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무리 제 67회차 봄 정기공연 '소나무 아래 잠들다'(이하 소나무)
리허설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1차 2차 모두 다녀왔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 미뤄뒀다가 통합해서 후기를 쓰게 됐습니다.
특히 2차 리허설 때는 1차와는 다른 모습들이 사뭇 눈에 띄었습니다.
1차 리허설 후 나왔던 얘기 가운데 몇가지가 연출에 의해 반영된 것 같습니다.
1, 2차를 같이 보지 못해 달라진 모습을 못보신 분들이 있는데
그 아쉬움이 클 겁니다. 공연에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겠네요..
자, 이제 현장스케치에 들어갑니다.
먼저 공연 전의 모습을 찍은 사진들입니다.
1차 때는 많이 찍지 못했고, 화질이 안 좋아 2차 리허설 때의 장면 위주로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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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웃기는 사진으로 시작해야 할 것 같아서..^^
옥순이 한쪽 구석에서 라면을 먹고 있습니다.
엄청난 체력을 필요로 하는 열정을 쏟아붇고 있다는 것을 역설적(力說的)으로 보여줍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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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란이 분장을 하고 있군요.
역대급 기획으로서의 활약도 고마운데 궂은 일까지 맡아서 해줍니다.
공연 구석구석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지경입니다.
이번 공연은 복란의 극단사상 최대 역작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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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두 노인네들을 담아봤습니다.
노인 분장이 정말 잘 어울리고 극중에서도 그림이 참 이쁘기 그지없습니다.
공연에서 꼭 확인하시길 권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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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 시작하기 전에 모여서 이리저리 준비에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실은 무슨 얘기 중인지 전혀 못알아들었다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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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를 살펴볼까요?
시골 방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세팅입니다.
무감으로 돌아온 영란의 센스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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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도 보십시오.
정말 시골 생활을 고스란히 가져온 듯하지 않습니까?
위 사진의 장식 서랍장 하며, 어디서 어떻게 구했는지 감탄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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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수돗간데요, 이건 제가 봐도 정말 잘 만들었더군요.
어디서 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직접 만들었다면 이제 우리 극단에서 만들지 못하는 소품이란 없을 겁니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너무나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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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극의 중심에 서 있는 그러나 말이 없는 배경인 소나무입니다.
무대의 어느 곳에 설치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어떤 식으로 어떤 효과를 보여주게될지 정말 기대됩니다.
자, 그럼 극의 내용을 조금 들여다볼까요?
리허설 장면들을 담은 사진들을 정리했습니다.
스포가 끼어 있으므로 공연에 대한 흥미가 걱정되시는 분은 스크롤을 아래로 쭉 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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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이 들어오면 시어머니가 졸고 있는 사이 친정어머니가 '꽃분홍 한복'을 꺼내 입습니다.
능청스러우면서도 자연스러운 시어머니와 싱크로율 200%의 친정엄니의 모습이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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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들이를 가자는 사람 없다는 시어머니 투정에 앞마당에 마실(?)
나온 두 노인넵니다. 거울 속의 할마시에 불만을 가진 시어머니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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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순과 동네 아낙들이 밭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잠시 쉬면서 잡담을 나누는 중입니다.
이번 공연에는 순천댁이라는 본문에는 없던 가상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연출이 상은의 열정에 손을 들어준 결과입니다. 상은은 보은이라도 하듯 열심히 노력하더니 정말 많이 좋아졌습니다.
비록 갑자기 경륜이 쌓이진 않겠지만 그 열정 오래도록 꾸준히 유지해주길 선배로서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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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와중에 갑자기 복덕방 박씨가 나타나 옥순에게 수작을 부립니다.
땅을 목적으로 하고는 있지만 뭔가 연필심이 있는 것도 같습니다.
점점 흥미를 더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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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의 구박은 점점 심해지고 이야기는 슬슬 절정으로
치닫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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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박씨가 오래전에 죽은 옥순아버지로 오인되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집니다.
이 소동을 절정으로 하여 종국으로 가지요.
결국 이 장면은 옥순으로 하여금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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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한 결정이란,,,,,
음... 흠... 어흠... 쩝...
이건 말을 아껴야 할 것 같네요.
옥순의 열연을 볼 수 있을 거라는 말만 하겠습니다.
크라이막스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러니 꼭 공연에서 확인하시라 할 밖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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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니가 갑자기 죽음을 맞아한 상집에 복덕방 박씨가 또 나타납니다.
아직도 연필심을 버리지 못했나본데, 옥순은 박씨를 탓하며 울분을 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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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시어머니까지 정신이 온전치가 않군요.
물론 이는 먼저 간 친정엄니가 '꽃분홍 한복'으로 끈을 연결한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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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워쩌냐? 이쁘지?
이옷 이제 나 것이여.. 이 옷 주인이 나 혀라고 혔어..
그래서 이제 나 것이여... 내가 이 옷을 을매나 입고 싶었는지 몰러..
옥순의 시름을 더 깊어질 것이지만 시어머니도 한은 있었습니다.
며느리, 친정엄니, 시어머니의 조합으로 된 이 가정은 어찌보면 부조화와 갈등으로 가득한 것 같지만
실은 오랜 기간 함께 살아 온 정과 가슴 속 깊이 묻어두었던 한이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서 공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얽히고 섥힌 실타래도 이제 풀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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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시어머니입니다..
하지만 며느리인 옥순을 착각한 것입니다.
친정엄니가 살아 있을 때 직접 해주었으면 훨씬 더 좋았을 텐데..
우리네 인생은 왜 항상 한발짝씩 늦는지... 그러지 않을 수만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말입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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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쩌요? 나 이쁘요?
우선 먼저 거울을 보라고 말해주고 싶은 장면입니다
하지만 저한테 대사가 없군요 ㅋㅋ...
공연 내용에 관한 건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하겠습니다.
다음은 극단무리의 중심배우로 들어선 후배들의 열연을 극장에서
다시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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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 인사입니다.. 공연은 이렇게 끝이 납니다.
이들의 인사는 언제나 뿌듯합니다.
제가 위에서 그림으로 잠시 소개한 내용은 진짜 공연에 비하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닙니다. 꼭 오셔서 봐야 할 이유입니다.
이번 공연은 실로 오랜 만에 대학로극장에 다시 입성하는 만큼
다시금 성황을 이루는 이번 공연이 되길 바랍니다.
기획단의 움직임으로 미루어 보면 많은 관객들이 찾아주실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잘 준비해서 좋은 공연을 보여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자, 이제는 손님들의 관람 모습을 살짝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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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리허설 때는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옛 단원들까지
생각보다 많은 관객이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올라온 재영이도 보이고(고생이 많다 ㅋㅋ),
이지훈/정미향 부부와 그 아기도 보이네요.
부디 아빠 같지 않게 잘 크기 바랍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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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으로 폰을 돌려봅니다.
집중력 쩌는 정아의 모습이 바로 옆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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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진형과 기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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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2차 리허설 때의 방문객인데요,
명식이와 요즘 연애하기 바쁜 진아가 찾아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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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 동생 종현입니다. 이 친구는 지난 페스티발 때 그 재능이 너무 좋아 보여서
입단을 강권했더랬습니다. 이날 뒤풀이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이었는데
맨정신에도 한번 더 권해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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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란과 현주의 모습입니다.
복란은 제가 폰을 들이대니까 바로 얼굴을 가리네요.
하지만 위에 분장하는 모습에 얼굴이 있으니까 포샵에 기능을 가지고 계신분들은 매칭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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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중 제일 뻔뻔하게 생긴 놈입니다.
미라를 찍으려 하는데 놈이 잡혀서(?) 억지로 올립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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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풀이 때의 모습입니다. 첫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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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번째 사진입니다..
이렇게 하나의 공연이 또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럼으로 해서 제 비망록의 한 페이지가 극단무리의 이야기로
또다시 채워졌습니다. 채울수록 즐거운, 그리고 행복한 이야기들입니다.
그리고 조금 있으면 신입단원 모집일정이 시작됩니다.
이런 행복을 나눌 후배들이 더 많아진다는 겁니다.
이래저래 극단생활이 행복할 수밖에 없는 접니다.
이런 행복을 준 후배들과 극단이 너무 좋습니다.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사랑을 매일 이들에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살아 있음이 감사하고 고마운 요즘입니다.
마지막으로 몸 상태가 안 좋아 일찍 귀가한 친구도 있었는데
컨디션 관리를 잘 해서 최고의 상태로 공연에 임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배우들에게, 스텦들에게, 그리고 연출에게 당부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위대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다음번 공연후기 포스팅 때 다시 뵙겠습니다.
행복하십시오..
사랑합니다.. ^^
첫댓글 잘 읽었어요 글 하나하나에 ㅎ애정이 묻어나는..선뱃님의 후기 ㅋㅋ
네 재밌는 후기와 좋은 대조 아니니? ㅋ 앞으로도 계속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후기 부탁한다.. ^^
역쉬 선배님후기는 따뜻합니다~~^^감사합니다~^^
내가 고맙쥐.. ^^
이런... 세심함... 감사합니다^^
앞으론 얼굴 가리지마.. 쓸 말이 별로 없어..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