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굶어 담장 넘지 않을 놈 없으며,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양반이고,돈없고 빽없으면 죽거나 밟힌다는 것쯤은 몰빵 선행학습으로 영민해진 우리의 호프 초등학생도 서둘러 깨달은 이치라.
온난화 탓이라지만 더위가 심하다 싶더니 자연의 섭리는 한줄기 비를 뿌려 뭔가 바쁜 일상의 삶들을 그 자정의 시렁 위에 얹혀 놓는다.
직장생활 삼십여년을 보내고 그나마 나머지 세월을 얼마간이나 담보해 줄 현실적 대안인 연금이 성할까 하던 차에 검은 월요일이니 피의 화요일이니 하면서 한바탕 금융시장을 휘젓고 있다.
어찌보면 어떻게 좀 더 먹어볼까 하고 잔재주 부리다가 당한 부메랑인 것을----- 결과론으로 누군들 그런 걸 모르냐고 반문하면 할 말이 없으나 다른 나라는 그나라 사람들이 알아서 걱정할 것인 바 차치하고, 우리네 것만 간단히 짚어보면 이렇다는 생각이다.
1) 88올림픽을 비교적 성공리에 치르고서 우리는 상당히 고무되어 선진국에 이른 것처럼 떠들기 시작하더니, 이른바 부자 CLUB이라는 OECD에 멤버십을 얻은 것이 1996년으로 기억된다. 그러면서 우리 자본시장( 주식, 채권등을 비교적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활짝 여는 조건으로 멤버십을 얻었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며, 소위 위정자들은 우리가 선진국 반열에 들었다고 떠벌리고 도하 언론들도 대서특필했다. 그리고 1997년에 IMF가 터졌다.
2) 이에 WALL가의 하이에나들은 먹거리가 있어보이는 우리 경제를 기웃거리며, "너희들 펀더멘털이 괜찮아, 선진금융기법 가르쳐 줄께 " 하면서 돈을 꿔주다가 더 커지면 원금도 못건지게 큰일 났다 싶어 이런 저런 조건들을 붙여 귓가에 딱지 눌러붙을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들이대며 청사에 길이 빛날 IMF사태로 일단락 지었다.
*당시 미 재무장관 루빈이라는 사람이 WALL가의 펀드메니저 출신이라는 것을 아는 우리의 경제관료는 별로 없었다고 미 프린스턴大學 경제학부 교수가 그 저서에서 밝힌 바 있다.
*그로벌스탠다드(Global standard)라는 용어는 국제연합 헌장에도,국제법에도,헌법에도, 우리 초등학교 친목계칙 어디를 찾아봐도 정의된 바 없는 희안한 단어로서, 필시 강자들의 아전인수격 입지를 변호하기 위해 만들어 낸 그 뜻이 애매모호하기 그지없는 구름속을 떠도는 추상명사일 뿐이다. 유식한 법률가들은 국제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인용되는 관습기준 이라고 할지 모를 일이다.
3) 대문을 여는 것만으로도 부족하여 아예 대문을 헐어버려야 했던 쓰라림 속에서도 가발부터 1$짜리 실뱀장어, 첨단 IT제품까지 수출했던 의지의 한국인으로 돌아와 빚을 갚았다. 6,70년대에 어찌저찌 미국 건너가 WALL가의 하이에나들 옆에서 곁눈질로 국제금융이니 금융공학이니 하면서 버터 영어 몇마디 지껄이며 학위를 받은 검은 머리 洋人들이 국내로 흘러들어 올 기회를 잡고 (지금도 도처에 박혀 맹활약중 임) 동북아 금융 강국을 운운하고 듣기에 그럴사한 용어를 구사하면서 만만한 우리 금융시장을 헤짚기 시작했다.
*그들이 선진금융 기법이라고 금융시장에 어질러 논 것들이 많은데 세간에 널리 알려진 몇 가지만 예시하자면 ( 국내 건전한 상식을 가진 토종 금융인들은 이런 상품 판매를 꺼리나 보스로 온 검은머리 洋人들이 감독당국도 허용한 것이니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실적 올리라고 매일 실적보고를 받는다.),
- Off shore banking 이라고 주장하며 투자금 가지고 들어 올 때 면세지역(tax heaven zone) 에 바지회사(paper company)를 차려 들어와 투지금 빼갈 때 세금 한푼 안내고 가져 감. - 말로는 미래가치를 따져서 대출한다 하면서 철두철미 담보챙기고 대출을 장려함.
소위 PF loan, 집단 mortgage loan후 유동화증권 발행하여 유통시킴 ( 국제금융 시장을 강타한 Sub-prime mortgage의 전형으로 우리 금융 시장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 폭탄임)
- Cash flow (외상없는 현찰 장사)가 좋다는 이유로 룸사롱, 모텔, 사우나, 오락장, 안마소, 신도수 많은 종교시설 등에 대한 대출은 적극 장려하고, 중소기업의 아이디어 신상품에 대해서는 시장성 검증이 어렵다고 확실한 담보없이는 철저히 대출을 거절함.
- 이종통화간 금리차를 이용 예금을 끌어들이고 발생이자는 환차익이므로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우김. 국세청하고 과세대상 여부를 놓고 소송진행 중인 것으로 아나 결과는 모르겠슴. (이른바 엔/달러 Currency SWAP 예금)
- 환차손 방지한다고 KIKO라는 것을 전문 지식없는 중소 수출업체를 유인하여 팔고 단기에 수익 올리고 약정을 들먹여 발뺌함.
- 주식시장 활성화에 필요하다고 (없는 주식을 빌려서 파는)공매도를 도입게 하여 개미 투자자들을 울림 (개미투자자에게는 공매도가 허용되지 않음)
- 못 된 짓하고 사회적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 기업의 사회공헌도를 기업문화로 유난히 강조 함 등 ( 사회공헌도를 유별나게 내세우는 기업은 뒤를 파보면 뭔가 구린데가 있슴. 기업이 본래대로 장사 잘해서 이익내 세금 잘 내면 그것이 사회 공헌이지 그 이상 뭘 바란다는 말인가) 이다.
*정확하게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원래 입법취지는 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지만)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금융상품에 대하여 네거티브 시스템 (법에 규정된 것은 제외하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을 적용하게 되어 감독당국이 리스크를 즐기는 매니아가 아니라면 지금도 이지경인데 과연 그 위험을 어떻게 콘트롤할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4) 우리관료들은 외국인 투자하면 껍벅 죽고마는데, 그들은 투자자본(Investment Capital)과 투기자금(Hedge Fund)이나 구분할 줄 알면서 외국인 투자유치한다고 IR이니, 로드 쇼니, M&A니 하면서 설치는지 모를 일이다. 어찌하여 그들이 인정 많은 사마리아인(samarians)이며, 도통한 삼장법사라고 우리 절대다수 어둠의 자식(현역으로 판정 받아 군대 간 자식)들의 일자리까지 염려해준다는 말인가.
5) 내것을 팔아먹었으면 남의 것도 사주는 것이 당연한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터, 그렇다고 우리 안방까지 활짝 열고 속 것까지 다 주라는 것은 아닐진대, 스톡옵션에 목마른 예의 검은머리 양인들과 권력밑에 붙어 있는 버터 경제학 전공의 테크노크라트들은 작금의 사태를 보면서도 동북아 금융허브 노래를 계속 불러대면서 안방 침실까지 다 까발릴 것인가? 그러면서 독도를 시비거는 사람들에게 실효적 지배를 내세워 주권국임을 강변할 수 있으며, 동북공정을 외치며 두만 압록을 위협하는 세력에게 말달리던 선구자를 입에 담을 수 있다는 말인가.
6)급할 때는 양의학으로 고통을 진정시킬 수 있으나, 복잡하고 깊히 꼬인 것은 시간을 두고 한의학적 처방을 고민할 때이다. 어짜피 터질 일이 터졌고,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서 IMF 고난을 극복하느라 진땀 흘린 이 나라 백성을 사랑하사 이쯤으로 경고를 보낸 것으로 천만 다행이라 생각된다.
7) 금융관료( 경제수석, 재경장관, 한은총재, 금감위원장, 금감원장 등)들은 더이상 자본시장통합법, 세계적 IB를 육성하느니 하면서 방정 떨지 말고 잠실대교 밑에 설치해논 이른바 수중보(水中洑)의 기능이 무엇인지를 보고나서 한 번 되짚어 볼 일이다. 넘나드는 물길에 정교한 보를 설치하지 않고 금융선진국이니 하고 떠들다가는 그나마 모아둔 피땀어린 외환보유고와 각종 연기금 거덜내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그것이 현실로 우리 눈앞에 다가와 있지 않는가!
8)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들은 그 본래의 목적이 이윤 추구가 아니므로 요즘 흔히 말하는 CEO형 장이니 하는 것은 위험 천만이다. 왜냐면 그들의 실수와 과오는 곧 전체 국민의 고통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즉, 각종 연기금, 학교발전기금 등의 운영에 관한 규정을 완화하여 금융(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투입하는 시점과 자본시장통합법 발효를, 환율 방어를 위해 보유고 헐어내는 시점을, Wall가의 하이에나들과 검은 머리 양인들은 끈질기게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의 경제수장들과 CEO형 공공기관장들은 공명심에 사로잡히지 말고 제발 냉철하게 성찰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리는 1997년 IMF 사태로 국제금융의 보이지 않은 손들과 WALL가의 하이에나들에게 수업료를 치룰 만큼 치뤘다.
*A. Smith 이래 모든 경제학자들은 자원의 희소(scarcity) 와 인간 욕망의 최적정 조합을 꿈꾸며 주옥같은 이론들을 펼쳤으나 거기에는 반드시 가정과 조건들이 전제되어 있음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면서 윗전의 입맛에 따라 편한대로 생략해 버리는 우를 수없이 반복해 오고있다.
<글 쓰는데 참고한 책> * 세계화의 덫 /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The Challenge of Global Capitalism/ 나쁜 사마리아인들/제국의 미래/ 뜻으로 본 한국역사/마실거리 여섯 잔 속에 담긴 세계사/ 자본시장 통합법
첫댓글 아~~~~~
강추!!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런 글은 모든 국민들이 읽어야할텐데...
짱입니다요!!!....짱!짱!짱!....^^
경제에 대해서 무뇌한인데 흐르는물님의 좋은글 통해서 유익한 공부하였습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