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안곡 「스카보로 페어」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사이먼 & 가펑클은 1970년 「철새는 날아가고(El Condor Pasa)」를 번안하여 또다시 대중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사실 우리말로 번역된 제목에서 ‘철새’라는 말은 오역(誤譯)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Condor’는 철새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노래의 원산지는 잉카제국의 후예인 페루다. 페루인들은 이 멜로디에 여러 가지의 가사를 붙여서 노래하곤 하는데, 페루의 아픈 역사와 독립운동가 호세 가브리엘 콘도르칸퀴(1738-1781)를 추모하는 노래가 그 대표적인 케이스다.
「엘 콘도르 파사」의 공식 작곡자는 페루의 작곡가 다니엘 알로미아스 로블레스(Daniel Alomias Robles, 1871~1942)로 알려져 있다. 그는 안데스 지역의 민요를 채집하여 이 곡을 만들었는데 과연 이걸 작곡이라 할 수 있을까?
중세 유럽에서 작곡이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기 보다는 기존의 멜로디들을 재구성하는 것을 의미했다. 훗날 쇼팽(폴란드), 리스트(헝가리), 드보르작(체코), 윤이상(한국), 차이코프스키(러시아) 등 클래식 작곡가들도 각 지역의 민속 음악들을 채집하여 작품에 반영했으며 평론가나 이론가들도 별다른 이견 없이 그 작곡가들의 작품이라 인정하고 있다.
뮤지컬 「엘 콘도르 파사」에 사용된 이 곡은 로스 잉카스(Los Incas) 악단의 레파토리가 되었고 그 연주를 들은 폴 사이먼은 큰 감동을 받아 이 곡에 가사를 붙여서 불렀다. 그런데 로스 잉카스가 이 곡을 작자 미상의 민요라고 소개한 탓에 사이먼은 자신의 곡으로 발표를 했고, 한바탕 소동을 겪은 후 로블레스를 공동 작곡가로 올렸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비록 이 노래가 사이먼의 오리지널 작품은 아니지만, 이 곡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데는 사이먼 & 가펑클의 공이 컸다고 할 수 있다.
수백 개의 멜로디와 수천 개의 가사로 불리어지고 있다는 「엘 콘도르 파사」는 페루인들에게는 거의 국가(國歌)에 버금가는 수준의 노래다.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아리랑 정도의 국보급 민요인 셈이다.
첫댓글 우리 한창 때 흥얼거리던 곡,
공부를 다시 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