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세밑부터 속이 더부룩하고
옆구리가 아프고
명치가 조여온다
소리를 보듯
한 달 내내 한잔도 못 마시고
그냥 물끄러미 술병을 바라본다
무슨 탈이 나기는 되게 났나 보다
부랴사랴
제천 성지병원 내과에서
위 내시경과 가슴 CT를 찍고
진료를 받았는데
마른하늘에서 날벼락이 떨어졌다
(참신한 비유는 엿 사 먹었다)
췌장, 담낭, 신장, 폐, 십이지장에
혹 같은 게 보인단다
아아, 나는 삽시간에
이 세상 암적 존재가 되는가 보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1초쯤 지났을까
나는 마음이 외려 평온해진다
갈 길이 얼마 남았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가는 것 보다야
개울 건너 고개 하나 넘으면
바로 조기, 조기가 딱 끝이라니!
됐다! 됐어!
-2023.01.05.
[속삭임],서정시학, 2024.
카페 게시글
시사랑
속삭임 1 / 오탁번
플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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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7
25.05.14 08:5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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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이 일을 어떡해요?
그동안 시사랑과 담을 쌓고 살았다는...
오탁번선생님 소식을 몰랐네요.
가끔 눈 내리는 날 원서문학관에서의 1박2일이 생각나 혼자 미소짓곤 했었는데 여전히 잘 계실 줄 믿고 있었는데요.
죄송합니다.
저는 불량시민입니다.
플로우님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