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벤스의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의 기적>
망망대해를 헤치고 나가
미지의 땅 아시아에 복음의 씨앗을 뿌린
하비에르의 선교 업적을 기린 작품이다.
계단 위 테라스에서 이교도의 우상들이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하늘의 빛에 쓰러진다.
그 아래에 아기를 안은 인도 여인,
정수리까지 머리를 깎은 일본인,
곱슬머리 흑인 등 많은 이교인이 모여 있다.
17세기 바로크미술을 대표하는 루벤스의 작품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의 기적>이다.
선교의 수호자 하비에르(예수회, 1506~1552)는
난간 기둥에 올라서서 그동안 이들이 모르고 살았던 신,
즉 우주 만물의 주인이신 주님에 대해 설파하고 있다.

그는 일본에서 활동하는 동안 아시아를 복음화하려면
중국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동아시아는 풍습부터 사상까지 모든 게
중국 영향권에 있다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그래서 중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광동성에서 14㎞ 떨어진 상천도라는 섬에서 열병으로 쓰러졌다.
"하느님께서 10년만 생명을 연장해 주신다면
나는 중국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일들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으나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선종 당시 46살이었다.
유해는 아시아 첫 기착지인
고아의 봄지저스(Bom Jesus)대성당 석관에 안치됐다.
놀랍게도 460년 세월이 흐른 오늘날까지
유해가 거의 원형 상태로 남아 있어
순례객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 <평화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