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밝게 더 기쁘게
오늘 독서는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 주님께서는 요한에게 당신의 말씀을 책에 기록해서 일곱교회에 보내라고 하십니다. 오늘 독서는 그 중 두 개 교회, 즉 사르디스 교회와 라오디케이아 교회를 향해 하신 말씀입니다. 일곱 개 교회 중 다섯 교회는 칭찬을 받습니다. 그런데 이 두 교회는 예수님의 서릿발 같은 책망과 꾸중을 받습니다.
먼저 사르디스 교회의 천사에게 써 보내라고 하십니다. 발신인은 “하느님의 일곱 영과 일곱 별을 가진 이”라고 되어 있으니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러면 예수님께서 사르디스 교회에 하시는 말씀은 무엇인가... “나는 네가 한 일을 안다. 너는 살아있다고 하지만 사실은 죽은 것이다.” 죽은 교회이기 때문에 책망을 받는 겁니다.
죽은 것이다 라고 번역되었지만 원어로는 현재형 동사를 썼으니 “현재 급속하게 죽어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세간의 명성은 자자하지만 실상은 영적으로 죽어가는 상태이기 때문에 꾸지람을 받습니다. 현실과 타협하고, 적당히 신앙생활하고, 전혀 긴장감 없고, 무사 안일주의, 태평하게 신앙생활하는 것을, 예수님께서는 그 꼴을 봐주기가 어려웠던 겁니다. 경건함의 모양은 있지만 영적 성숙을 위해 더 이상 무엇을 하지 않는... 영적 가사 상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사르디스 교회를 향해 깨어있으라 말씀하십니다. 여러 말씀을 하시는데 그중에 동사만 쓰도록 하겠습니다. “깨어 있어라. 튼튼하게 만들어라. 되새겨라. 지켜라. 회개하여라.” 죽어가는 교회의 모습에서 활력을 되찾고 생기있게 되려면 움직여야 하니까, 움직이고 해야 될 “동사”만 쓴 겁니다.
만약 이렇게 죽어가는 모습으로 있다간...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네가 깨어나지 않으면 내가 도둑처럼 가겠다.” 죽은 상태에서 주님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님께서 깨우실까요? 아니면 “아이고~ 잘자네~ 계속 자라~”하고 안깨우실까요? 모를 일입니다. 안일한 교회, 적당히 타협하고 적당히 신앙생활하고 긴장감 없는 교회, 죽어가는 교회는 그냥 그대로 끝일 수 있습니다.
자, 그럼 다음 라오디케이아 교회입니다. 여기서 너무도 유명한 말씀이 나오지요. “너는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다. 네가 차든지 뜨겁든지 하면 좋으련만! 네가 이렇게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으니, 나는 너를 입에서 뱉어 버리겠다.”
어찌보면 사르디스 교회를 향한 꾸지람과도 비슷한 겁니다. 이런 미지근한 신앙, 이도 저도 아닌 모습... 저 사람 신자야? 아님 비신자야?... 모르는 겁니다. 주변에서 딱 알고 있어야 하는데, 창피한 겁니다. 내가 신자라고 밝히는 게 왜 창피할까요? 이 사람들은 오히려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신자라고 하면 주님 욕먹이게 될까봐 신자라고 말 못하겠어요~” 으이고~~~ 그런 정신상태로 무슨 신자라고... 내가 다 부끄럽네요.
이어지는 말씀으로 라오디게이아 교회 사람들이 왜 예수님께 꾸중을 듣는지 알 수 있습니다. “‘나는 부자로서 풍족하여 모자람이 없다.’하고 네가 말하지만, 사실은 비참하고 가련하고 가난하고 눈멀고 벌거벗은 것을 깨닫지 못한다.”
라오디게이아 교회의 신자들은 부자였습니다. 물질적으로 풍족해서 부유한 상태였지요. 부자는 아주 조심해야 합니다. 가진 것이 많아서 교만해질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입니다. 마치 권력이 많이 가진 사람에게 책임이 더 많은 것처럼 말이지요. 여기저기 시국선언을 하고 시국기도를 하고 부정부패의 책임있는 대통령이 안일하게 골프치러 가는 모습처럼,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권력만 휘두르는 깡패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모습에 반해 영적으로 무감각하고 심각한 궁핍함에 직면해 있는 라오디게이아 교회의 신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나는 책망도 하고 징계도 한다. 그러므로 열성을 다하고 회개하여라.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
오늘 이 주님의 말씀을 듣고 깨어있는 봉명동 성당, 지각있는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해서 성숙한 면모로 문을 열어드리고 주님과 함께 먹고 나누는 우리의 모습이길 바랍니다. 아멘.
첫댓글 너는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다. 네가 차든지 뜨겁든지 하면 좋으련만!... 아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나는 책망도 하고 징계도 한다. 그러므로 열성을 다하고 회개하여라.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
책망과 징계가 두려워 문을 열 용기를 못 낼 것이 아니라 회개하고 찬미하며 천상시민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