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티콘 하나로도 훨씬 가까워질 수 있어… 세심한 배려를”
박효진2026. 6. 23. 03:09
[새로고침(F5) 환대의 공동체로] 새로고침, 환대로 향하는 대담
국민일보 연중기획 ‘새로고침(F5) 환대의 공동체로’ 대담에 참석자들이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홍대센터처치에서 “교회만의 언어에서 벗어나 환대의 문을 열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왼쪽부터 최성원 서울중앙교회 목사, 조은하 목원대 교수, 김혜민 작가. 신석현 포토그래퍼
<참석자>
최성원 목사(서울중앙교회)
조은하 교수(목원대 신학과)
김혜민 작가(‘좋은질문의 힘’ 저자)
진행=장창일 기자
영상=손동준 기자
국민일보는 연중기획 ‘새로고침(F5) 환대의 공동체로’를 통해 한국교회가 개선해야 할 과제를 집중 조명했다. F1 영적 지도력(Fatherhood)에서는 한국교회가 당면한 과제인 목사 청빙 현실과 대안을 짚었고 F2 교회 조직(Framework)에서는 교세 감소를 반영하지 못하는 방대한 조직과 직분제 난맥상의 해법을 모색했다. F3 재정(Finance)에서는 헌금 감소로 교회 사역이 중단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다뤘다. 환대의 교회 공동체를 소개하는 F4 모두를 품는 환대(Feast)를 시작하기에 앞서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홍대센터처치에서 최성원 서울중앙교회 목사와 조은하 목원대 교수, 김혜민 작가를 초청해 교회의 진정한 환대와 한국교회가 새로 고쳐야 할 과제를 주제로 대화했다. 홍대센터처치는 전통적인 교회인 서울중앙교회가 젊은이와 접점을 넓히기 위해 연남동에 문을 연 환대의 공간이다. 대담 참석자들은 “교회만의 언어에 갇힌 한국교회가 무심코 뱉은 차별의 말에 환대의 문이 닫힌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며 “진정한 환대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현장에서 느낀 한국교회의 ‘새로고침’ 과제는 무엇인가.
△최성원 목사=세대간 갈등부터 재정적인 어려움과 효율적인 집행, 목회자 윤리문제 등 교회 안에 여러 문제가 있지만 담임목사를 하면서 보니 배려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공동의회나 제직회 등에서 서로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자기 입장만 앞세우는 모습을 자주 본다. 윗세대의 포용과 다음세대의 존중이 어우러지는 배려의 문화가 교회 안에서 점차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김혜민 작가=우선 시대정신이 결여됐다. 교회는 트렌드에는 민감하지만 정작 시대의 아픔과 대중의 갈증은 깊이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 영적 문해력 문제도 있다. 사회적 현상을 신앙의 언어로 해석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데 교회만의 언어에 머물러 있어 진정한 위로와 어려움에 대한 해법을 주지 못하고 있다.
△조은하 교수=동의한다. 또한 사회는 목회자의 윤리적 일탈에 크게 실망한다. 교회와 목회자에게 기대하는 수준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교회는 세상과 소통하기보다 자기들만의 성안에 갇혀 있다는 인식을 점점 더 강하게 주고 있어 아쉽다.
-교회가 사람 중심 공동체가 되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김 작가=4대째 신앙을 이어오며 교회 안에서 자라고 성장하는 혜택을 누렸다. 청년 시절엔 5~6개의 사역을 도맡았고 교회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하지만 사회 생활과 가족과의 시간이 소중해지면서 교회 봉사를 못하고 있다. 대신 교회에서 배운 환대를 기반으로 세상 속에서 소모임을 만들고 글쓰기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고 있다. 교회는 종종 사역의 양과 신앙이 비례한다고 보지만 중요한 건 봉사의 양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섬기는 것이 아닐까 한다.
△최 목사=은평구에 있는 우리 교회 주변에서 청년 전도를 했지만 쉽지 않았다. 청년들을 찾아가야 한다고 확신하며 홍대센터처치를 구상했다. 성도들을 설득하는 게 큰 과제였다. 긴 시간 대화했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교인을 먼저 환대했고 이 경험을 나눌 길을 함께 찾자고 제안했다. 결국 1년 반이 지나 만장일치로 이 공간을 허락해 주셨다. 이런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직분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조 교수=교회에는 봉사와 헌신 속에서 큰 기쁨과 에너지를 얻는 성도들이 많고 그들의 수고로 공동체가 세워진다. 문제는 헌신과 의사결정이 분리돼 있다는 점이다. 결국 봉사자들은 거리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성도들의 목소리가 청빙위원회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되는 구조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김 작가=목회자들에게는 다음세대를 세우고 키울 책임이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부목사를 영적 동역자나 후계자보다 단순히 사역을 돕는 스태프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아 성장의 기회가 제한되곤 한다. 젊은 목회자들이 교회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성도를 알아가며 사역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일보의 올해 연중기획에 소개된 다양한 교회 사례들을 통해 교회 현실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한국교회가 진정한 환대의 공동체가 되려면.
△최 목사=가장 쉽게는 단톡방에서 생각이 조금 다르더라도 하트나 엄지 척 하나를 보내주는 것 같은 작지만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문자 이모티콘 하나로도 목회자와 성도 사이는 훨씬 더 가까워질 수 있다. 교회 안에서부터의 환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조 교수=이제 우리의 환대는 이웃을 넘어 환경과 생명으로 확장돼야 한다. 환경은 후대에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잠시 빌려 쓰는 것이다. 이 생명 세계에 대한 환대를 우리 교회가 먼저 실천했으면 좋겠다.
△김 작가=조건 없고 아낌없는 무조건적인 환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교회는 먼저 차별과 배제의 언어를 점검해야 한다. 아무리 경건하게 신앙생활을 하더라도 무심코 뱉은 차별적 언어 하나로 교회의 진정성이 무너진다. 세상의 기준이 높아진 만큼 교회가 높은 도덕성과 사회적 감수성을 기르는 노력에 힘써야 한다.
정리=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기사원문 ㅣ https://v.daum.net/v/202606230309515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