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세월호 참사로 비탄에 빠진 탑승객 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이런 터무니없는 일로 지금 온 나라는 슬픔을 넘어 분노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또 다시 탑승객 수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 저 역시 여주시민 여러분과 같은 마음입니다.
‘이게 제대로 된 나라냐’는 국민들의 질책과 ‘언니, 다음엔 이 나라에 태어나지 마세요’라는 어린 여학생의 쪽지 글도 지금 우리가 가진 분노를 표현하기엔 부족합니다.
이번 세월호 참사는 우리 대한민국이 가진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난 배경에는 천박한 대한민국식 자본주의와 대박을 노리는 우리의 왜곡된 이기심이 함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참으로 비참하고 비루한 마음마저 듭니다.
저는 지난 52년간 주민으로 살아왔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살았고, 여주사람이라는 자부심은 제가 가진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지금 우리 여주는 세월호 참사에서 나타난 총체적 무능과 부실에 못지않은 왜곡된 지방자치에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능력이 안 되거나 소통하지 못하는 집행부 수장으로 인한 마음과 몸의 고생을 여주시민과 여주시청 공무원들이 가져서는 안 됩니다.
참으로 위대한 역사와 문화자원을 가진 우리 여주가 황당하고 기괴한 일을 벌이는 과정에 그 어는 공무원과 시민도 ‘이건 아닙니다’라고 말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드는 시장이나 시의원은 이제 우리 여주시에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 여주시에 필요한 시장과 시의원은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정확하고 빠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시민과 현장 일꾼들의 의견을 겸허하게 들을 수 있는 ‘큰 귀’를 가진 사람입니다.
‘시장이 까라면 깐다’식의 막무가내 밀어붙이기 행정이 ‘추진력’으로 돌변하고, ‘모래성’을 만들겠다는 황당한 사업예산을 승인하는 여주시의회의 의결이 나오는 상황은 정상적이라거나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여주시의회 의원은 정당이나 국회의원의 ‘꼬봉’이 아닙니다. 여주시의회 의원이 꼬봉을 하려면 여주시민의 꼬봉이 되어야 합니다. 정당과 국회의원, 시장의 눈치를 보는 의원이 아니라 시민의 눈치를 보고 그 기색을 살펴야 합니다.
이제 저는 여주시민의 꼬봉이 되려고 합니다.
그래서 선거용어로는 ‘무소속’이며, 제 용어로는 ‘시민소속’입니다. 시민의 뜻을 받아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를 견제하고, 시민 생활에 도움이 되는 조례를 만들고, 시민께 불편을 주는 조례를 고치는 여주시의회 의원으로 ‘여주시민의 꼬봉’이 되고자합니다.
제가 오늘 드린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는 질타가 나온다면 저는 언제라도 시민께 무릎 꿇을 것이며, 시민들의 명령에 따라서는 제 역할을 못한다면 그 자리에 연연치 않을 것입니다.
2014년 4월 30일 이장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