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버섯
산에 오르면 죽어가는 나무나 죽은 가지에 이 녀석만큼 많이 붙어 있는 버섯도 없다. 헌데 약초꾼들도 이 녀석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흔하기 때문이다. 희귀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천대를 받고 있다.
운지나 영지는 제법 가격을 받는데 비해 이 녀석은 가격은 고사하고 아예 채집자체를 하지 않는다. 필자는 약초공부를 하면서 이 녀석의 놀라운 능력에 주목했다. 희귀성보다는 약성을 더 중요시 했기 때문이다.
이 녀석은 운지의 두 배, 영지의 세 배 가까운 성분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필자는 이 녀석을 채집해서 한 겨을 내내 복용했었다. 봄에 피로는 물론이고 저녁에 과음을 하고 새벽에 일어나도 거뜬했다. 그 맛도 영지나 운지처럼 쌉싸름이 있었지만 연하고 부드러워 마시기가 훨씬 편했다.
이 녀석이야말로 간장을 지켜주는 최고의 파수꾼이다. 이 녀석이 지니고 있는 능력을 화상이나 염증에만 있다고 말들하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다. 이 녀석은 간장을 풀어주고 면역성을 길러준다. 간해독의 최고 실력자이며 간질환, 간경화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먹는 방법 또한 간단하다. 화상이나 상처가 나서 염증이 생기면 말린 이 녀석을 가루내어 환부에 발라준다. 간질환이 있으면 보리차처럼 끓여 냉장고에 넣고 자리끼로 또는 물처럼 마신다.
간버섯은 구멍장이 버섯과의 약용버섯으로 학명은 (Pycnoporus coccineus)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활엽수나 침엽수의 고목에서 자라는 목재 백색부후균으로 선명한 붉은 색과 표면이 매끄러운 것이 특징이다. 한겨울에도 선명한 붉은 색의 버섯을 종종 볼 수 있다.
맛은 약간 맵고 떫으며 성질은 따뜻하다. 청혈제습(靑血除濕), 소염해독(消炎解毒)한다. 즉 피를 맑게 하고 습기를 제거하며 염증을 없애주고 독을 푼다. 해열, 부기, 습기, 해독, 지혈에도 좋다. 관절염, 류머티즘, 통풍, 곰팡이로 인한 질환에 사용한다. 또한 여드름과 같은 피부질환, 이질에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필자가 늘 말했지만 흔하다고 다 하찮은 것은 아니다. 흔치 않다고 귀한 녀석들보다 더 많은 효능을 지녔으니 흔치 않다고 귀히 대접 받는 녀석들은 깊이 생각해야봐야 할 것이다.
선분홍빛이 아닌 회색으로 변한 버섯은 수명을 다한 버섯으로 약성이 없다. 색상이 선명할수록 약성이 강하다. 산행을 하면 주위를 둘러보라. 혹시 아는가? 아기자기하고 선분홍빛을 띤 예쁜 녀석들이 방긋 미소 짓고 있을지..?
해강.
약초연구소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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