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님들께선 지금 부터
제가 표현하는 한 인물을 상상하면서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으로 부터 십칠년 전...
부산 다대포 가기전... 서민들이 많이 사는 한 동네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장가 못간 총각이 작은 슈퍼마켓(구멍가게) 을 꾸려 가고 있었답니다.
그 총각은 늘 오토바이를 타고 물건을 배달한 던지 물건을 실어온다던지 노모를 태우고 동네 한바퀴 돌며 마실을 다닌다던지...하여튼 늘 주야로 오토바이를 몰고 다녔답니다.
동네 사람들은 그 총각을 너무나 좋아했지요.
효자에다 성실하고 부지런하고 착하고 너무 순수하고 그리고 중요한것은 항상 웃는 얼굴이였지요. 너무나 해맑은 얼굴... ^^
그런 그에게 딱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지요.
그것은 바로 눈이였는데 한쪽은 약간 사시고...다른쪽은 완전 옆으로 가있는 사시 눈이였거든요.
(부산에선 그런 눈을 사파리 라고 하는데 다른 지역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장애를 안고 있다 보니 그의 해맑은 미소도 순수함도 부지런함도 그리고 장가를 못가는 이유도 다 그 눈때문이며 그로 인해 다소 아이큐가 떨어져 보이는 효과 까지 낳고 있었지요.(실제는 그렇지 않은데)
그래서 그 총각이 오토바이를 몰며 다닐때는 항상 불안하고 위태로워 보인답니다.
얼마나 그렇게 보이냐 하면 순수한 그 해맑은 미소로 고개는 옆으로 가 있고 오토바이는 정면으로 몰고 있지요. 즉. 사시다 보니 눈을 정면으로 마추기 위해선 눈이 있는 곳과 반대로 고개를 돌리다 보니 눈동자는 정면으로 향하고 고개는 옆으로 가 있는 거지요.- 말이 어려운가? 어쨌든 몸따로 머리따로 -
그러니 지켜보는 동네주민들은 늘 조마 조마 해 지지요...저러다 사고 날까봐.
그런데 어느날 말이죠.. ㅋㅋ (말하기도 전에 또 웃음이 나오네요.)
우리 친정도 슈퍼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개구장이 오빠가 가게를 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사시 총각이 고개를 숙인체 오토바이를 우리 가게 앞에 세우며 안으로 들어 왔지요. 고개를 숙인체로..
오빠 왈.
" 형님. 탁주는 잔뜩 싣고 배달 안가고 ...왜 ? "
총각은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한체 어둡게 중얼
" 마 말마라... 니가 좀 대신 갔다 온나. 해 행님이 느 느그 가게 봐주고 이 있을께..."
(원래 말을 잘 더듬거림)
오빠는 고개도 들지 않고 중얼거리는 그 총각이 하도 이상해 고개를 들이되며 말했지요
" 형님. 와요? 무슨 일인데 고개도 못들고 그라는데요? 형님. 지좀 보고 얘기 하소!"
오빠가 총각에게 들이되며 계속 묻자 그 총각이 도리질 하던 고개를 스윽 드는 것입니다.
순간 . 오빠가 씩 쪼개며 실웃음을 내기 시작했죠.
왜냐하면 그 총각의 사시눈 한쪽 눈두덩이에 진짜 동그랗게 멍이 들었던 것입니다.(한쪽 눈만)
오빠가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물었지요.
"형님! 어쩌다 그랬소? 큰일 날뻔 했네. 어디 누구한테 얻어맞았소? 내가 가서 뭉개줄테니 말해 보소!"
총각 왈
" 이유는 묻지 말고 배달이나 좀 해도. 쪽팔려서 못가겠다. 응 원아..."
오빠 성격상 절대 그냥은 못지나 가거든요. 오빠가 착 달라 붙어 왜 그렇게 됐냐고 꼬치꼬치 묻자 할수 없이 그 총각은 주위를 두리번 거리면서 경계를 하더니 오빠에게 소근 거리는 말.
" 니 니만 아 알고 있으래이... 실은 말이다.. 어 어젯밤에... 오토바이가 가 갑자기 서는 기라... 왜 그런가 싶어 기름뚜겅을 열고 기름이 얼마나 남았는 싶어 들여다 보다가 안보이길래 나이타로 ..찰칵 하는 순간. 퍼 펑!!! 그렸다 아이가... 내 눈티 빠지는줄 알았다 마!! "
오빠의 얼굴이 핼슥해지며 억지로 참았던 일그러진 얼굴이 급기야는 배를 잡고 쓰러졌다는 거 아닙니까?
지금도 그때 일이 떠오르면 두고 두고 웃는 답니다.
현재 그분은 결혼해서 아이가 중학생이 되었다네요. 착한 부인 얻어서 홀어머니 모시고 잘 산데요.
여전히 고개는 옆으로 한채 오토바이를 몰면서요.^^
첫댓글 하하하^^ 정말 정겨운 이야깁니다. 검정고무신 한편 본거 같아요.^^ 그래도 행복하게 사신다니 참 좋습니다. 저희 동네에서는 사팔뜨기라고 합니다.^^
ㅎ...그렇군요... 옛날엔 이웃지간도 참 좋았는데... 요즘은... 내 이웃의 얼굴도 모르고 사니 무심죄를 짓고 사네요...
열심히 상상하면서 잘 읽었어요(진짜 그분 오토바이 타는 모습 막 상상되요 ㅋ) ^^ 그리고 정겨운 경상도 사투리에 ㅋ 결혼하셔서 홀어머님 모시고 잘 살고 계시다니 마음이 따듯해져오네요 ^^*
아! 이제는 만화가에서 만담가(?)로 자유자재로 구사하시는 마나리아님 그리고 같이 콤비가 되어주신 달콤한 향기님들 때문에 여기에 들러오면 항상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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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이 눈주위로 동그랗게 떻었요. 그나마 다행이였지요. 폭팔이라도 했음 어쩔뻔햇을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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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여..ㅎ~
많이 안다친게 정말 다행이네요.. 한참 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