은 맞으십니까? 왠 뚱딴지 같은 소리냐구요? 지금부터 제가 하고자 하는 얘기가 국민과 민족의 개념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자,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귀화한 외국인, 혹은 혼혈 2세들은 한국인이 맞습니다. 그럼 그들은 한민족일까요? 아니지요. (혹시 이 예가 혼혈 한국인을 비하하는 것처럼 들리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들이 우리나라의 국민임은 물론 당당한 한국인으로서 마땅히 대접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들을 ‘튀기’라 비난하는 인간들을 매우 경멸하는 사람입니다. 단지 민족과 국민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것을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반대의 예로 우리나라 사람이 영국에서 태어나서 영국 국적을 가진다면, 혹은 그 혼혈 2세가 영국 국적을 가진다면 분명 영국인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앵글로 섹슨’ 족이 될까요? 마찬가지로 아닐 것입니다. 따라서 같은 민족이 된다는 말은 단기간에 혼혈 되었다고 이루어질 수 없는 개념이 될 것입니다. 13C 몽골의 침략으로 좋은 말로 ‘부마국’ 이 된 고려에는 많은 이 민족들이 들어왔습니다. 그 중 위구르인들이 포함되어 있었지요. 이들은 조선 세종조에 그들의 풍습을 금할 때까지 나름의 풍속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무려 2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말입니다. 이들이 결국 우리 민족에게 섞여 들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아주 단순한 예였지만 같은 민족이 되는 데는 무려 200년이 걸렸다는 것은 많은 시사할 바를 우리에게 남깁니다. 왜 이들은 혼혈을 거치면서도 우리 민족이 되는데 그 많은 시간을 보냈을까…왜 위구르인으로서 위구르의 전통을 지키려 했을까… 왜 우리의 해외 교포-일부를 제외하고-들은 힘든 시절 등을 져야 했던 고국에 언제나 따뜻한 시선을 보낼까… 왜? 왜? 도대체 민족이 무엇이기에?
저는 오랜 벗님과 긴 토론을 거치면서 비로서 ‘민족’이라는 단어를 조금 편한 마음으로, 이런저런 설명이 필요 없이 전근대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전근대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던 ‘민족’의 개념이 근대로 들어서며 서구적으로 각색되고 재생산 되었습니다. 특히 일제시대 때에는 독립운동이라는 물결 속에서 ‘민족주의’가 독립운동의 큰 사상적 배경이 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 독립이라는 대의에도 불구하고 ‘민족주의’가 정치, 경제의 논리를 뛰어 넘을 수 있었을까요? 그럼 지금은 어떠합니까? 지금은 우리의 민족 개념이 정치. 경제의 논리에서 자유롭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지 않다는 것은 뉴스만 보아도 쉽게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렇다고 지금 우리에게 민족의 개념이 없는 것일까요? 분명 있습니다. 북한이 우리와 같은 민족이라는 생각은 누구나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더 강력하고 무서운 것은 역시 ‘살아가는 문제’, 즉 정치와 경제라는 논리입니다. 이와 같은 논리로 역사를 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큰 오류를 범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왕조적 충성심은 있는데 민족의 개념은 없었다.’ 와 같은 잘못된 논리로 비화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에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에 세금 내고 투표하고 또 그 제도 하에서 울고, 웃고, 정부 욕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핵 문제에 민감하기도 하고 무심하기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만이 아니라 북쪽에 살고 있는 사람도 같을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미국이라는 초 강대국이 우리 나라에 군대를 주둔시켜 놓고 있다는 사실에 불안해 하면서 또 어떤 이는 나몰라라 하면서 살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나 조선 인민공화국에 사는 사람이나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살아가는’ 문제일 것입니다. 좀더 편안하고 안락하게 사는 것이 우리 모두 개개인의 바람이 아닐까요… 이것이 바로 ‘정치, 경제’의 문제인 것입니다. 어떤 시대에 인간이 이와 같은 논리에서 자유로워 본 적이 과연 있을까요?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없는 듯 합니다. 그럼 이것과 ‘왕조적 충성심’을 같은 선상에서 본다면 우리 또한 대한 민국이라는 ‘국가적 충성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같은 남북한이 한민족이라고 하더라도 우리의 마음 속에는 욕을 하건 어쨋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있으니까요… 정말 개떡-욕을 해서 죄송합니다만, 그래도 욕이 나오는군요…^^-같이 없는 사람 세금 많이 걷는 데도 우리의 마음 속엔 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있으니까요… 우리에게 민족의 개념이 없어서 일까요? 아니라는 것, 다들 아실 것입니다. ‘국가적 충성심’이 크건 작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이 단어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을 것입니다. (소수 그런 인간들이 보이지만…) 그러면서 전근대의 우리의 조상들에게는 ‘국가적 충성심(왕조적 충성심)’에서 자유롭기를 바라십니까? 그래서 너네는 ‘왕조적 충성심’만 있고 민족이 뭔지도 모르는 그런 사람이었다, 라고 말하고 싶으신 겁니까? 지금 우리도 하지 못하고 있는 일을 우리 조상들이 못했다고 해서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가 있겠습니까? 아마 우리가 지금 느끼는 것보다 더한 ‘충성심’이 요구 되었을 것입니다. 오랜 기간 세습되는 잘사는 인간들, 계속되는 부역, 세금 비리등등… 끊임없이 왕조가 요구하는 ‘충성심’을 시험 받았을 것입니다. 도저히 ‘왕조적 충성심’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때까지... 지금 이 땅에 사는 우리와 똑 같을 것입니다. 잠시 상상을 해보겠습니다. 우리가 통일이 되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리의 정체성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리가 ‘민족’이라는 개념에 무심할 수 있었을까요? 지금 지도를 둘러 보면 우리의 주위엔 모두 강대국 뿐입니다. 그 흔한 아프리카나 동남아에 있는 만만한 나라 하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겐 무엇이 있겠습니까. 어떻게 우리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겠습니까? 바로 ‘한국인’이라는 것일 겁니다. 오랜 기간 이 땅에서 같이 살아 왔던 바로 ‘한국인(솔직히 국호가 어떻게 되었을지 알 수 없지만)’이라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다른 사람들과 우리를 가르는 큰 선이 되었을 것입니다. 같은 의미로 고려나 조선이 ‘반란’과 ‘외적’을 구분하였던 것입니다. 왜? 지금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는 같지만 그들은 다르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민족’입니다. 거창하게 말하지 않아도 되는 이것이 바로 진정한 ‘민족’의 개념인 것입니다. (계속됩니다…^^)
PS : 제가 쓰고 있는 글에 반론을 제시하실 분은 먼저 그 동안 있었던 오랜 벗님과의 ‘민족 개념’에 관한 토론을 보아 주실 것을 부탁 드립니다. 그런 전제가 있다면 당연히 반론을 받아들임은 물론 토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역사 토론방 778~792번까지)
*그리고 이 까페에 민페를 끼치는 듯하여 민족 논쟁을 중단하려 하였지만 김용만 선생님의 '토론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글을 보고 용기를 얻어 내친 김에 좀더 제 의견을 피력해 볼까 합니다. 너그럽게 이해 바랍니다.
첫댓글 제가 보기에 제베님 오랜벗님과 이야기를 하셔야 더 좋은 토론 이야기가 될꺼 같은데요..
그렇게 보아주시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