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에서 문명이 갈라진다. 자르는 것과 자르지 않는 것. 계명이 없는 것과 계명을 새기는 것. 무한한 욕망과 적절한 절제. 다 할 수 없다. 다 먹을 수 없다. 할 수 없는 것이 있고 먹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조금은 남겨두어야 한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온 그 욕망을 잘라내야 한다. 나를 죄로 끌어내리는 더러움을 씻어야 한다. 그리고 하늘의 계명을 살에 새겨야 한다. 가장 중요한 본능. 가장 절실한 쾌락. 그것으로 생명이 유지되지만 그것 없이 존속이 없지만 그것까지 절제해야 한다. 그의 계명을 기억해야 한다. 그의 말씀을 새겨야 한다. 살에 새기는 것은 잊지 않기 위함이다. 망각하기 쉬운 존재라서 언제나 마음에 간직하는 것. 그것이 필요하다. 단지 살이 아니라 마음이다. 항상 마음에 간직하기 위해 그 자국을 남기는 것이다. 그것을 사용할 때마다 그것을 먹을 때마다 그의 계명을 기억한다. 하늘 아래 내가 있고 그 아래 실존이 있다. 맨 머리로 대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