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리금식기도원 방문기
어제 금요일 저녁에 우리 교회 임직자 몇 분과 함께 오산리금식기도원을 찾았다. ‘기도’하기 위하여 기도원을 찾은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다들 옛날의 기억을 생각하면서 기도원에 갔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는 기도원에서 더욱 맹위를 떨쳤다.
우리는 저마다 마음에 기도할 제목을 가지고 집회에 참석했다. 마침 기도원에서는 ‘한국사랑부흥사회’가 주관하는 성령충만축복대성회가 열리고 있었다. 금요일 저녁 집회의 설교자는 설수철 목사(창대교회)였다. 그는 서울역에서 노숙인들을 돌보는 사역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집회는 기도원의 예루살렘성전에서 열렸는데 약 70%가 채워졌다. 찬양과 특송과 간증이 어우러진 열정적인 설교는 과연 기도원의 분위기가 무엇인지를 잘 느끼게 해 주었다. 특히 설교자인 설수철 목사의 인생 이야기는 마음에 감동을 주었다. 설교자와 함께 나와서 찬양을 돕는 이들은 장애가 있음에도 진실하고 뜨겁게 찬양을 했는데 그것도 감동이었다.
설교자는 누가복음 5장 2절부터 6절까지를 본문으로 설교를 했다. 설교자는 이 본문에서 그물이 찢어졌다는 구절을 강조했는데 그것은 마치 코로나 이후로 찢어진 교회의 모습과 같고, 인생을 살면서 찢어진 우리의 모습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리고 요한복음 21장 11절에서 그물이 찢어지지 아니하더라는 구절과 대조하여 온전한 믿음을 강조했다.
설교자는 베드로가 예수님을 처음 만났을 때 그물이 찢어져 고기를 한마리도 못잡고 결국 시장에서 고기를 사서 집으로 돌아갔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누가복음 5장의 본문에서 한절만 더 읽으면 그 이해가 잘못되었음이 금방 드러난다. 왜냐하면 그물이 찢어지도록 고기를 잡아서 두 배에 가득 채워 잠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베드로의 그물은 찢어졌지만 고기는 정말 많이 잡혔다!
설교자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기도원에 올라온 사람들은 사실 인생의 문제를 안고 기도하러 온 것이다. 그것도 삼일절이라는 휴일에 말이다. 그런데 그런 절박한 사람들에게 간절히 주님을 바라보도록 인도하기 위해서 성경을 이렇게 아전인수격으로 풀어도 될까?
인생의 문제가 가장 절박하게 드러나는 곳이 기도원의 집회 현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문제를 바르게 바라보고 원인을 차분히 점검하며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시하는 것이 바른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런데 지금의 기도원 문화는 간절함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라고 제시하는 것 같아서 아쉽다.
집회를 마치고 기도굴에 들어가 한 시간 정도 기도를 드렸다. 추운 날씨이지만 기도굴에는 난방이 잘 되어 있어서 좋았다. 주변에 시끄러운 소리도 들리지 않아서 기도에 집중할 수 있었다. 양반다리를 하고 한 시간 기도하는 것은 아직 어렵다. 다리에 쥐가 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3월 한달 동안 매주 금요일 저녁에 오산리금식기도원에 올라와 기도하기로 했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