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타 짜장 만드는 성화 봉송하던 손
지난 8일에도 낮 최고 30도를 오르내리는 더위가 계속 되리라는 일기예보. 모처럼 큰 형수 모녀와 점심에 시원한 냉면이라도 하자며 약속했다. 마침 새로 자동차를 마련한 큰 조카 딸이 오가는 길, 자기차로 서빙을 하겠다고 나섰다. 친구 내외의 소개로 함께 가서 맛있게 먹었던 냉면을 하고자 했으나 찬 음식이 맞지 않는다는 형수 사정으로 손님이 많기로 이름났다며 소개하는 수타 짜장면을 바람도 쐴 겸 하기로 했다.
대전에서 40여분 거리 공주군 이인면 이인리에 있는 손 짜장 전문집은 동*원. 도착한 시간은 12시40분경, 단층인 중국집에 들어서 보니 넓지 않은 홀에는 우선 빈자리가 없다. 홀에는 주방에서 수타 짜장면을 만들며 면을 치는 소리가 가득했다. 주문을 한 손님들은 만들어진 짜장 등이 배식될 때마다 배식하는 사람을 쫓아보기에 바빴다. 조카딸은 서둘러 주문을 하며 ‘좀, 기다리셔야 해요’라는 말에 ‘얼마나요?’하고 물었으나 답은 웃음 섞어 같은 말만 되돌아 왔다.
주문한지 근 한 시간 만에 탕수육이 먼저 나왔다. 탕수육으로 우선 허기를 채웠다. 조카는 되는대로 달라며 수타 짜장도 독촉했다. 탕수육을 드시던 큰 형수님이 배식 나온 분에게 홀 안 주방 쪽 벽면 위에 붙은 천연색 사진 성화를 들고 달리는 사람이 누구냐? 고 물었다. 그는 빙긋이 웃으며 ‘저에요!’라며 자기 가슴을 가리켰다. ‘88 서울 올림픽 성화를 들고 봉송하는 사진 속사람은 바로 중국집 사장이자 수타 짜장을 만드는 장본인 바로 그였다.
깡마른 체구의 사장 눈에서는 금방 빛이 나며 자신이 성화를 봉송한 것은 더 없는 평생의 영광이라며 봉송하게 된 사연을 털어놓았다. 지역 체육회장을 하며 활동해온 것이 인연이 되어 성화 봉송자로 추천이 되는 바람에 부여 경계로부터 공주 경계까지 3km를 주행하게 되는 행운을 얻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우리나라가 언제 또 올림픽을 다시 개최할 기회가 오겠느냐?’며 ‘우리나라는 물론 자신은 더 없는 영광으로 알고 있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 때 자신이 입었던 올림픽 성화 봉송자의 판츠와 이마 띠, 메달과 대통령의 표창패 등 모두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며 후손도 소중하게 간직해 주길 바란다며 주방에서 일하는 아들을 쳐다보며 주름진 웃음.
성화 봉송자는 올림픽 성화 봉송이전부터 지금 영업을 하고 있는 곳에서 35년째 수타 짜장면을 만들어오고 있다며 부인과 아들, 가족 셋이서 매일 매일 찾아오는 손님들 사랑 속에 바쁘게 살고 있다며 건강이 뒷받침 되는 날까지 계속하고 싶다며 주방으로 서둘러 들어갔다.
코리아나의 88 서울 올림픽 주제가 Hand in hand가 점점 크게 들려오는 기분이다. (2016. 6. 16)
첫댓글 그분의 체육종목이 궁금하네
수타 면이 좀더 쫄깃쫄깃 한 식감이 있어 사람들이 좋아 하는데 실로 건강에 중요한 것은 면 보다는 짜장면에 사용하는 기름이 문제야. 특히 천규한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