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붙일까요?”
“벽 청소 좀 도와주세요.”
“현관문 인쇄하는 것, 오늘 저녁에 가져다 주신대요.”
“폴라로이드 사진 찍어야 하니깐 저기에 서 보세요.”
“두부 김치는 5시 전에 도착한답니다. 막걸리도 왔네요.”
글쓴 이 : 함께하는 공간에 사는 이들 가운데 한명
4월 1일 풍경입니다. 집들이하기 하루 전날입니다. 손님맞이 준비에 이래저래 정신이 없더군요. 디테일에 신경이 쓰이기도 했습니다. 두 단체가 함께 공간을 마련하고 손님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조금은, 긴장된 채로 맞이했습니다.
2015년 4월 2일, 목요일, 드디어 집들이하는 날입니다. “마을과 경제 문을 열다” 꽤 근사하지 않나요^^. 아침부터 단장하면서 집들이를 준비했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일층과 삼층을 왔다갔다 하기를 수차례 반복했습니다. 덕분에 허벅지가 굵어지고 면역력도 좋아졌다죠. ㅎㅎ 사무실 유저(^^)들의 얼굴을 붙인 환영 포스터도 출력해서 붙이고 후원 나무도 만들었습니다. 동네형들 이인혁님이 현관에 하얀 시트지 글씨를 붙여주셨죠. 시공업체에 문의해봤더니 인건비만 10만원 정도가 되더군요. 점심 대접하고 다음에 더 맛난 거 사드리겠노라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10만원어치는 사야 할 듯 합니다.ㅍㅍ
▲ 강북마을모임 김선희 사무국장이 두런두런과 양지마을에서 온 주민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 역사만들기 이기만 대표가 담소 가운데 어린이처럼 웃고 있으시네요.
함께하는 공간에 사는 사람들
소개가 늦었습니다. 셰어오피스스페이스 혹은 공동사무실 혹은 따로똑같이사무실. 아직은 함께하는 공간에 이름이 있지는 않습니다. 나중에 이름을 붙일 수 있다면 좀더 정감가는 공간이 될 것 같네요. 강북마을모임은 “주민들이 서로 자원을 나누고 도우며 마을의 일을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하는 마을공동체 활동과 함께”하는 네트워크 단체입니다. 강북구사회적경제지원단은 “사회적경제 조직이 협동과 나눔의 가치로 지역의 변화를 일구어가는 지역경제 활동과 함께”하는 사업단입니다. ‘선하게 생긴’ 선희님, ‘인정 많이 베푸는’ 최인정 마을상담가님, ‘무엇이든 소원을 들어줄 것 같은’ 배진희(지니)님, ‘그림체가 마냥 예쁜’ 씬블리(강북공동체라디오 강북FM 마을로활동가), ‘습식이 아니냐고 질문을 자주 받는’ 김건식님, ‘커피내리는’ 차우승님, ‘살이 불어 봄을 알리는’ 김준열님(바로 접니다.^^), ‘지원단에 홍일점이면서 홍보의 얼굴을 되어줄’ 김신혜님 그리고 ‘청년들의 우상’ 동혁님까지 다채로운 사람들이 함께합니다.
▲ 강북마을모임 실무자들이 소개하다 뭔가 재밌는 일이 있는 듯 봄처럼 화사하게^^. 이 기운으로 2015년을^^
▲ 좌측부터. 차우승, 김준열, 씬블리, 최인정, 김선희, 배진희님. 정가운데 있는 분은 김건식님.
집들이는 이랬습니다.
“공간은 찾집처럼 꾸미면 어때요?”
공간 컨셉은 찻집! 차우승님의 제안에 모다 좋다 합니다. 테이블보다 깔고 원두 커피도 내리고. 그게 가능한 이유가 지원단 차팀장이 <공정무역마을공동체협동조합>을 이끌고 있는 주역이기 때문이죠. 덕분에 깊은 맛이 나는 원두를 ‘여러’ 분들이 마셨답니다.
▲ 삼양주민연대의 안광훈님, 오패산협동조합의 안기철님, 함게웃는가게의 최미경님 등등. 사무실 공간이 훈훈한 체온으로 덥기까지 했습니다. 급기야 에어컨을 틀기도 했습니다. 맨 우측에 보이는 게 원두를 내리는 커피 머신이죠.
간혹 개소식인지 집들이인지 여쭙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개소식은 새로운 기관이 문이 열 때 하는 행사라지요. 저도 살짝 헷갈렸던 부분입니다. 집들이 때 빠지면 서운한 게 떡돌리기입니다. 인근 상가에 떡을 돌리며 “저희 이사왔습니다. 저희는 이런저런 일을 하는 곳입니다. 많이 놀러오세요~”하면서 이사 소식을 전했습니다. 집들이한다고 사무실을 지켰더니 본행사에 참석하기 어려운 분들이 이른 오전과 오후에 들렸다 가십니다.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선생님 두 분이 오셨어요.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습니다. 지역에서 인사드리고 같이 활동도 한 지 2여 년이 지났지만 그날만큼 농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답니다. 수학 여행 같이 어디를 갈 때 전담해줄 자원봉사자를 구하는 게 어렵다는군요. 교육부의 예산이 삭감된 탓도 크다고 합니다. 집들이 덕분에 오고간 대화였습니다.
강북마을모임도, 지원단도 관계망을 만들고 함께 사업을 만들어가는 조직입니다. 4월 25일, 충남 홍성군 홍동 마을 탐방이 있는 날입니다. 풀무학교 설립자인 이찬갑 선생님의 호가 ‘밝맑’인데요, 그 호를 딴 밝맑도서관이 있어요. 입구 왼쪽 윗켠에 종이 블록에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있더군요. 함께하는 사무실도 그렇게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죠. ‘마을과사회적경제벽돌쌓기’를 했습니다. 1/n의 캘리그래피가 적힌 단체명이 3층 입구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명실상부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이 맞죠?^^ 청소년문화공동체 품에서 나고 자란 은수 청년이 자작곡을 들려주었습니다. 이런 청년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활동하고 있는 은수 같은 청년들이 지역에 많습니다. 덕분에 감미로운 미(청)소년의 목소리에 차분하게 달아올랐습니다. 수유리 블루스라는 마을 밴드가 있습니다. 압도적인 무대 장악력으로 관중들을 휘어잡으셨죠.
▲ 마을과사회적경제벽돌쌓기를 돕고 있는 최인정님
▲ 초유의 혼성 사회자. 앞으로 이런 조합은 찾아보기 힘들 듯^^
5시부터 8시 상간에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습니다. 후기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은평, 도봉, 성북, 노원 등등 타구 사람들도 오셔서 축하해주셨습니다. 도봉의 조증언니 지혜연님, 은평에 최순옥*조옥분님, 마을종합지원센터의 이지연님, 성북허브센터 양현준님 등등.(지면이 짧아 모두 소개드리지 못한 점 양해바랍니다.) 지역에 살고 같이 활동하는 분들이 집들이 선물로 후원금도 주시고(정말 감사드립니다.) 벽시계, 다과, 휴지말이, 꽃과 식물 등등 분에 차고도 넘치게 주셨습니다. 혹자는 사무실이 식물 농원, 휴지 공장이 됐다는 농담을 던졌답니다. 뭐든 들어줄 것 같은 진희님, 커피내리는 우승님이 혼성 사회자를 맡았습니다. 세련되지는 않지만 풋풋함을 주는 진행이었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ㅍㅍ 씬블리가 만들어준 오프닝 영상, 마을과 사경의 사업 영상도 틀었죠. 이 영상을 마을 카페와 지원단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 강북구 자치행정과 방미정, 김진미님. 든든한 민관 거버넌스의 통로가 되어주시죠. 앞으로 꾸준한 활동 부탁드립니다.
집들이 메뉴의 절대강자
상다리가 부러지지는 않았습니다.^^. <행복한반찬가게>에서 집들이 식사를 준비해주셨습니다. 김밥과 샌드위치도 만들어주셨죠. 샌드위치는 보암직스럽고 먹음직스러웠는데 수량의 한계로 먹지 못한 사람들이 다수였다는 후문이 돕니다. 막걸리와 두부 김치만큼 집들이 메뉴의 절대강자가 없네요. 두부 김치로 배를 채우고 또 채우고 이곳저곳에서 만담이 꽃을 피웠습니다. 두부에 김치를 얹혀 쑤르룹 삼키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배도 고프셨을테고 맛도 좋았을테니 남아나는 두부김치가 없었습니다. 삭힌 이야기가 구수한 안주가 되었습니다. 식구라는 뜻이 먹는 입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같이 먹었습니다. 앞으로도 같이 먹는 날을 자주 만들면 좋겠습니다. 내가 아는 누군가가 배 고프지 않게 서로 챙기고 ‘식구’가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잔치날에 두부김치로 배를 채웠습니다. 이날, 많이 드셨죠?
이사를 왜 했을까요? 궁금하시죠?
태초의 사무실이 있었습니다. 한신대 서울캠퍼스 만우기념관 3층. 회의실을 사이에 두고 강북마을모임과 사회적경제지원단이 있었습니다. 교육부의 감사 사항이 있었는데 저희 두 기관이 교육기관이 아니어서 나가야 한다고 하더군요. 애써 공간을 마련해주신 한신대 선생님은 못내 죄송해하셨습니다. 그러시지 마셔요. 충분히 호의를 받았습니다. 덕분에 산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많은 분들을 만나고 활동을 펼쳤습니다. 이제는
강북구 삼양로 293 서영프라자 3층 2호
에서 더 많은 분들과 더 재미난 활동을 해나가겠습니다. 접근성이 더 나아졌습니다. ‘빨래골 입구’ 버스 정류장 입구 앞 건물입니다. 간선 109, 104, 144, 지선 1128, 1166번을 타고 빨래골입구에서 내리셔요. 마을버스 3번을 타고 ‘수유문화정보센터’ 앞에서 내리신 후 20초만 걸으세요. 투명 유리면에 기관 소개글이 있는 입구로 올라오시면 됩니다. 계단이 약간 가팔라서 '어린 이'나 신체 나이가 연로하신 분들은 연락주시면 내려가겠습니다.^^
함께하는 공간이니만큼 함께하는 사람들이 소중합니다. 여러분이 그 힘이 되어주실 수 있습니다. 홀로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모으고 뜻을 모으고 힘을 모으면 조금씩 지역의 변화를 일구어내고 살맛나는 마을로 재탄생할 수 있습니다(라고 믿습니다). 집들이라는 작은 이벤트였지만 “우리가 함께하고 있구나, 좀더 힘을 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넘치는 애정과 관심, 활동과 삶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마음과 뜻으로 함께해 주신 분들>
: 한분 한분 정성껏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하지만 그러지 못한 점, 양해 바랍니다. 함께해 주셔서 자리를 빛내주신 분들을 나열하는 것으로 가름하려고 합니다. 마음만은 잘 받아주시리라 믿습니다.^^(혹 빠진 분들이 있다면 강북마을모임이나 강북구지원단으로 연락을)
나그네다문화센터 허재만님. 동네형들 이인혁님, 김도림님. 열린사회북부시민회 배정숙님, 열린사회북부시민회 홍석주님. 수유리블루스 안기정님, 권광범님. 강북FM 나종이님, 조정림님. 함께가는장애인부모회 이주란님, 정재숙님. 강북주거복지센터 장경혜님, 품청소년문화공동체 심한기님, 이상섭님. 강북구청 일자리지원과 이영분님, 안귀정님. 생명평화연대 임안섭님, 서울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 이화열님, 이지연님, 박미혜님, 이진희님. 도봉구 마을지원센터 지혜연님, 김덕천님, 성북구청 최연희님, 이은해님, 은평마을지원센터 최순옥님, 조옥분님, 배은혜님. 마을기업 인큐베이터 김동혁님. 청춘행성 209 김은수님, 손주은님, 임지은님. 평화공동성센터 조미수님, 역사만들기 이기만님. (가)해든마을돌봄 사회적협동조합 이선희님, 오패산협동조합 안기철님, 강북구청 자치행정과 지우경님, 김진미님, 방미정님. 강북교육복지센터 이향란님. 강북교육지원센터 도깨비 조은별님, 정아름님. (주)바로텍 장석교님, (사)녹색마을사람들 김주옥님, 김보영님. 삼양주민연대 정명훈님, 노원사회적경제활성화추진단. (사)아름다운생명사랑 김영진님, 김은미님, 김사랑님. (협)함께웃는가게 최미경님. (사)강북주거복지센터 이필성, 김시은님. 성북구 마을•사회적경제센터. 행복한반찬가게. 삼양신협 최동준님. 청소년전문극단 진동 김범석님, 최소진님. 삼양주민연대 안광훈님. 두런두런 고묘원님, 조성은님, 이은진님, 이지현님. 양지마을 김경숙님. 강북구의회 장동우님, 김명숙님, 유인애님. 양지마을 정창성님, 소나무공제협동조합 문서이님, 김윤경님. 나눔코리아 최희진님. 국회의원 유대운님, 사무국장 이광월님. 아름다운국수 김혁님. 다사랑 솔내음북카페 변옥섭님, 김미리님. 한 살림 백우란님. 서울강북지역자활센터 이경주님, 김종현님, 김지연님. 건강보험단체운동 최미녀님, 이영순님. 마을꿈터 김혜신님. 도봉 김영진님.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이성찬님, 신희정님. 도봉구사회적경제지원단 한규호님, 진유정님, 김효원님, 조용민님. 백세건강운동 박현자님. 돌산공동체 조성민님. 한빛예술단 천성애님, 김장집님. 동대문사업단 임창래님. 삼양동 8통 통장 김덕자님. 강북교육복지센터. 윤모네가족. 마을예술창작소 다락방 이진숙님. 강북혁신교육지구 교육생각 이철우님. 한우리사업단. 꽃이샘을내는마을만들기 김영산님. 민주수호강북행동 김용택님. 두루두루배움터 우성구님. 박길섭님. 김세정님. 행복한반찬가게 임은영님. 한우리사업단 김준경님, 박황식님. 청보리회 정정례님. 강북구의회 구본승님. 새누리당 정양석. 성북허브센터 양현준님. 성북구마을만들기지원센터 김창환님. 동대문사회적경제특화사업단 이창래님. 노원사회적경제활성화추진단 문효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