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자색紫色이 동서양에서 높은 신분에게 사랑받는 이유

[삼한일통]

고구려, 백제, 신라의 높은 신분에서도 애용되었지만 서양만해도 보라색은 높은 신분의 상징이었다.

영어에서 “born in the purple”이라는 표현은 “고귀한 태생”을 뜻하고 더 찾아보니 그리스, 로마, 비잔틴 등에서 높은 권력자 계급의 옷색으로 사용되었고 얻기 어려운 색이었기에 부유층에서 사용했다고 한다.

고귀하고 부유해보이는 자색 예시

「고려시대 관복연구」이승해,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2011]라는 논문에서 관련 내용이 나와 인용을 하자면 아래와 같다.

자색(紫色)은 고대부터 중세까지 관복의 색으로 빠지지 않고 사용되었으며 항상

백관의 가장 높은 품계 집단에게 허용되었다. 가깝게는 신라,347) 고려, 당,348)

요, 송, 금, 원나라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표

Ⅳ-1>과 같다. 고려는 광종 11년(960)에 이미 자, 단, 비, 녹색으로 공복색을 정하

였으나 이원적 기준에 의해 구분된 복색이 단순히 상하관계를 의미하고 있는 것

이 아니기 때문에 품계별 정리가 불가능하여 표에서는 제외하였다. 또한 명나라의

경우 비, 청, 록으로 자색이 확인되지 않고, 명의 제도를 받아들인 조선 초기

역시 홍, 청, 록으로 자색이 확인되지 않는다. 복색 변화의 배경에는 사상적 변

화와 더불어 염료 수급의 어려움 등 물리적 한계가 있을 수 있는데 시기상으로는

명나라로부터 편복을 도입하면서 사용하지 않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본 단원에서 밝히고자 하는 것은 관복색에서 자색이 사라진 이유가 아니라, 전시대에 걸쳐 자색이 사용된 고려시대에 자색이 갖는 의미이기 때문에 명나라의 경우도 표에서 제외하였다.

나라별로 품계의 기준에는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자색이 가장 상위의 색임은

동일하다. 특히 동시대에 존재하였던 고려와 송, 금, 원나라가 큰 차이 없는 제도

를 공유하였던 점과 고려의 전(前) 시대인 신라 역시 고려와 유사하다는 점은 유

의미하다고 판단된다. 전자는 교류 등을 통해 시기적으로 유사한 문화를 공유하였

다는 것에, 후자는 지역적 동일성과 민족적 연속성이 유지되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자색이 관복에 사용되지 않은 경우 상서롭다는 뜻을 내포하여 “자기(紫氣)”나

“자운(紫雲)”으로 표현되었다. 그 예는 다음과 같다.

『高麗史』, 卷 1, 世家 1, 太祖
“당 건부 4년(877) 정유년 정월 병술일에 송악 남쪽 저택에서 태어났다. 그 때에 신기
한 광채와 자줏빛 기운[紫氣]이 용과 같은 형상으로 되어 방에 비치고 뜰에 가득 차서
종일토록 서려 있었다”
“唐乾符四年 丁酉正月丙戌 生於松嶽南第 神光紫氣 耀室充庭 竟日盤旋 狀若蛟龍”

『高麗史』, 卷 11, 世家11, 肅宗
“(문종) 9년(1055) 선종을 따라 서경에 갔었는데 이때에 자색 구름[紫雲]이 장막 위에
떠올랐다. 천기를 보는 자가 이것을 임금될 자의 징표라고 하였다”
“(文宗) 九年 扈駕西京 有紫雲騰幕上 望氣者 以爲王者之符”
태조와 숙종(肅宗)은 순리에 따라 왕권을 양위받지 못한 경우이다. 따라서 다른
왕들과는 달리 정권 획득에 대한 당위성을 필연적으로 부여받아야 하는 입장이었
다. 한편, 명종(明宗) 경우는 정중부 등에 의해 왕으로 추대된 경우인데, 역시
꿈에서 태조로부터 홀(笏)을 건네받아 용상에 올랐다고 하였다.355) 이렇게 태조로
부터 홀을 건네받는 행위는 직접적으로 왕권 양위의 정당성을 부여받는 의미를
가지는데, 앞선 “紫氣”와 “紫雲”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자색이 가장 높은 품계 집단에서 사용되었다는 것은 전술한 바와 같다. 그런데 그렇게 높음 품계 집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색을 복색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상황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高麗史』, 卷 72, 志 26, 輿服 1, 冠服, 百官公服
“의종대 다음과 같이 상정하였다. ‘각문반의 무신들은 모두 자색을 입지만 어부는 차
지 못하고, 내시, 다방 등의 관원도 규정된 본복 외에는 모두 자색 옷을 입지만 어부
는 차지 못한다’”
“毅宗朝 詳定 ‘閤門班武臣 皆紫而不佩魚 內侍 茶房等官 除本服外 亦皆紫而不佩魚’”

§ 『高麗史』, 卷 18, 世家 18, 毅宗 21年(1167), 1月 乙卯
“부병(府兵)을 대궐 뜰에 주둔시켜 만일을 대처하게 하였다. 이때로부터 용맹있는 자를 선발하여 내순검이라는 칭호를 붙이고 양번으로 나누었다. 이들에게는 늘 자의(紫衣)에 활과 검으로 무장시켜 의장 밖에 배치하여 눈비를 가리지 않고 밤부터 샐녘까지 주위를 순찰하게 하였다”
“屯府兵于闕庭 以備不測 自是 選取勇力者 號內巡檢 分爲兩番 常着紫衣 持弓劍 分立仗外 不避雨雪 夜則巡警達曙”

첫 번째 기록에서 자색 옷을 입는 사람은 무신(武臣), 내시(內侍), 다방(茶房)이
다. 이들은 어부(魚符)를 찰 수 없는 신분으로 품계상으로는 높은 직위가 아니다.
그러나 내시와 다방은 왕을 가까이에서 모시는 근시직(近侍職)이고, 무신은 두 번
째 기록에서도 볼 수 있듯이 왕의 신변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는다. 즉, 품계는 높
지 않지만 왕의 최측근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왕의 위엄을 세울 수 있도록 왕 다
음 최고의 신분임을 표시하는 자색을 사용하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조규화는 당
나라 때 소설과 시를 예로 들어 “자색은 고위 고관(高官)을 연상시키는 색이 되었
고, 신라에서도 왕의 색인 자황색 다음의 색으로 진골 이상에게만 허용되었으며
조선시대에는 대궐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색이었다”356)라고 하였다. 임경화는
자색은 자궁(紫宮)으로 궁궐을 뜻하기 때문에 자색의 복색은 궁과 관련된 일을 하
는 자가 착용하는 복색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하면서 자색이 공무를 위한 상징적
복색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신분이 낮은 계급도 자색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보
았으며, 하위계층이 착용한 자의(紫衣)는 소매가 좁은 것으로, 소매가 넓은 자삼
(紫衫)과는 형태적으로 차이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한편, 권세를 빌어 본인의 신분보다 높은 복색을 착용할 수 있는 특권을 갖게
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특히 무신정권 시절에는 관직에 있지 않은 인물에
까지 그 의미가 확대, 적용되었다. 그 예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高麗史』, 卷 123, 列傳 36, 嬖幸, 金存中
“왕이 종실, 재상, 문무백관에게 그 집으로 가서 축하하게 하였다. 그 집의 문지기가
모두 자색옷을 입고 칼을 차고 있었다”
“王命 宗室宰相文武百僚就賀 其第守門者 皆衣紫佩劍”

김존중은 당시 최고의 권력자로서 그 권세를 빌어 본인 집의 문지기까지 특혜
를 받게 하는 내용이다. 본래 왕은 아니지만 신분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인물은 제왕이나 왕의 형제, 왕자나 공주 등인데 이들의 창두(蒼頭)는 특별히 복두를 쓸 수 있었고, 이를 자문가착(紫門假着)이라고 불렀다. 즉, 제왕, 종실, 궁택을 “紫門”으로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도 자색이 왕을 제외하고, 최고의 신분을 상징하는 색으로 사용되었음을 알려 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경종대 전시과 제도에서 다른 복색끼리는 편차가 그리 크지 않은데 반해, 자색 1품의 경우 전시과 결수(結數)가 단색 1품의 2배가 되는 것도 논리적으로 수긍이 된다.
한편, 왕이 자색 옷을 입은 경우는 『高麗圖經』에서 확인되는데, “오직 중국 사신이 방문했을 때 자라공복(紫羅公服)에 상홀과 옥대를 착용한다”고 하였다. 이는 고려의 실리적 외교의 결과물로서 대내적으로는 천자의 지위를, 대외적으로는 친왕의 지위를 가졌던 당시의 상황을 시각적으로 설명해주는 내용이다. 이를 증명하는 또 다른 예는, 문종 32년(1078)에 송 황제가 보내온 예물 중에도 자화라(紫花羅) 공복이 있었던 점, 원나라 황제의 동생을 영접할 때 원종(元宗)이 자포(紫袍)를 입은 점, 왕권 복위 축하의식에서 원종이 자포를 입고 먼저 북쪽을 향해
원나라 황제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한 다음, 황의(黃衣)로 갈아입고 백관들의 축하를 받은 점 등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자색(紫色)”은 왕이나 천자, 즉 최고 권력자인 상대방의 위엄을 높이고 상서로운 기운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측근의
색으로, “충(忠)”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의식(意識)은 고려시대 말기에 사라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민
왕 22년(1373)에 왕이 정릉(正陵)에서 제사를 지낸 후 그날 밤 능 밑에서 잤는데,
홍의(紅衣)를 입은 자제위가 왕을 호위하였다. 이 시기는 명나라에서 관복이
사여된지 3년이 지난 시점으로, 관복 시행은 전면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였어도
색에 대한 인식만은 새로운 가치관에 의해 변화하였을 것이다. 또한 공양왕 2년
(1390)에는 황포 대신 강사포를 착용하였는데 명나라에서 보내온 조복과 일치하므
로 명나라 조복이 완전히 자리를 잡았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조선시대에 왕의 자
포(紫袍)에 대한 기록이 확인되지 않고 명나라 조서를 맞이할 때 상복(常服)을 착
용하였으므로 조복으로서의 황포(黃袍)와 공복으로서의 자포가 강사포로 통합, 대
체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명제(明制)에 의해 고려 말에 정비된 관복제도는
조선초기의 관복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고려시기 자색에 대한 설명인데 

더 궁금해서 국립민속박물관에게 문의해본 결과 일부를 인용하면 아래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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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자색)이 높은 사람들을 상징했던 이유에 대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민원인께서 열거해 주신 여러 사료에서 나타난 것처럼 보라색(자색)은 고귀한 사람들의 색상으로 애용되었습니다. 관복 색상으로 자색이 사용되기도 하였는데, 고려, 신라, 백제의 관복 색상 중 하나로 자색이 사용되었습니다. 다만 여기서 나오는 자색은 현재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보라색보다는 짙은 남색 빛을 띤 붉은 색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체로 우리나라의 관복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 역대 왕조들의 관복 색상은 음양오행설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보라색(자색)은 매우 귀한 색상으로 여겨지고 사용되었습니다. 황제, 권위, 존엄성 등을 상징하였으며, 보라색 염료는 매우 귀한 것이었기에 가격 또한 매우 비쌌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보라색이 사용된 제품은 신분이 높고 경제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소유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경향은 동양보다는 서양이 더 강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영국 왕실의 상징색은 보라색이며, 영어에서 “born in the purple”이라는 표현은 “고귀한 태생”이라는 뜻입니다. 중국에서도 보라색(자색)은 고귀한 색상이었습니다만 오행사상의 영향으로 천자(天子)는 중심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보라색(자색)보다는 노란색을 천자의 상징으로 삼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보라색은 매우 귀한 색깔이었고 색상을 얻기가 매우 힘들었던 것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유교적 검약을 숭상하는 조선왕조가 건국된 이후에는 왕명으로 자색의 사용을 금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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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9년 2월 19일자 기사에는, 자색으로 옷감 1필을 염색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옷감 1필 값에 달하는 등 사치가 심하다는 기록이 보입니다. 또한 당시 고관들이 모두 자색을 선호하였는데, 자색을 만들기 위한 염료 중 일부는 일본에서 수입하여 사용하는 것으로 그 폐단이 심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왕명으로 왕실을 제외하고는 자색 사용을 금하는 명이 내려집니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황색과 자색은 중국의 황제를 상징하는 색으로 받아들여져 사용을 꺼리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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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속박물관에서 답변받은걸 요약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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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색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귀한 색상으로 여겨지고 사용됨

● 황제, 권위, 존엄성 등을 상징했고 보라색 염료는 가격이 비쌌음

● 서양의 경우 영국 왕실 상징색이기도 했고 “born in the purple”이라는 표현은 “고귀한 태생”이라는 뜻이기도 함

● 중국의 경우도 자색은 고귀한 색상이나 오행사상의 영향으로 노랑색을 천자의 상징으로 삼음

● 우리나라 또한 옛부터 자색을 귀한 색으로 인식함

● 조선의 경우 유교적 검약을 숭상해서 왕명으로 자색 사용을 금하기도 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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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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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고로 원단시장에 가면 우리가 생각하는 보라색이라는 말을 꺼내면 안된다.

자색이라고 정확하게 지정해야 알아들으신다.

[styner]

보라색 예쁨.
특히 제비꽃 색이 극강임.

[大明宮]

보래색 안료가 귀하기도 했고 밤하늘 북극성을 이른 말이라서 귀하게 생각 했을듯.. 황제나 귀인 태어 날때 봉황이 날고 기린이 울며 영지가 피고 서운/보래색 구름이 드리운다고 하니깐 분명 자색은 희대의 영웅을 상징하는 바겠군요.. 길수중 용, 봉황, 기린도 다 황제를 뜻하는 단어죠.. 사람들이 봉황이나 기린이 용보다 낮거나 제후나 황후를 뜻한다고 하는데 천자를 상징하는 동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