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3장 1~17절 "비유로 말씀하시는 이유"
오늘의 본문의 내용은 흔히 “씨뿌리는 자의 비유”라고 불리고 있는데, 잘못된 제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비유에서 밭과 씨는 동일한 사람이고, 동일한 씨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네 가지 밭의 비유”라고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1절을 보니 이 비유를 말씀하시는 때는 “그 날”이었습니다. 즉 바리새인과의 안식일 논쟁이 있었고, 바리새인들이 예수님께 바알세불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는 비난에 대해 예수님께서 반박하시고, 표적을 보여달라고 요청하는 바리새인들에게 요나의 표적밖에는 보여줄 것이 없다고 하신 그 날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어머니와 동생들이 예수님을 찾아왔을 때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곧 나의 형제, 자매요, 어머니라고 말씀하신 날입니다. 이와 같은 내용은 회당에서 있었던 일이었는데,
오늘 본문 1절은 “집에서 나가사”라고 기록하고 있으니 아마도 잠시 가버나움에 있는 어떤 집에 들어가 있으시다가 나오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오늘 본문에 나오는 비유는 12장에 기록되었던 내용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께 또 모여들자 예수님께서는 배에 앉으시고, 사람들은 해변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듣습니다(2절). 이 사람들에게 여러 비유를 말씀하셨는데, 그 첫 번째 비유는 “네 가지 밭의 비유”입니다.
씨뿌리는 자가 씨를 뿌렸다는 것은 주님께서 천국 복음을 말씀하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꼭 주님이 아니어도 천국 복음을 전하는 주님의 일꾼이라고 해도 됩니다. 아무튼 천국 복음, 하나님의 말씀이 전해지는 상황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아마 바리새인들을 비롯한 일부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천국 복음을 아무리 전하여도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상황을 보시면서 이 비유를 말씀하시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똑같은 사람이 똑같은 씨를 뿌렸지만, 밭의 상태에 따라 뿌려진 씨의 결과는 매우 달랐습니다. 우리가 흔히 “마음의 밭”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하나님의 말씀이, 복음이 전해져도 내 마음의 상태에 따라 그 말씀을 거부하기도 하고, 그 말씀을 들었지만 여러 상황으로 인해 그 말씀이 깊이 뿌리내리지 못한 채 금세 사라져버리기도 할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좋은 땅에 씨가 떨어지면 잘 자라서 많은 결실을 거둔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복음과 말씀을 듣는 태도에 따라 그 결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주님께서 비유로 말씀하는 것에 대해 제자들이 예수님께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10절). 그러자 주님은 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 그들에게는 아니되었다고 말씀하십니다(11절).
이왕이면 많은 사람들이 듣고 잘 이해하여 복음을 믿으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은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에서 “너희”와 “그들”은 “제자들”과 “바리새인들”을 넘어서서 “열린 마음으로 말씀을 들으려는 자들”과 “마음을 닫고 말씀을 듣지 않으려는 자”로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12절에서는 “무릇 있는 자는 받아 넉넉하게 되되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마치 좋은 땅(좋은 밭)처럼 열린 마음으로 듣는 자들은 더욱 풍성해질 것이고, 마음이 강퍅(剛愎)하여 삐뚤어진 마음으로 듣는 자들은 더욱 강퍅한 상태로 남아 받을 수 있는 은혜조차도 받지 못하게 됨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14절, 15절은 이사야 6:9, 10의 말씀을 인용하여 말씀하십니다. 마음이 강퍅한 자들은 아무리 보고, 들어도 깨닫지도 못하는 완악(頑惡)함으로 가득하여 깨달을 수 없게 하겠다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듣고, 깨달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복 받은 자들입니다(16절). 17절에서 말씀하시다시피 구약의 선지자들과 의인들은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이적(異蹟)들과 천국 복음과 말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유대의 많은 사람들에게 이적을 행하시고, 복음을 전하시고,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귀한 말씀을 전하셨기에 그 놀라운 복음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었습니다.
[결단]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더 놀라운 축복입니다. 우리가 마음의 밭을 좋은 밭처럼 준비하여 들을 준비만 하고 있다면, 이 놀라운 복음을, 주님의 말씀을 듣고 깨달아, 그 삶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이 놀라운 기회를 놓치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을 더 귀 기울여 듣고, 그 말씀을 따라 행하며, 주님께서 주신 귀한 생명의 삶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아멘! 2023-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