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홍구 시인의 시 '6월 가고 나서야'를 청람 평하다
-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6월 가고 나서야
시인 전홍구
무엇하기에 바빠
봄 온 줄 모르고 살다
바람 불어 더위 느낀 후에야
봄 간 줄 알았네.
이 시는 전홍구 시인의 작품으로, 사소한 일상에서 시간을 보내는 현대인의 모습을 매우 간결하게 그려내고 있는 수작秀作이다
첫 번째 행
"무엇하기에 바빠"에서는 바쁜 일상에 묻혀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무엇하기에'라는 표현은 구체적인 이유를 명시하지 않음으로써, 다양한 일상적 이유로 인해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모습을 담아낸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의 만성적인 시간 부족과 바쁜 생활을 반영하고 있다.
두 번째 행
"봄 온 줄 모르고 살다"는
계절의 변화조차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바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낸다.
'봄 온 줄 모르고'라는 표현은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무감각한 생활 방식을 암시한다.
이는 자연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메말라가는 현대인의 감성을 표현한 것이다.
세 번째 행
"바람 불어 더위 느낀 후에야"는
계절의 변화가 신체적으로 느껴질 때야 비로소 변화를 인식하는 모습을 그린다.
'바람 불어 더위 느낀 후에야'라는 구절은 인간이 자연의 변화를 직관적으로 느끼기 전까지는 그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이는 현대인의 감각이 무뎌졌음을 시사하며, 물리적 자극을 통해서만이 변화를 깨닫는 모습이다.
마지막 행
"봄 간 줄 알았네"는 이미 지나가 버린 봄을 뒤늦게 깨닫는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낸다.
'봄 간 줄 알았네'라는 표현은 지나가 버린 시간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을 담고 있다.
이는 과거의 소중한 순간들을 놓쳐버린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반영하며, 사후적으로 깨닫는 삶의 허망함을 보여준다.
이 시의 표현상의 특징은 간결한 언어와 명확한 이미지 사용에 있다.
전홍구 시인은 일상적인 표현을 통해 독자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미지를 제시한다.
또한, 시 전체가 하나의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있으며, 각 행마다 그 주제를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독자로 자연스럽게 시의 흐름을 따라가도록 하며, 주제에 대한 깊은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바쁜 일상에서 소중한 순간들을 놓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시인은 자연의 변화를 통해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상기시키며, 그 속에서 현재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자주 잊히는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상기시키는 메시지로,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한편, 시인의 간결하고 깊은 의미를 시에 익숙지 않은 일부 독자들에겐 버거울 수 있다는 염려가 앞선다.
요컨대,
전홍구 시인의 '6월 가고 나서야'는 현대인의 바쁜 일상과 그 속에서 놓쳐버린 소중한 순간들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표현을 통해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주며, 현재를 살아가는 중요성을 일깨우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자주 잊히는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 시는 많은 독자들에게 공감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프로필
■ 전홍구 시인, 수필가
△《문예사조》 시, 수필 등단(1991)
△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원, 국제PEN한국본부 정회원
△ 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 이사, 서울시인협회 이사
△ 수상 : 2008년 한국민족문학상 대상 수상, 2012년 세종문화예술 대상 수상
2024년 한국환경관리사총연합회 환경시 문학대상 수상
△ 시집 : 제3집『나뭇가지 끝에 걸린 하늘』, 제5집『먹구름 속 무지개』,
제6집『그래도 함께 살자고요』제7집『나의 펜은 마른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