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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퇴를 고민하는 학생 그리고 교사, 학부모를 위한 가이드북
자퇴할까 학교에 남을까
<도서출판 써네스트>
자퇴를 하기 전에, 자퇴를 하고 나서, 학교로 돌아가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
600만 학생들의 고민을 속 시원히 해결해주는 책
신민경, 이숙명 지음
판형: 148*215mm / 신국판
쪽수: 326
가격: 16,000원
ISBN: 979-11-86430-01-9 03370
한 해에 6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
2014년 한 해에 60,567명의 아이들이 학교를 떠났다.
자퇴 하는 학생이 6만 명이 넘는다는 것은 자퇴를 고민하는(원하는) 학생의 수는 이 숫자의 열 배에서 열다섯 배인 60만에서 100만 명은 된다는 것이다. 또 그 수의 두 배인 학부모가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엄마, 나 자퇴하고 싶어요’라는 말을 처음 들은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내 아이가 이런 말을 한다면, 부모는 십중팔구 혼란에 빠질 것이다.
자녀교육에 대한 여러 가지 이론서와 실용서는 많지만 ‘자퇴를 하고 싶어 하는’ 또는 ‘자퇴를 권고 받은’ 아이의 부모를 위한 정보가 대단히 부족하고, 있어도 탈학교를 주장하거나 반대하거나 하는 한쪽으로 정보의 방향이 쏠려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어느 때보다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에 처한 부모들에게 정확한 현실 인식과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냈다.
이 책은 자퇴를 했을 때 아이와 부모가 겪을 수 있는 고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또한 자퇴를 하려는 아이와 부모가 준비해야 할 마음의 준비와 현실적 준비사항들도 알려준다. 결론적으로 자퇴는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일 뿐만 아니라 자퇴를 하는 것이 학교에 다니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는 것도 알려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와 부모가 자퇴를 결심했을 때,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안들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알려주고 있다. 이점이 지금까지 나와 있는 탈학교와 관련된 책들과의 차이점이다. 또한 자퇴를 감행한 아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퇴의 민낯을 샅샅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책은 자퇴를 말리는 책도 부추기는 책도 아니다. 자퇴의 현실을 정확히 보여줘서 판단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책이다.
원인을 알아야 해답이 나온다.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의 숫자만큼 아이들이 학업을 포기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리는 다양한 이유가 몇 개의 범주로 무리지어질 수 있음을 조사를 통해 발견했다. 병이 다른데 같은 처방을 할 수 없듯이 학업 포기의 이유별로 적절한 대응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은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보획득과 이를 기반으로 한 학부모와 학생간의 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학교를 박차고 나온다 해서 누구나 서태지가 되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는 부모는 아이들의 입에서 자퇴의 ‘자’자만 나와도 경기를 한다. 그래서 나오는 첫 반응이 “네가 뭘 안다고 그래?”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할 것 같아?” “쓸 데 없는 생각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 “ 그 정신으로 학교생활을 열심히 해봐라”와 같은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아이에게 이 말은 “나는 너와 대화를 하고 싶은 맘이 없고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듣고 싶지도 않아”라는 말로 들릴 것이다.
이 책은 부모의 입에서 “왜 그러는지 얘기를 좀 해볼까?”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해결책을 부모와 아이가 함께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부모의 입맛대로 아이를 설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의도에서 만든 책이 아니다.
결론을 내는 것이 급한 것은 아니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하자.
자퇴에 따르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리 여러 교육 기관 및 사회단체들이 운영하는 청소년 지원 프로그램들이 있다. 이들은 “공부가 인생의 전부고, 그걸 못하면 낙오자가 될 것이다!”라는 식으로 말하지 않는다. 또한 인생의 길은 단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이런 기관들은 획일적인 공교육 시스템과 입시경쟁에 적응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또 다른 세계를 보여주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신성적이 나빠서 자퇴를 한 후 더 좋은 학교에 가고 싶거나, 학교가 너무 싫어서 어쩔 줄 모르겠거나, 오늘은 어디 가서 뭘 하나 고민 중이거나, 학교에서건 어디서건 ‘교육’이니 ‘학습’이니 하는 건 딱 질색이라는 청소년들, 혹은 열심히 살아보려 하지만 세상 어느 곳에도 자기가 낄 자리는 없다고 느끼는 청소년들, 그들 모두를 위한 열린 공간들을 일부 소개한다. 이들은 필요하다면 학교 적응을 도와주고, 학교 밖의 삶을 위한 정보들을 제공한다. 혹은 스스로 제 길을 찾을 때까지 마음껏 놀 수 있는 쉼터가 되어준다
나온 결론이 자퇴라면... 아이이게 가장 적절한 대안은 무엇인가?
공교육 밖으로 나온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에는 검정고시를 통한 학력취득, 홈스쿨링, 대안학교, 로드스쿨링, 직업교육 등이 있다. 짐작하겠지만 이중 제일 좋은 제안은 없다. 있다면 우리 아이이게 가장 적절한 대안이 있을 것이다.
각각의 대안은 장단점을 가지고 있고 목표가 다르다. 아이와 부모의 목표를 일치시키고 아이에게 적합한 대안을 찾는 것은 오롯이 당사자들의 몫이지 누군가 대신 해줄 수 없다. 다만 부모와 아이의 이런 일을 도와주는 전문기관은 다양하게 많이 있으므로 그곳을 노크해 보는 것은 권하고 이런 상담기관에 대한 정보를 실었다.
이 책은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는 각각의 대안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실어서 판단에 도움을 주고 있다.
나보다 앞서 자퇴를 감행했던 선배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결정을 하는 것이 나에게 적합할지 가늠해 보자.
홈스쿨링과 로드스쿨링, 대안학교가 무엇이고 각각의 장단점을 파악했어도 이론과 현실 사이에는 늘 괴리가 있기 마련이다. 아무리 가치관이 확고하다고 해도, 어느 순간 이상이 변질되는 경험을 누구나 겪곤 한다. 그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 경험자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앞서 학교를 떠난 사람들, 그리고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 어느 어머니와 아들까지, 이들의 생생한 성공담과 실패담을 전해 들으며 우리 아이는 정말 자퇴를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자퇴를 한다면 어떤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 적적할지 판단해 보자.
자퇴를 하는 이유는 앞서 이야기 했듯이 너무나 다양한데 품행, 질병, 부적응, 가사 등의 순이다. 또 적지 않은 청소년들이 더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한 방법으로 자퇴와 검정고시를 선택하고 있다.
자퇴를 선택했다고 모두 성공하거나 모두 실패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이들은 처음 자퇴를 결심하는 순간부터 성공과 실패가 예견되는 경우도 있다. 선배들의 경험을 들여다보면 우리 아이의 미래도 어느 정도는 예견될 것이라 생각된다.
추천사
제도권 학교 친구들뿐만 아니라 대안학교 친구들에게도 훌륭한 지침서가 될 것입니다.
세상에 나온 지 10년을 훌쩍 넘긴 대안학교조차도 여전히 적잖은 오해와 편견을 받고 있는 마당에, 자퇴에 대한 이야기가 책으로 나온다니 실은 반갑다기보다 ‘왜? 과연?’이라는 의문이 앞섰다. 자퇴를 생각하는 친구들과 어떻게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을지, 얼마나 실제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지, ‘자퇴하면 개고생이다’라는 결론부터 밑바탕에 깔고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닌지 등등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휘저었다.
대안학교 학생들도 종종 자퇴를 고민하기도 하고 실행에 옮기기도 한다. 그동안 그런 친구들에게 자퇴를 말리거나, ‘너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선택을 존중하겠다’라며 지지해 줄 순 있어도 교사로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해 줄 만한 소스가 마땅치 않았다. 제도권 학교보다 대안학교에서 자퇴를 고민하는 친구들이 조금 더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선택지는 다분히 제한적인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이 제도권 학교 친구들뿐만 아니라 대안학교 친구들에게도 냉철하고도 훌륭한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반갑고 기쁘다. 객관적이고 필수적이며 다양한 정보들이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담담하고 직설적인 평가를 읽다보면, 교사인 나도 몰랐던 대안학교의 아쉬운 부분이나 미흡한 점도 새삼 깨닫게 되어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학교를 나가는 일은 분명,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학교에 남기로 결정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자퇴할까 학교에 남을까”가 어려운 선택을 하는 친구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할 든든한 멘토가 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혹은 내가 머물고 있고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 줄 수 있으면 좋겠다. 허황된 꿈을 꾸거나 너무 비관적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 책을 꼼꼼히 읽어보고 내 행복을 위해 최선을 선택을 하기 바란다. 행여, 최선의 선택이 아니면 좀 어떠랴, 조금 실수하고 후회하는 선택이어도 어떠랴. 이 책을 읽는 주인공들에게는 아직 많고 많은 기회와 미래가 있는 것을!
이연경 (산청간디중학교 교사)
다른 길을 걸어가고 싶을 때
학교를 그만두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외부적인 요인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에 따라서 결정한다 해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사회라는 곳은 그리 유연하지 않고, 누구나 가지 않은 다른 길을 가는 것은 몇 배 이상으로 힘이 든다. 기왕이면 학교에 남아서, 조금만 더 참고 견디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일이란 그리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충분히 노력하고도 도저히 학교에 남을 수 없다고 느껴질 때, 다른 곳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올 수 있다.
『자퇴할까 학교에 남을까』를 처음 생각한 것은 2000년대 중반이었다. 결정적인 계기는 딱히 없었다. 90년대 중반부터 대안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학교를 그만두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부적응, 따돌림, 학업부진, 가정문제 등등의 이유로 학교를 그만두는 일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다른 이유도 있다. 현재의 교육 제도는 이미 낡았다. 즉 근대적 의미의 시민을 만들기 위해서 기본적인 정보와 지식을 전해주는 기관으로서의 학교는 커다란 의미가 없다. 가정에서 가르칠 수 없는 다양한 지식을 배우는 곳이 학교였지만, 지금은 학교보다 인터넷이 더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적어도 정보와 지식이라는 점에서, 학교는 일종의 사회부적응자다.
그렇다면 학교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이를테면 지식을 다루는 법 혹은 진짜 지식을 가려내고 만들어내는 법 같은 것은 어떨까. 혹은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을, 단순 지식이 아니라 몸으로 체득하게 하는 것,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토론 수업이라든가 팀 작업 같은 것들은 어떨까. 지금 대안 교육이 각광받는 이유는 결코 광대한 이상 때문이 아니다. 현실의 교육 시스템 자체가 너무 시대에 뒤떨어졌을 뿐 아니라 지나치게 권위적이고 폭력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대안교육이라고 해서 모두 옳다고 말할 수도 없다. 한국의 대안교육은 또 하나의 엘리트 교육이 되는 경향이 있다.
지금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나는 거기에 대해 뭔가 주장할 생각도, 능력도 없다. 다만 『자퇴할까 학교에 남을까』를 기획하게 된 이유는 분명하게 있다. 아이들이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했을 때, 부모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일단은 말리고, 설득하고, 때로 혼내기도 할 것이다. 당연하다. 나라도 일단은 말릴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본인의 선택이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정보다. 아이가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했을 때,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러한 정보다. 하지만 자퇴 이후의 정보를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저기 찾아 다니고 알아보면 구할 수야 있겠지만, 평소 대안교육에 관심이 있었던 부모가 아니라면 쉬운 일이 아니다.
『자퇴할까 학교에 남을까』는 제목 그대로, 자퇴 이후의 과정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모은 책을 원했다. 학교를 그만두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최소한 다른 대안학교라든가, 직업교육 또는 단순하게 검정고시를 치는 법이라도 모아서 다양한 선택지를 보여주려 했다. 지금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미래의 다양한 선택지를 알아야 하니까.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최대한 자퇴는 안 하는 게 더 낫다. 그래서 자퇴를 하기 전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싶었다. 상담을 받거나, 학교 밖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방법 같은 것들.
『자퇴할까 학교에 남을까』를 기획하게 된 개인적인 이유는, 나 역시 학교를 다니면서 끊임없이 도망치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국은 그만두지 않고 정규 교육을 다 마치게 되었지만, 그 과정이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70, 80년대에는 학교를 그만두고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 가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뿐이다. 그 시절에 『자퇴할까 학교에 남을까』 같은 책을 만났다면, 그런 정보를 알게 되었다면 아마 자퇴를 진 지하게 고민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결국 용기가 부족해서 그냥 다녔을 것도 같지만.
『자퇴할까 학교에 남을까』는 학교를 그만둬야 할까 고민하는 학생들만이 아니라 오히려 부모를 위한 책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교를 그만두라고 말하는 책이 아니라 학교 바깥에 어떤 길이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이미 말했듯이 가급적이면 그만두는 것보다는 다니는 것이 낫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갈 용기가 있다면, 지금 힘들어도 부딪쳐보는 것이 더 좋다. 그러니 학교를 그만두는 것은, 자퇴를 하는 것이 나에게 확실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을 때,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 희망이라고 믿어질 때에만 결단하는 것이 좋다. 『자퇴할까 학교에 남을까』가 그런 다양한 선택의 과정에서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직접 뛰어다니면서 정보를 모으고, 사람을 만나고 글을 쓴 신민경, 이숙명 씨에게 감사 드린다. 기획만으로는 책이 나올 수 없는 것이니, 그들이 아니었다면 『자퇴할까 학교에 남을까』는 머릿속에서만 맴돌았을 것이다.
2015년 2월
김봉석
컬처매거진 『브뤼트』 편집장. 대중문화평론가, 영화평론가.
전 『씨네21』 『한겨레』 기자.
『공상이상 직업의 세계』 『전방위 글쓰기』 『컬처 트렌드를 읽는 즐거움』 『영화리뷰쓰기』 등의 책을 냈다.
초심자의 시선에서
‘자퇴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을까?’ 처음 『자퇴할까 학교에 남을까』에 대한 기획(초판 제목은 『자퇴 매뉴얼』)을 접했을 때 든 생각이다. 자율적이건 강제적이건 대부분의 학생들이 착실하게 제도교육권 안에 있을 것 같은데, 굳이 자퇴에 대한 ‘가이드’가 필요할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물며 대안교육 전문가가 써도 모자랄 판에, 글쓴이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실에서 12년을 버틴 ‘제도교육의 수혜자들’이다. ‘발도르프 교육이 뭐지? 대안고등학교도 모자라 대안대학도 있어?’ 평소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생소한 부분을 파고들자니, 처음에는 쉽게 발동이 걸리지 않아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나 막상 취재에 들어가면서, 오히려 이 책은 완전 초보의 시선으 로 만들 때 더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자퇴할까 학교에 남을까』를 한 줄씩 써 내려가는 과정은 곧 우리의 선입견을 깨는 과정이나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책을 준비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학교를 떠나서도 씩씩하게 자기 삶을 꾸려가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교 밖의 다양한 삶을 만나면서 ‘내가 만약 학창 시절에 이런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잠겨보기도 했다.
취재하는 과정에서 가장 즐거웠던 건, 무엇보다도 똑똑하고 멋진 청소년들을 만나는 것이었다. 현재를 즐기되 미래에 대한 주관이 확고하게 선 친구들을 만나면서, 오랜만에 신선한 자극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친구들은 10대가 30대의 스승이 될 수 있음을 멋지게 증명했다. 사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가이드’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자퇴를 결심한 학생들이 모두 잘나고 대단하기만 할까. 학교도 부모도 포기한 청소년들, 막연하게 자퇴를 생각하고 있는 청소년들이나 그들의 부모는 어디서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탈학교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정보란, 거창한 교육철학이 아니라 실질적인 지도다. 그러나 현재 학교 밖 청소년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지나치게 편중된 감이 있다. 취재하면서 만난 공교육 교사들 역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못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게다가 서로 활발한 교류가 이뤄져야 할 공교육 현장과 대안교육 현장 사이에 접점이 없는 것도 아쉬웠다. 그래서 이 책이 학교와 학교 밖을 연결시켜줄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되어주길 바란다. 공교육과 대안교육을 구분 짓지 않고, 청소년들에게 학교 밖 길을 최대한 객관적이고 폭넓게 제시하려 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언뜻 『자퇴할까 학교에 남을까』란 제목이 위협적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자퇴를 부추기는 불량한 책이란 인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 책은 오히려 ‘자퇴를 다시 한번 생각하라’고 권하는 책이다. 다만, 학교 밖의 삶이 이렇게 다양할 수 있음을 열어주고 싶었다. 학교 밖의 삶을 꿈꾸는 청소년들, 그로 인해 고민하는 학부모들, 더 나아가 학교 안팎의 모든 청소년들에게 이 책이 성실한 길잡이가 될 수 있길
바란다.
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이 책의 기획의도를 반겨준 서울시대안교육센터 관계자 분들, 하자센터와 풀뿌리 사회 지기학교 교사들, 그리고 인터뷰를 하면서 사적인 부분까지 용기 있게 말해준 취재원들께 감사를 드린다. 특히 섭외에 지대한 몫을 책임져준 ‘더 라이터스’의 동방생, 류한원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한다.
2015년 2월
신민경, 이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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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12년간 제도교육을 받았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당연히 남들처럼 그래야 하는 줄 알고 4년제 대학에 갔다. 대학에선 불문학을 공부했고, 졸업 후에는 영화잡지 기자로 10년간 일했다. 지금은 회사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여전히 글을 써서 먹고 산다. 이 책을 쓰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나의 10대 시절을 좀 더 즐겁게 보낼 걸 하는 후회다. 그래도 현재를 활기차게 사는 10대들을 보면 힘이 난다.
이숙명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녔지만 고1 때까지 만화가 문하생이 되겠다며 입시경쟁이나 사교육과 상관없이 살았다. 그러다 언니의 대학 낙방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교우관계부터 사회적 지위까지 모두 학벌을 중심으로 굴러가는 사회라는 걸 깨닫고 대학에 가기로 결심했다. 대학 4학년 때 돈이 없어서 학교에서 쫓겨난 후 잡지기자 일을 시작했다. 영화지와 패션지를 거쳐 지금은 프리랜서로 일한다. 인생에서 학교는 중요하지만 학벌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차례
들어가는 말┃다른 길을 걸어가고 싶을 때_김봉석
들어가는 말┃초심자의 시선에서_신민경, 이숙명
파트 1 학교, 정말 그만둬야 할까?
왜 학교에 가기 싫을까?
선생님이 나오지 말래요!
사회생활이 어려워요!
더 좋은 대학에 가고 싶어요
공부만 하는 게 힘들어요!
학교에서는 꿈을 펼칠 수가 없어요!
결정은 잠깐이지만 결과는 오래 지속된다
다시 생각하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
자퇴 후 겪는 부작용들
부모의 역할
정말 학교와 화해할 수 없는가?
학교 밖의 삶 미리보기
감성과 소통으로 나를 찾는 공간, Wee
서울은 즐거운 학교다, 징검다리 학습과정
꿈을 틔우다 삶을 틔우다, 틔움
꿈과 이야기가 있는 공간, 몽담몽담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그곳, 학교너머
다시 시작하고 싶을 때, 위탁형 대안학교
교사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공립학교 선생님과 대안학교 선생님이 증언하는 학교 안팎의 현실
파트 2 학교 밖의 길, 무엇이 있을까?
학교는 No! 학위는 Yes?
학교 밖에서 학위를 얻으려면?
검정고시, 어떻게 준비할까?
또 하나의 학교, 가정
의무교육 = 의무취학?
홈스쿨링, 어디까지 왔나?
홈스쿨링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제도교육과 따로 또 같이
대안학교는 어떻게 싹을 틔웠을까?
대안학교, 제대로 알고 선택하자
대안학교는 정말 대안적인 학교일까?
전국 대안학교 현황
길이 곧 삶이고 배움터
길 위의 학교, 그게 뭐지?
로드스쿨링,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까?
워킹 홀리데이,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나는 십대 경제인
조금 일찍 사회를 경험해볼까?
어떤 일을 할까?
직업훈련, 어디서 받을까?
배우고 느끼고 나누자!
서울시립청소년직업센터 Haja
공간 민들레
노마소이 풀뿌리사회지기학교
인디고 서원
교육공동체 나다
파트 3 학교를 떠난 사람들
자퇴생 대학 가기, 의지력이 관건
통제하려 하지 말고 멘토가 되어주세요
스펙이 아니라 사회를 위한 공부를 하고 싶다면
여행은 나에 대해 배우는 시간
창업, 준비할 게 끝도 없다
하자, 미래의 예술가들이 자라는 곳
부록┃어디서 놀고 배우고 쉴까? -서울시 청소년 공간
참고문헌
첫댓글 이 책을 보는 순간부터 고민합니다... 이 책을 사고자 수서에 넣으면 반드시 입을 댈 선생님들이 있을 법 한데...
으으으~ 사서 학교에 넣고 싶어요...
이 책은 자퇴를 종용하지도 자퇴를 절대 하면 안된다고 강변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자퇴가 뭘까, 자퇴를 하면 어떻게 될까, 자퇴하지 않고 학교에 다닐 수 있을까 등등 자퇴와 관련된 다양한 의문점들을 풀어주고자 쓴 책입니다. 아마도 학교 선생님들께 이 책은 학생들의 밝은 미래를 위한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