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하워드 감독은 1954년생입니다. 1950년대에 태어난 가장 성공적인 감독 중 한명인 론 하워드는 아역배우로 시작해 청년배우로써 굉장한 인기를 누리다 80년대에 코쿤, 스플래쉬, 윌로우 등, SF, 액션, 모험 등 가벼운 영화의 연출을 시작합니다. 그러던 그가 정극 연출로써 최초로 두각을 나타낸 영화가 바로 1991년작 '분노의 역류(Backdraft ) 였죠.
고등학생 때 비디오로 접한 분노의 역류는 저에겐 아주 중요한 영화인데요. 바로 '로버트 드 니로'라는 배우를 알게 된 영화였죠. 이 영화를 리뷰하고 싶었던 이유도 로버트 드니로의 대사 때문입니다. 그 이야기는 차차 하기로 하고, 영화를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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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도 소방관, 형도 소방관인 브라이언 맥카프리(윌리엄 볼드윈)는 땅꼬마 시절 아버지가 화재진압 도중 사망한 것을 목격하고 깊은 트라우마에 빠집니다.
그 후 이 일도 해보고, 저 일도 해보며 방황하던 주인공 브라이언은 결국 가업인 소방관이 되는데, 그가 발령받은 곳은 형이 있는 시카고의 17소방대였죠. 형인 스티브 맥카프리(커트 러셀)는 마초적인 남자입니다. 화마의 위험을 아는 형은 동생 브라이언이 강해지길 바라며 다그치고, 동생은 형을 뛰어넘고자 고군분투하나 무리하게 되죠.
그 와중에 시에서는 소방서 예산을 깎으려하고, 백드래프트 (역류 : 불이 사그러든 공간에 갑자기 막대한 산소가 공급되면 화염이 순식간에 거대해지는 현상)를 이용한 살인사건이 일어납니다. 그 와중에 브라이언은 시장의 비서로 일하는 어릴 적 친구(제니퍼 제이슨 리)도 만나고, 소방수사관인 림게일(로버트 드 니로)도 만나게 되죠.
누구보다 훌륭한 소방수가 되고 싶었던 스티브 맥카프리는 갈수록 줄어드는 소방예산에 동료들이 위험해지고, 때로는 죽어가는 것을 보고 힘들어 하죠. 점점 더 무리하며 스스로를 혹사시키는 스티브. 그러나 지쳐갑니다. 그는 전처(레베카 드 모네이)에게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고, 하룻밤을 보냅니다.
다음날 아침, 아들과 단란한 아침식사를 꿈꾸던 그에게 아내는 주저하며 울먹입니다. '애를 혼란케 하고 싶지 않아요. 당신은 최고에요. 인정해요 그러나 사고라도 날까봐...' 아이와 아침을 함께하지 못하고 떠나는 소방관의 삶. 언제나 목숨을 담보하고 불구덩이에 들어가야 하는 그들에게 경외심 까지 듭니다.
브라이언은 소방수사관으로 자리를 옮긴 후, 림게일과 함께 방화범을 쫓습니다. 지금 일어나는 방화들은 기존의 방화와는 달랐죠. 기존의 방화범들은 불을 놓는 행위를 좋아하고 태우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 영화의 방화범은 불을 싫어하고 극도로 제한적으로, 그러나 치명적으로 방화를 이용합니다. 림게일은 브라이언에게 방화범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는데, 제가 이 영화를 본 지 30년이 되어가는데도 여전히 최고의 대사로 남아 있습니다.
'홀컴이 세번째 희생자야. 역류작용 조작으로 홀컴이 안의 문을 열자 그는 당한거야. 팀(스티브와 함께 출동했다가 불에 사망한 소방수)은 하나 남은 문에 당한거지. 브라이언, 한마디로 이 일은 무엇과 관련된 일이지?' '불이죠!' 브라이언의 대답에 림게일은 신나를 뿌려 불을 놓습니다. 그리고 말하죠. '불은 살이있는 생명체야. 브라이언. 호흡하고 삼키고, 증오하지. 처치하려면 그 놈의 생각을 읽어야 해. 불길이 문을 타고 번져서 천장을 지나는 것은 물리적인 현상이 아니라 놈이 원해서 그러는 거야. 놈에게 휘말리는 소방수도 있지. 놈을 죽이려면 약간은 사랑해줘야 해.
뜻하지 않은 제 인생에 교훈을 남겨준 대사죠. '먼저 그 놈의 생각을 읽어라.' '그리고 놈을 죽이려면 약간은 사랑해줘야 한다.' 는 나에게 버거운 상대나 대상이 나타났을때, 제일 먼저 하는 생각이 되었습니다. 적폐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KBS의 적폐들도.. ㅎㅎ
사건은 소방서를 지키려는 자들과 소방서의 예산을 삭감하려는 사리사욕이 가득한 기득권들의 대결이었습니다. 동료인 엑스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을 때, 스티브는 이야기하죠. 'You go, we go' (네가 가면, 우리도 가는 거야)
스티브와 엑스, 그리고 브라이언은 이 위기를 벗어나 살아날 수 있을까요? 방화범의 정체는 누구일까요? 예산을 삭감하려는 시의 적폐기득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오랜만에 90년대 감성을 느끼며 이 영화 한 편 보는 걸 추천드려요. 모든 결과는 영화를 통해 확인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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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역류는 아주 맛있는 장르의 짬뽕 한그릇을 먹는 기분이 드는 영화입니다. 화재와 소방서를 주제로 한 재난영화이면서, 형제애, 가족애를 드러내는 가족 영화입니다. 또한 방화범을 추적하는 스릴러 영화이면서, 한창 청춘스타인 꽃미남, 꽃미녀였던 윌리엄 볼드윈과 제니퍼 제이슨 리를 앞세운 청춘물이기도 하지요.
짬뽕영화들이 그렇듯 맛있긴 하나 많은 이야기를 집어넣다 보니 이야기는 장황해지고, 집중력은 떨어지는 아쉬운 점이 있죠. 이런 탓에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다음 작품이었던 '파 앤드 어웨이'보다는 평가나 흥행에서는 다소 부진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영화를 서른 번은 족히 보았는데요, 볼때마다 이 시절 필름카메라의 질감도 사랑스럽고, 화재 현장의 웅장함과 신파적이지만 코끝이 찡해지는 가족애, 형제애, 동료애 등을 사랑합니다. 멋진 영화임에는 부인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소방도로에 불법주차한 벤츠를 시원하게 박살내며 소방작업하는 장면이 통쾌합니다. ㅎㅎ 국내 도입이 시급한 사안이죠.^^
오늘은 9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며 소방관들의 삶의 애환과 액션을 담은 영화 분노의 역류를 포스팅해봤습니다. 끝곡은 산불소방작업 비행사의 사랑과 죽음을 다룬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영혼은 그대곁에 (Always ) 중에 'Smoke get in your eyes '로 정해 보았습니다. 좋은 하루되시길요.
분노의 역류는 제가 어렸을 때 개봉한 영화라 당시엔 몰랐다가, 성인이 된 후에 찾아보게 된 영화입니다. 찾아보길 정말잘했구나 싶었어요. 한국에서도 화재 관련한 영화가 있었죠. 2000년 리베라메, 2012년 타워. 제 개인적으로 리베라메는 영화관에서 보았고, 타워는 집에서 봤어요. 리베라메는 유지태 씨가 일찍 죽어서 더욱 알려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타워는 기득권을 향한 메시지도 있었던 것 같고요. 두 영화 모두 정말 완벽하게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까진 몰라도 소방관을 향한 감사함과 고마움을 다시금 알게 해준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첫댓글
천상님 리뷰 너무 좋아요~~
적폐에게 약간의 사랑을 ㅋㅋㅋ 전 반대 ㅎㅎ
마지막 영화음악도 좋아요, 저 영화도 본것 같은데.. 사랑과 영혼의 모티브 영화죠?
맞아요...사랑과 영혼의 모티브가 된 영화죠.^^
분노의 역류는 제가 어렸을 때 개봉한 영화라 당시엔 몰랐다가, 성인이 된 후에 찾아보게 된 영화입니다. 찾아보길 정말잘했구나 싶었어요. 한국에서도 화재 관련한 영화가 있었죠. 2000년 리베라메, 2012년 타워. 제 개인적으로 리베라메는 영화관에서 보았고, 타워는 집에서 봤어요. 리베라메는 유지태 씨가 일찍 죽어서 더욱 알려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타워는 기득권을 향한 메시지도 있었던 것 같고요. 두 영화 모두 정말 완벽하게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까진 몰라도 소방관을 향한 감사함과 고마움을 다시금 알게 해준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리뷰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시간이 되실 때 가끔 다른 리뷰도 올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김호섭(호세옵) 오 고맙습니다. 리베라메 어릴 적에 재밌게 본 것 같네요.
네. 시간 날 때, 틈틈이 울 저리톡이랑, 영화랑. 소설 등등 리뷰할게요.^^
화재 영화중에 '타워링'이 있죠
스티브 맥퀸과 페이 더나웨이 주연(??)
어렸을때 보면서 엄청 무서웠던 기억이 ㅎ
워낙 타워링이 명작이라 분노의 역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점이 아쉬워요.
페이 더너웨이는 진짜 매력의 끝판왕이죠.^^
@천상의빛 페이 더나웨이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가 최고예요..
너무 멋짐
@즐거운 인생 명화에는 명대사가 함께 따라오는 것 같아요.
오래전에 봐서 가물거리지만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었는데, 천상의 빛님 리뷰를 보니 새롭게 떠오르네요.
좋은 리뷰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호세옵 님 말씀대로 명화는 나중에도 기억나는 명대사가 몇가지씩은 있는 것 같아요.
그쵸. 결국 영화도 서사, 즉 이야기이고, 아무래도 이야기의 핵심 중의 하나는 대사겠죠.^^
@천상의빛 근데 신기한 건 예전 고전 영화는 대사 한 마디만 글로 보더라도 확 당시 장면이 환기될 정도로 맛깔나는 대사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것도 그 시절의 글의 낭만이고 멋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옛날엔 '영화 명언집' 같은 것도 팔고 그랬었지요.
@JH1051 하아. 고전 영화들의 묘미같아요.
전 요즘 유튜브 무비콘에서 하루종일 4,50년대 고전 영화만 보는듯 해요. ㅎㅎ
오늘은 오드리 햅번과 험프리 보가트가 주연한 사브리나를 보았네요. ㅎㅎ
@천상의빛 유튜브에 있나 보네요. ㅋㅋ 저도 일하면서 한번 찾아 볼게요. 좋은 것 알려 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