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꽃’ ‘할렌 몽’ ‘카마르그’…. 꽃 이름인가. 아니다. 요즘 백화점 식품 코너에서 인기 있는 수입 소금이다.
이런 소금은 ‘염화나트륨 함량을 낮췄다’거나 ‘미네랄(무기질)이 풍부하다’는 이유로 가격이 100g에 1만 원 안팎이다. 일반 소금이 100g에 200∼1000원이니까 ‘귀족 소금’에 속한다. 국내산도 있다. CJ와 대상에서 내놓은 ‘팬솔트’ ‘나트륨 2분의 1 솔트’ 같은 소금은 나트륨 함량은 낮지만 짠맛을 낸다. 이런 소금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소금은 무조건 적게 섭취하는 게 좋을까. 소금에 대한 오해와 진실 여행을 떠나 보자.》
○나트륨 적은 소금 염화칼륨 많아 신장병에 되레 ‘독’
한국인의 평균 밥상과 소금의 양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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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량(Cal) |
소금량(g) |
아침 |
잡곡밥 2/3 공기 근대된장국 1대접 두부찜 2토막 파래무침 1접시 배추김치 1/2 접시 |
250 44 83 24 6 |
0.041.91.11.71.4 |
간식 |
우유 200mL 토마토 1개 |
120 50 |
0.3 0.03 |
점심 |
떡만둣국 1대접 깍두기 1접시 오징어젓무침 1/2접시 |
530 20 30 |
3.30.82.0 |
간식 |
커피 1잔 오렌지주스 1캔 |
50100 |
0.01- |
저녁 |
쌀밥 1공기 동태탕 1대접 숙주나물 1접시 도라지무침 1접시 열무김치 1접시 |
313106 14 76 12 |
0.042.80.90.50.6 |
간식 |
귤 1개(소) |
50 |
- |
합 계 |
1878 |
17.42 |
자료: 서울아산병원 |
소금이라고 다 같은 소금은 아니다. 나트륨 함량과 제조 방법에 따라 이름이 제각각이다. 바닷물을 자연 상태 그대로 말린 천일염(이른바 굵은 소금), 바닷물에 들어 있는 각종 불순물을 제거한 정제염, 천일염을 물에 녹인 뒤 탈수와 건조를 거쳐 다시 결정화한 재제염(일명 꽃소금), 나트륨 비중을 확 낮춘 대신 짠맛과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 염화칼륨 등 다른 성분을 추가한 가공염, 죽염처럼 원료 소금을 400도 이상에서 태우거나 녹여 만든 태움염 및 용융염이 있다.
식품위생법은 소금의 종류에 따라 나트륨 함량의 차이를 둔다. 정제염은 나트륨이 95% 이상이어야 하고 꽃소금과 태움·용융염은 88%, 천일염은 70%, 가공염은 35% 이상이어야 한다.
나트륨 비중을 낮춘 가공염은 앞서 말한 ‘건강 소금’이다. 짠 음식에 길들여진 입맛을 바꾸지 않고도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장점이 있다. 나트륨 대신 짠맛을 내는 염화칼륨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염화칼륨 배출이 어려운 신장 기능 이상자에게는 오히려 해롭다.
○한국인 하루 섭취량, 권장기준의 2, 3배 초과
소금의 주요 성분인 염화나트륨은 몸에 필요한 미네랄 중 하나다. 너무 많아도 문제지만 부족하면 뇌부종 등 신경계 이상을 유발한다. 심한 탈수증이 있는 사람이 맹물이 아닌 소금물을 마셔야 하는 이유다.
이처럼 중요한 나트륨이 한국인에게 ‘나쁜’ 미네랄로 인식된 배경은 ‘짠 음식이 많은 한국의 식문화’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5g 이하이고 한국영양학회는 한국 실정에 맞게 8g으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국, 김치, 된장을 주로 먹는 한국인들의 하루 평균 섭취량은 15∼25g이다. 그러니 ‘싱겁게 먹으라’는 것이다.
○‘소금 가려 먹기’도 외식-가공식품 즐기면 별 효과 없어
같은 양의 나트륨을 먹어도 유전적 성향과 질병 유무에 따라 체외 배출량이 다르다. 피 속 나트륨 함량이 늘어나면 삼투압 작용에 의해 혈관에 물이 많아지고 혈액의 양이 늘면서 압력이 높아져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 또 혈액 내 수분 가운데 일부가 세포 조직으로 빠져나가면서 부종이 생기기도 한다. 부종이 생겼을 때는 물을 줄이기보다 염분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내과 성지동 교수는 “짜게 먹으면 각종 성인병이 생길 수 있다는 위험성 때문에 ‘소금 가려 먹기’ 열풍이 불고 있지만 외식을 하거나 햄 등 가공식품을 자주 먹으면 별 효과가 없다”며 “어릴 때부터 싱겁게 먹도록 식습관을 바꾸는 게 가장 효과적인 건강 지키기이며 이미 짠 음식에 길들여졌다면 서서히 입맛을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 교수, 경희의료원 영양팀 우미혜 영양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