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견문각지(見聞覺知)
지금 여기가 참나요 부처요 진리
◇ 삶이란 수많은 생각, 감정, 감각의 화살표가 난무하는 정보의 축제 한마당이다. *출처=shutterstock
견문각지(見聞覺知; 보고들으며 아는 자리)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보고 듣고 생각하는 이 자리 그대로가 곧 참나요 부처란 말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꾸 진리를 어떤 대상으로 만들거나 붙잡아서 알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점점 더 아리송하고 모르게 될 뿐이니 진리란 바로 나(참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기란 말도 시공간을 가리키는 말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시공간을 넘어서 있는 절대성의 자리란 말도 아닙니다. 지금 여기란 것에 대해 그 어떤 설명이나 뜻을 말하면 다 아닙니다. 그것은 [지금 여기]란 생각조차 일으키고 말하는 이것 자체를 가리킵니다.
생각 따라간다는 말은 생각의 내용물(뜻)을 따라간다는 말이며, 그러면 이미 자기가 일으킨 생각에 빠지게 되며 이는 오온활동을 공(空)으로 보지 않고 무엇(色)인가가 거기 있는 것으로 보는 잘못을 저지르는 것입니다. 생명 의식 없이는 그 어떤 말이나 생각, 감정, 감각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고로 생각, 감정, 감각조차도 그 본질은 다 생명의식의 활동일 뿐입니다. 그러나 우린 이렇게 생명의식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한 채 자꾸 자기 주관적인 해석과 분별에 빠져 그것의 뜻을 풀이하거나 다른 생각과 연결시켜 버립니다.
정견하란 것은 누가 뭘 보란 게 아니라 일체가 다 지금 여기에서 나조차 생각으로 만드는 이 활발한 생명의식의 공한 활동에 지나지 않음을 보란 말입니다.
즉 삶이란 본질적으로 아무것도 일체 없는 공적(空寂)한 자리위에서 수많은 생각, 감정, 감각의 화살표가 탄생 난무하는 정보의 축제 한마당에 지나지 않음을 끝까지 지켜보란 것입니다. 그러면 자기가 생각하거나 내뱉는 모든 말들이 그대로 다 생명의식의 활동이며 창조임을 발견하고 이 자리에 깨어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이 자리란 도무지 알 수 없는 아무것도 없는 자리(공)에서 모든 생각, 감정, 감각 느낌(색)이 뿜어져 나오는 이 생명 현상 자체를 말합니다.
이 경이로운 현상 자체를 이것, 혹은 부처(신), 참나, 본래면목, 오직 모를 뿐이라 말하는 것뿐입니다. 나라는 생각, 느낌도 결국 누구도 알 수 없는 지금여기 바로 이 자리, 즉 눈앞에서 일어나는 것 아닙니까?
고로 부처가 뭐냐라는 질문에 [뜰 앞의 잣나무(庭前佰樹子)]란 대답자체가 그대로 생명의식의 활동인 부처임에도 불구하고 자꾸 [왜 그랬을까?]하고 자기 생각과 의문심 속에 빠져버리니 참구할수록 도무지 점점 더 알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견문(見聞)그대로가 본성임을 탁 봐야지 뭘 더 탐구하고 판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글 | 김연수 한양특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