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프로젝트 에세이
김휘동
이번 주와 저번 주는 시간이 엄청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공동 졸업 작품을 끝내고 바로 뮤지컬 프로젝트를 했다. 공졸작을 끝내고 바로 하는 것이라 몸도 뻐근하고 감기 기운도 있었다. 차라리 공졸작 끝낸 다음 1주일 쉬고 난 다음 뮤지컬을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처음 연범쌤 과 뮤지컬 쌤 들을 보았을 때는 조금 무서웠다. 14기나 다른 기수 형들이 많이 혼나고 쌤들 엄청 무섭다고 했었기 때문이다. 근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보다 괜찮고 착하신 쌤 들이란 걸 알게 되었다. 뮤지컬 수업 시간이 아닐 때는 우리랑 같이 장난도 치고 재미있게 놀아주셨다. 매일 혼나고 털리고 갈궈지고 계속 그럴 줄 알았지만 딱 한번 혼나고 말았다. 물론 자잘한 잔소리는 매일 들었다. 다른 애들은 엄청 무서웠다고 하는 애들도 많은 것 같긴하다. 물론 무섭기는 했지만 내 예상보다는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14기 까지는 고춧가루 부대에서 학생을 가르쳐 주었지만 단장이 나가고 연범쌤이 새로 만든 극단이라서 예전과는 달랐을 수도 있다.
우리가 한 뮤지컬 제목은 슈팅스타 라는 뮤지컬이다. 조금 유치해 보이는 내용일 수도 있지만 연범쌤은 지금 우리랑 비슷한 내용이라서 가져왔다고 하셨다. 뮤지컬 내용은 공부만 하는 평범한 범생이들만 있는 학교에 전학생 세 명이 와서 락이라는 장르의 음악을 가르쳐 주며 점점 아이들이 바뀌어 가고 친해져 가는 내용이다. 중간에 싸우고 다투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손을 내밀어 주고 화해해서 다 같이 친해지는 내용이다. 나는 처음에 잠깐 나오는 선생님을 하고 싶었지만 선생님 역할이 갑자기 학생으로 바뀌면서 이름만 똑같고 아예 다른 내용으로 연기를 하게 되었다. 에드먼드라는 학생인데 처음부터 들어 있지 않고 중간중간에 쌤들이 대사를 추가해서 만들어진 캐릭터이다. 연극 안에서 내가 가장 말을 많이 하고 돋보일 수 있는 순간은 뮤지컬 중간에 아이들이 다투어서 학교 뒤편에 있는 결투장으로 가게 되는데 거기 있는 심판겸 진행자 역할을 하게 되는 순간이다. 나는 내향적인 성격인데다가 남들 앞에 서는걸 별로 안좋아 하고 나를 들어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엔 너무너무 쪽팔려서 말도 제제로 하지 못했다. 하지만 연범쌤이 너를 좀 더 드러내라는 말을 듣고 열심히 연습해서 공연때는 그래도 꽤 자연스럽게 잘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랑은 맞지 않는 역할이긴 하다.
연범쌤은 무지컬 내내 혼낼때나 잔소리할 때 계속 하는 말씀이 있으셨다. 바로 옆 친구들을 보고 알아차리라는 말이었다. 뮤지컬을 하는 동안 그게 도대체 어떤 말일까 하고 많이 고민해 보았다. 언뜻 보면 단순히 친구들 챙기라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뭔가 깊은 뜻이 있는 말 같았기 때문에 곰곰히 생각해 봤다. 우리는 연범쌤을 딱 1주일 보았다. 근데도 연범쌤은 우리들의 세세한 부분까지 보셨다. 진성이가 열심히 하는 모습이나 준우가 부끄럽지만 앞에 서 용기내 노래하는 모습이나 여러 가지 우리의 모습들을 캐치해 내셨다. 근데 연범쌤은 정작 우리는 옆 친구가 무었을 하던 뭘보던 뭘하던 관심도 없고 각자 갈 길이 바빠 서로 모르는 사람처럼 신경도 안쓰는 것 같다고 말씀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우리가 서로에게 너무 익숙해 져서 소홀해 진 건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말을 다 같이 듣고 난 다음부터 나 뿐만이 아니라 우리 15기 모두가 서로 챙기고 신경써주는 분위기가 생긴 것 같았다. 연범쌤도 끝나고 소감때 말씀 하셨지만 뮤지컬에도 그런 모습들이 묻어나와서 보기 좋았다고 하셨다. 옛날처럼 자신만 보는15기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보고 한마음 한 뜻으로 서로를 챙기며 남은 1년, 3학년 생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뮤지컬 하는동안 도대체가 뮤지컬을 하는 이유가 무었인가 하고 계속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 뜻을 알 것 같기도 하다. 다시한번 더 생각하게 해 주신연범쌤, 노래랑 춤 가르쳐 주신 뮤지컬쌤들, 옆에서 계속 간식도 챙겨주시고, 우리를 지켜봐주신 산아쌤, 묵묵히 옆에 있으셨던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첫댓글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애 많이 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