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은 우리 민족이 일제의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자주적인 나라의 국민으로 살겠다는 결의를 온 세상에 선포한 날입니다. 그 결기어린 행동으로 많은 조상이 고초를 당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우리는 자유로운 대한민국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부모로부터 몸을 물려받았듯이 우리 조상들의 희생 덕분에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삼일절을 국경일로 정하고 기념합니다. 절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표지판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지금 사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사순절은 부활절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이 절기 동안에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은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입니다.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왜 중요한지를 되새겨 보는 시간입니다.
성경은 예수님이 유월절을 선택하셔서 자신의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예루살렘에 올라가셨다고 들려줍니다. 유월절은 이스라엘에게는 해방의 날이며 하나님의 언약백성으로 새로운 출발을 한 날입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자신의 죽음이 유월절의 어린 양처럼 하나님께 바쳐짐으로써 새로운 유월절을 세우는 것임을 가르쳐 주시려고 그 날을 택하셨을 것입니다.
옛 유월절이 파라오의 억압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면 예수님의 새 유월절은 죄와 사망을 가져오는 모든 악한 세력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새롭게 살 수 있게 하신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받을 구원입니다.
예수께서는 마지막 유월절 식사를 제자들과 함께하시면서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때까지 포도나무에서 난 것을 다시 마시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은 포도주을 입에 대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운명하시기 전 사람들이 예수님의 입에 포도주를 대 주었을 때 예수님은 그 포도주를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다 이루었다!”고 선언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이 ‘성취 선언’은 많은 의미로 이해되었습니다. 그런데 요한복음의 시작이 창세기의 시작처럼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와 같이 시작된 것으로 보면, 요한복음의 이 선언은 창조의 완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창세기 2:1).
그렇게 되면 예수님의 십자가는 새로운 유월절로서 자기 백성을 죄와 사망에서 해방하는 구원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창조가 시작되었다는 뜻입니다. 그것은 거듭나는 것이며, 새로운 피조물로서 하나님의 선한 일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그처럼 하나님과 새롭게 관계를 맺으며 소명에 충실하게 사는 삶을 영생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만찬은 유월절의 식사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피조물로서 그리스도의 나라에 동참하고 있는 우리의 실존을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부활절은 그 의미를 가장 깊이 묵상하고 기념하는 절기라고 하겠습니다. 당신은 예수님이 주시는 구원을 받아 누리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