莊子 外編 18篇 至樂篇 第3章(장자 외편 18편 지락편 제3장)
「生者假借也 假之而生 生者塵垢也 死生爲晝夜
且吾與子觀化 而化及我 我又何惡焉
(생자는 가차야라 가지이생하니 생자는 진구야니라 사생이 위주야니
차오여자로 관화어늘 이화급아어니 아는 우하오언이리오)
사람의 생명이란 본시 빌린 것이다. 빌려서 살고 있으니 생명이란 먼지나 때와 같은 것이다. 사생死生은 주야晝夜의 교대交代와 같은 것이다.」
지리숙支離叔이 골개숙滑介叔과 함께 명백冥伯의 언덕과 곤륜崑崙의 터, 일찍이 황제黃帝가 휴식했던 장소에 가보았다. 그런데 얼마 있다가 갑자기 버드나무가 골개숙滑介叔의 왼쪽 팔꿈치에 생겨났다. 처음에는 골개숙滑介叔이 놀라 허둥지둥하며 싫어하는 것 같았다.
지리숙支離叔이 말했다 “자네는 그게 싫은가?” 골개숙滑介叔이 말했다. “아닐세. 내가 어찌 싫어하겠는가.
사람의 생명이란 본시 빌린 것이다. 빌려서 살고 있으니 생명이란 먼지나 때와 같은 것이다. 사생死生은 주야晝夜의 교대交代와 같은 것이다. 게다가 나는 자네와 함께 만물의 변화를 이 눈으로 막 보고 있는데, 마침 변화가 나에게 미쳤으니 내가 또 어찌 싫어할 것인가.”
支離叔 與滑介叔 觀於冥伯之丘 崑崙之虛 黃帝之所休
俄而柳生其左肘 其意蹶蹶然惡之
支離叔曰 子惡之乎 滑介叔曰 亡 予何惡
(지리숙이 여골개숙으로 관어명백지구와 곤륜지허에 황제지소휴러니
아이유생기좌주어늘 기의궤궤연오지한대
지리숙이 왈 자는 오지호아 골개숙이 왈 무라 여하오리오)
지리숙支離叔이 골개숙滑介叔과 함께 명백冥伯의 언덕과 곤륜崑崙의 터, 일찍이 황제黃帝가 휴식했던 장소에 가보았다. 그런데 얼마 있다가 갑자기 버드나무가 골개숙滑介叔의 왼쪽 팔꿈치에 생겨났다. 처음에는 골개숙滑介叔이 놀라 허둥지둥하며 싫어하는 것 같았다.
지리숙支離叔이 말했다 “자네는 그게 싫은가?” 골개숙滑介叔이 말했다. “아닐세. 내가 어찌 싫어하겠는가.
☞ 지리숙支離叔 : 가공의 인명. 지리支離는 사지가 지리멸렬하다는 뜻으로 〈인간세人間世〉편의 지리소支離疏를 본뜬 인물이다.
☞ 골개숙滑介叔 : 역시 가공의 인명. 우스꽝스러움을 나타내는 골계滑稽(말이 매끄럽고 익살스러워 웃음을 자아내는)의 뜻.
☞ 명백지구冥伯之丘 곤륜지허崑崙之虛 : 가공의 장소 이름. 흔히 곤륜崑崙을 서북西北의 끝의 땅으로 상상되는 신산神山이라 보고 신산神仙이 사는 곳. 명백冥伯의 언덕은 죽음의 땅을 의미하고 곤륜지허崑崙之虛는 삶이 시작되는 곳을 상징하고 있는데 지리숙支離叔과 골개숙滑介叔은 이곳에서 노닐면서 삶에서 죽음으로 죽음에서 삶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우언적 표현이 이장의 중심 내용이다. 허虛는 허墟와 같다.
☞ 황제지소휴黃帝之所休 : 명백冥伯의 언덕과 곤륜의 빈 터는 모두 황제가 노닐던 곳이라는 뜻.
☞ 아이유생기좌주俄而柳生其左肘 : 아俄는 갑자기. 유柳를 류瘤(류:몸에 생기는 ‘혹’을 말함)의 가차자假借字로 보고 죽음을 예감케 하는 불길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지만 이설異說도 있다. 여기서는 ‘버드나무’로 번역했다.
☞ 기의궤궤연오지其意蹶蹶然惡之 : 기의其意……는 골개숙의 마음이 ……한 것 같다는 뜻. 궤궤연蹶蹶然은 놀라서 허둥지둥하는 모양.
☞ 무亡 여하오予何惡 : 무亡는 음音 무. 무無와 같은 글자. 아니라는 뜻의 부정사. 오惡는 싫어한다는 뜻.
生者假借也 假之而生 生者塵垢也 死生爲晝夜
且吾與子觀化 而化及我 我又何惡焉
(생자는 가차야라 가지이생하니 생자는 진구야니라 사생이 위주야니
차오여자로 관화어늘 이화급아어니 아는 우하오언이리오)
사람의 생명이란 본시 빌린 것이다. 빌려서 살고 있으니 생명이란 먼지나 때와 같은 것이다. 사생死生은 주야晝夜의 교대交代와 같은 것이다.
게다가 나는 자네와 함께 만물의 변화를 이 눈으로 막 보고 있는데, 마침 변화가 나에게 미쳤으니 내가 또 어찌 싫어할 것인가.”
☞ 생자진구야生者塵垢也 : 생명은 집착할 것이 못 된다는 뜻.
☞ 사생위주야死生爲晝夜 : 삶과 마찬가지로 죽음 또한 자연스런 현상이므로 슬퍼할 것이 못 된다는 뜻.
☞ 차오여자且吾與子 관화觀化 : 관화觀化는 천지 만물의 변화를 관찰한다는 뜻. 명백지구冥伯之丘와 곤륜지허崑崙之虛에 노닐면서 죽음을 매개로 전생轉生하는 만물의 변화를 목격했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