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벽난로에 불을 지피며
송천 장 영기
새벽에 일어나니 거실 온도가 하강하여 온도를 측정하여 보니 영상19도다. 보통 실내 온도가 22도 23도는 유지되어야 하는데 오월 날씨치고 너무 차갑다. 하기야 어제 설악산에는 눈雪이20cm나 왔다는 뉴스 보도가 있었다. 정선 날씨도 만만치 않다.
나는 새벽에 일어나 글 한편씩 쓰고 책을 보는 습관이 일상화 됐다. 옛날 아침 일찍 일어나 우물가에 아낙들이 샘물을 기르듯...
몸이 으슬으슬하여 벽난로에 불을 넣어야 하겠다고 아내에게 가스 토치toch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어제 심하게 집밖으로부터 외부의 노출을 막기 위해 ‘갈대발’을 열심히 치더니 아내는 몸살이 나서 밤에 끙끙 소리 내며 앓는다.
나도 책을 봐야 되니 춥지만 아내 몸도 기온이 내려가면 안 될 것 같다. 벽난로에 불을 때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밖의 날씨도 강원도니까 춥지만 아내가 2층 창문을 열어 놓고 그냥 잠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문을 닫으며 여보! “제발, 문 좀 열어 놓지 말아요”
나는 아침 문을 일찍 열어 놓고 빨리 일어나라고 라디오 소리을 높어놓고 방문을 활짝 열어 새벽잠을 설치게 하시던 부친 덕에 트라우마가 있다.
지금생각하면 다 자녀들 잘 되라고 아버지가 하신 일이지만, 그때 그렇게 부친이 원망스러웠다. 그 시절에 얼마나 새벽 단잠이 그리운 때인가? 늘상 아버지의 하시던 말씀이 지금도 귓전에 쟁쟁 한다. “사람은 그저 근勤해야 되느니라”
내가 중학교 다닐 때 부친은 마을 일을 보셨는데 반班으로 배달되는 신문 및 공문을 각반 일반에서 오반 까지 배달을 해야 했다.
어떤 가을날은 일찍 4km-5km 되는 거리를 걸어서 신문을 돌리고 오면 아랫도리 바지가 다 이슬에 젖어 있었고 힘겨웠다.
하루는 산길을 지나 언덕 밑 도랑이 흐르는 곳인데, 건장한 남자 어른이 밤에 술을 마시고 그 길을 가다가 그만 낭떠러지 길에서 큰 도랑 아래로 떨어져 익사한 모습을 목격했다. 마을 사람들이 건저 가마니로 덮어 놓았는데 아랫도리 시신의 하체와 발이 노출 되어 있었다. 어린나이에 시체를 눈으로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아침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아침에 눈비비고 일어나면 누나는 부엌 일을 하고 나는 물을 길러오고 마당을 쓸어야 했다. 무슨 일이든지 ‘일’을 하고나야 아침밥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유대 심리학자 다니엘 카드먼Daniel Kahneman 은 두 자아가 있는데 ‘경험적 자아’와 ‘기억적 자아’가 있다고 말 한다. 즉 인생의 삶 중에서 긴 일생의 기억가운데, 즐거웠던 기억이나 힘들었던 기억은 매우 극명하게 남아 있다고 말 한다.
사람이 가족과 함께 살아가면서 왜, 아픔기억만 있겠나? 그러나 트라우마와 즐거웠던 일만 남는데 이것이 ‘기억적 자아’다. 경험적 자아는 누구나 송두리째 다 잊어버린다. 내가 지금 글을 쓰는 소재도 기억적 자아인 셈이다.
이혼 하는 부부가 함께 긴 시간을 살아 왔는데 ‘기억적 자아’ 곧, 남는 것은 꼭, 못해준 것 그것만 기억하게 된다고 한다. 이혼을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면 긴 시간 동안 함께 살면서 즐거웠던 일도 기억이 새로워진다. 그때는 이미 인생을 회복하여 돌이키기가 어려운 지점이다.
아~ 이제 방안의 기온이 25도로 정상 회복이 됐다. 요즘 코로나 19 까닭에 가는 곳 마다 체온 측정을 한다. 체온이 36,5-37도 다. 얼마나 감사 한가, 몸은 벽난로가 저절로 돌아가니, 불을 때지 않아도 삼시 세끼 밥만 먹으면 에네지가 충전 되어 자동 보일러가 돌아가니 참 편하지 않은가?
다시 우리 부부 이야기로 돌아 가 보자. 서울에서만 자라온 부인이 강원도 날씨를 이해 할 수 없다. “오월에 무슨 눈이 오겠느냐고” 그런데 여긴 온다. “여름철 서울 뙤약볕 피하여 강원도로 피서 오잖아” “여름 삼복더위에 기온이 서울과 밤에는 10도 차이가나, 이블 덮고 자야 돼”
이스라엘도 남북으로 긴 지역이라 같은 여행 일정 속에서도 수영복(사해 소금바다) 과 팔소매 긴 잠바 썬그라스를 꼭 가지고 가야 하듯이 “강원도 일기도 밤낮 차이가 많아”,
사람은 환경에 지배받고 적응하는 동물이다. 그래서 자라난 지역 정서와 성향이라는 것이 MBTI 검사에도 나온다.
강원도 ‘저탄소 녹색 성장’. 캐치프레즈 모르시나요.
싱그러운 5월이다. 산속에서 돈 안주고 산소를 마음껏 마시며 노후를 강원도에서 즐겁게 살자, 홧이팅! 강원도. 감자바위, 금 바위, 암하고불 巖罅高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