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80회 등산 보문산(457m) 2023-23
2023년 8월 6일(일) 맑음
무기력한 마음을 활력 있는 마음으로 바꾼다.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어 활동하기가 불편하다. 무기력한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옛날에 물이 흘렀던 보운초등학교 옆 복개도로에 주차하고 호동으로 걸어간다(8:47). 부사동을 지나 석교동에 이른다. 그늘을 찾아 이동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어 양달을 통과할 때는 쉽지 않다. 마트에 들려 식수와 에너지바를 산다. 마트 사장이 삼복더위에 등산이 괜찮냐고 묻는다. 산에는 그늘이 많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조금 지나 보문산 남쪽 기슭에 있는 조선 시대 건축물 봉소루에 닿는다(9:09). 대전광역시 문화재 자료 35호로 지정된 봉소루는 조선 시대 인조 때 학자이며 교육자인 남문봉(1607-1674) 선생이 학문을 가르치던 서재이다. 봉소는 새들의 보금자리란 뜻으로 후진을 양성하는 교육 도장임을 가리킨다. 이어 차도로 변한 나지막한 고개를 넘어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는 호동 금실빌라 옆 산길 입구에 이른다(9:19). 호동은 범골로 불리는데 옛날 이곳에 호랑이가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비좁은 산길로 새소리를 들으며 산에 올라간다. 이곳부터 고스락인 시루봉까지는 3.8Km쯤 된다. 3분쯤 올라서니 시루봉 3.6Km, 호동 금실빌라 0.22Km란 푯말이 반긴다(9:22). 뒤돌아보니 천동 동네 뒤로 비학산이 솟아 있고 그 뒤로 계족산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나지막한 봉우리를 넘어 완만한 내리막길로 옥계동 불도유치원서 올라오는 안부 삼거리에 이른다(9:29). 곧이어 완만한 오르막길로 4분쯤 오르니 시루봉 2.46Km라고 쓰인 잘못된 푯말이 서 있다(9:33).
대전 1봉 식장산이 우람하게 조망된다.
이어 8분쯤 더 진행해 시루봉 2.9Km라고 쓰인 푯말이 서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9:41). 계속하여 충남 1봉 서대산과 식장산 조망이 좋은 무덤 위 능선을 지나자(9:45) 금방 삼거리가 나타난다(9:46). 시루봉 2.3Km, 아랫범골 0.6Km 금성빌라 1.3Km란 푯말이 서 있다. 제각각의 이정표라 초행길 산객은 헷갈릴 것이므로 올바른 정비가 필요하다.
조금 후 보문산을 망친 불행 임도에 이른다(9:52). 임도를 건너 나무 계단을 두 계단씩 올라가기도 하며 옥계동 뒷산과 이사동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한다(9:57). 시루봉 1.9Km, 호동 금실빌라 2Km, 이사동 버스종점 1.8Km란 푯말이 서 있다. 여전히 완만한 능선 길로 7분쯤 더 올라가 행복 숲길로 명명한 불행 임도에 이른다(10:04).
불행임도의 이정표 푯말
워낙 무더운 날이라 목이 말라 식수로 목을 축이고 간식도 먹으며 충분한 휴식을 한다. 푯말에는 시루봉 1.5Km, 금실 빌라 2.4Km, 보운대 3.8Km, 오월드 4.6Km라고 쓰여 있다. 풀벌레 우는 소리가 정겹다.
보문산성이 우람하게 조망된다.
불행 임도를 뒤로하고(10:19) 조금 급해진 산길로 산에 올라간다. 시야가 트이며 보문산성 일대가 우람하게 조망된다. 첫 번째 나타난 데크 계단을 통과하고 두 번째 나타난 133계단 길을 오른 다음 잠시 산길로 나아가다가 세 번째 121계단과 네 번째 112계단 길을 거쳐 이사동 전망대에 올라선다(10:41). 대기가 깨끗하지 못해 서대산이 흐릿하고 대둔산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시루봉 0.8Km, 금실 빌라 3Km, 오도산 2.2Km란 푯말이 거리를 알려준다.
이제 한결 편해진 보문 지맥 능선을 타고 가볍게 오르내림 하여 시루봉에 올라선다(10:51). 휴식 없이 보문산성을 향해 잰걸음으로 나아간다. 급경사 데크 계단을 내려선 다음 아주, 걷기 편한 부드러운 시루봉 능선을 타고 범골 안부 네거리로 내려선 후 완만한 오르막길로 보문산성 장대루에 올라선다(11:06).
전망을 해본다. 만인산부터 시곗바늘 반대 방향으로 태봉, 철마산, 서대산을 조망하고 희미한 대성산과 천태산을 바라본다. 장령산과 고리산 다음엔 대전시가지의 울타리인 식장산이 반기고 계족산, 금병산, 갑하산, 금수산 등을 조망한다. 계룡산과 향적산은 희미하게 보여 아쉽다. 이제야 무기력한 마음이 활력이 넘치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등산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최고의 전신운동이라고 확신한다. 가끔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흠뻑 젖은 땀을 식혀준다.
장대루를 뒤로하고(11:21) 보문산성 능선을 타고 보운대로 가는 시루봉 샛길 네거리서 샛길로 진입하여 석천 약수터로 내려선다. 5리터 물을 받고 세수도 하고 팔굽혀펴기도 해본다.
석천을 뒤로하고(11:45) 보문산 골짜기 샛길로 산에서 내려가 명품 산길에 이르러 명품 산길을 따라 산에서 내려가다가 주차된 곳으로 가기 위해 가벼운 오르고 내림 길을 반복하여 보문산성 능선에 이른다. 곧이어 보문산성 능선 길로 불행임도 시작점에 이른 다음 남대전 고등학교 뒤를 향해 산에서 내려간다(12:06).
산길은 장마 탓으로 망가지고 사람의 발길이 끊겨 잡초가 무성히 자라 무척 성가시다. 60년전부터 이 길은 보문산성 능선을 오르는 최단코스의 길로 수많은 사람이 이 길로 보문산을 올랐고 초등학교 시절엔 이 길을 따라 소풍을 가기도 했다. 소풍 가는 날 선생님이 길가에서 뱀을 잡아 술이 가득한 커다란 술병에 넣은 추억이 아련하다. 이렇게 엉망이 된 길을 보니 격세지감이다.
남대전 고등학교 뒤로 조심스럽게 내려가(12:13) 이제 산자락에 시설한 차도를 따라 산에서 내려가 부사동에 이른다. 이어 평지 길로 주차된 곳에 돌아와 산행을 마쳤다(12:25).
☺ 산행거리: 10.19Km, 3시간 38분 소요(휴식 41분 포함) 평균속력: 3.21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