稟性忠於主饋人-개는 품성이 충직하여 주인에게 궤인(饋人) 까지 하며 섬기고
呼來斥去任其身-부르면 오고 가라면 가서 몸을 주인에게 맡긴다
跳前搖尾偏蒙愛-꼬리를 흔들며 주인의 사랑을 독차지하다가도
退後重頭却被嗔-주인이 성내어 꾸짖으면 물러나서 머리를 숙인다.
職察奸偸司守固-맡은 일은 간교한 도둑을 살피어 집을 굳게 지키고
名傳義塚頌聲頻-때로는 주인 없는 무덤을 알려 칭찬도 받는 구나
褒勳自古施惟蓋-그 공훈을 가려 예부터 휘장과 차일을 내려주니
反愧無力尸位臣-도리어 할 일없이 굽실거리는 신하를 부끄럽게 하네.
김병연(金炳淵) 김삿갓
※궤인(饋人)-궁중에서 임금의 식사를 맡아보던 사람. 요리사.
만해(卍海), 개자식 욕 함부로 하지 말라 차라리 “사람자식”이라 하라 !
일본이 중국 침략으로 제국주의적 식민지 정책에 박차를 가할 무렵이었다.
국내의 일부 조선인들은 일본에 아부하여 가짜 일본인 되기에 광분하는
자가 속출하였다.
하루는 친한 사람(知己) 한 분이 만해 한용운 선생 심우장(尋牛莊)을 찾아왔다
그 사람은 대단히 격분(激忿)한 어조로
"이런 변이 있소!
최린(崔麟), 윤치호(尹致昊), 이광수(李光洙) 등이 창씨개명(創氏改名)을 했습니다.
※창씨개명(創氏改名)-일제강점 말기인 1940년부터 일본식 성명을 쓰도록 의무화하여
한국인의 이름 및 가족제도를 일본식으로 개편한 정책.
이 개자식들 때문에 우리민족에 악영향(惡影響)이 클 것인데
어떻게 청년들에게 항일 독립운동을 지도한단 말이요!
이 말을 듣고 있던 만해 선생은 크게 실소(失笑)를 하고는
"당신이 그 자들을 너무 믿은(過信)듯 하오.
그러나 당신이 실언(失言)하였오.
만일 개가 이 자리에 있어 당신의 말을 들었다면
당신에게 크게 항의(抗議)할 것이오.
“나는 주인을 알고 충성하는 동물인데
어찌 주인을 모르고 저버리는 인간들에 비교하느냐“고 말이요.
※실소(失笑)-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웃음이 툭 터져 나옴
그러니, 다른 욕을 끌어다 해도
“개보다 못한 개자식”이라고 하면 도리어 개를 모욕하는 것이 되오.”
라고 말하였다.
왜 옛날부터 내려오는 말을 듣지 못했소?
개에게도 오륜(五倫)이 있다는 말을
개(犬)의 오륜(五倫).
不犯其主-첫째 주인을 절대로 해치지 않는다
小不敵大-둘째 큰 개에게 덤비지 않는다
父色子肖-세째 새끼는 아비의 털색을 닮는다
有時有情-넷째 암수 간에도 때가 아니면 서로 정을 나누지 않는다
一吠群應-다섯 한 마리가 짖으면 온 동네 개가 함께 짖어 힘을 모은다
이렇듯 개는 윤리를 아는 동물이라오
속담에 “기르는 개가 발목을 문다”는 말은,
사실은 신의(信義)없는 인간을 빗댄 말이지 절대로 개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오.
만해 선생을 찾아온 사람도 선생의 말이 옳음을 긍정하였다
(이 글은 필자가 1980년 5월 23일 성북동 만해 한용운 선생의 생전에 살던 집
심우장(尋牛莊)을 답사했을 때 한 방문객이 들려준 이야기다)
▶필자도 개에게 신의(信義)를 배워야한다는 말에 아래에 몇자 쓴다
像人咬鬪勿惡談-사람처럼 물어뜯고 싸우고 악담하지 말고
向犬信義學當也-개에게서 신의를 마땅히 배워야 한다
政人惡言謊粗言-지금 정치인들 싸우고 막말 거짓말 하는 것
成長孩子見學習-자라나는 어린이들이 모두 보고 배운다
惡本善學俗談有-나쁜본은 잘 배운다는 속담이 있지 않은가
政人言行學孩子-정치인 언어 행동 보고 배운 어린이들이
將次當國若治人-다음에 이나라 정치인이 된다면 장차
大韓民國前途豈-대한민국이 앞길이 어떻게 되겠는가?
犬教其子勿咬主-개도 자식에게 주인을 물지 말도록 교육하는데
況人子前示不良-하물며 사람이 자식 앞에 나쁜 본을 보이다니
權力積財勿傳後-권력으로 모은 재산 물려줄 생각말고
善良父母本遺産-좋은 부모의 본(本)을 물려주어라
농월(弄月)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