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여행에서 절대 빠질수 없는 투우 투우에 대해서 파헤쳐 보자
잘 빠진 몸매의 투우사가 붉은천을 흔들며 검정소를 약올리는 장면은 TV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봤을 것이다. TV속 투우장면에서 나의 맘을 빼앗아간건 다름아닌 투우사의 종아리 살작 뒷꿈치를 올려든 종아리 라인이 어찌나 섹시하던지~ 과연 실제로 봐도 그러할런지
마드리든 투우장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스페인에서 제일 오래되고 아름다운 세비야 투우장 기념품 샵에는 투우장 모래도 팔고 있었다 모래가 곱긴 곱더라
보다시피 투우장의 좌석은 그냥 돌계단이다. 등받이도 없고 다리를 길게 뻗을수도 없다 게다가 좌석에 앉고 나면 그사이로 지나가기에는 너무 좁다 그래서 경기가 시작되고 나면 좌석 사이사이로 움직여서는 안된다
경기시작전 소들이 대기하는곳
저 철문이 열리면 투우 경기만을위해 사육되어진 최고조 흥분 상태의 소가 뛰쳐 나온다
스페인에 가면 반드시 해야 되는일들 그들의 열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수 있는 것들 투우.플라멩고.축구
그중에서도 동물확대와 하나의 문화일뿐이라는 팽팽한 신경전이 있는 투우를 내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껴보고 싶었다
잔혹하고 처참한 광경이 저 안에서는 일어나지만 스페인 어느 도시를 가도 투우 경기장은 참 아름다웠다 내가 투우를 보기 위해 선택한 곳은 마드리드 벤투스 투우 경기장
아침일찍 티켓 오피스가 오픈 하기를 기다렸다가 한참을 고민끝에 투우표를 구입했다
스페인은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나라이다 이럴땐 영어를 잘 못하는 내입장에선 참 편하다
그렇지만 알아듣지도 못하는 스페인어를 블라블라 할때는 참 당혹스럽긴 하다
아무튼 매표소 앞에 보면 입장권 구입을 편하기 하기 위해 경기장 모형과 그에따른 좌석 그리고 가격까지 아주아주 쉽게 설명 되어있다 영어 못해도 스페인어 몰라도 전혀 걱정 할게 없다
나는 배낭 여행자 이니깐 나는 투우를 아주아주 좋아하는것도 아니니깐 따로 고민할필요도 없었다 굳이 비싼돈을 들여가며 햇빛이 안드는 맨앞자리를 고수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저 투우장에 왔다는 한국에 있는 나의 친구들이 아무도 와보지 못한 스페인에서 투우장에 왔다는 흔적만 남기면 되는것이였다
이때만 해도 돌아가서 보여짐에 대해 더 고민을 많이 했던 시기 였다 그냥 아주 자랑질이 하고 싶어 미쳤던 시기라고나 할까..?
아무튼 나에게 젤 적합한 자리는 가장 태양이 잘드는 그래서 가겨이 젤 싼 sol자리였다 4.40유로
4.40유로짜리 표를 손에 들고 흐믓해 하며 벤투스 경기장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했다
남은시간 마드리드를 즐기다가 저녁 7시에 투우장에 다시 오기만 하면 가슴이 오그라 드는 피비린내 나는 투우를 볼수 있는것이였다
마드리드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투우시간에 맞추어 벤투스 경기장으로 왔다
우와~ 사람봐봐 이거이거 완전 흥분되는걸 경기장이 꽉찬 야구장에 가봤는가? (참고로 나는 롯데에 죽고 롯데에 사는 열혈팬) 꽉찬 사람들이 동시에 지르는 함성 그 함성 소리 하나면 아무리 강심장이라해도 심장이 뛸수 밖에 없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 낑겨서 나도 줄을 섰다 어서 빨리 들어가서 그 열기에 나의 열정을 보태고 싶었다
그런데 ... 그런데 ... 문제가 생겼다
그것도 아주아주 큰 문제가
내가 들고 있는 이 표를 가지고는 입장 할수가 없단다
왜? 왜?왜?왜? 입장 할수가 없다는 거지? 아니 왜에~~~~~~~~?
흥분을 가라 앉히고 다시 설명을 해달라고 요청을 했다
왜 나는 못들어 가냐구? 오늘 아침에 예약까지 한 표인데
그때 그 직원의 한심스럽고 어이 없다는 표정
"오늘은 5월11일 이야"
그런데 그게 뭐 나도 오늘이 5월 11일 인거 나도 안다고
머리를 한대로 얻어 맞은 기분이 들었다 내 표는 5월 24일 날짜로 예약되어 있었다
이게 모냐구? 나는 나는 분명 "투데이 티켓 플리즈" 라고 말헸는데 그 매표소 직원은 대체 무슨 논리로 내게 24일 표를 던져 준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버럭 버럭 썽을 내다가 어쨌든 티켓을 받고 확인을 안한 나의 공이 엄청 엄청 크다는걸 인정하고 곧바로 비굴 모드로 들어가주는 센스
어떻게 안될까...? 나 오늘이 마드리드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야 투우를 보기위해서 지구반대편 한국에서 왔어 플리즈 플리즈 플리즈 수십번 외치고 눈물이 곧 떨어질것 같은 표정으로 애걸복걸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노!!노!노!!
그래 두고보자 내가 티켓 매표소에 가서 티켓 환불하고 당당히 들어가리다 너..너...조금만 기다려~
조그만한 희망과 기대를 안고 매표소로 향했지만 티켓부스 문은 굳게 잠겨져 있고 창문에는 이런 팻말이 붙어 있다
SOLD OUT
이 단어 하나가 주는 절망과 좌절감이란~ 난 어디에 가서 나의 억울한 상황을 하소연 해야 하는걸까? 크게 펼쳐 놓고 보면 내 실수가 마땅 하지만 난 억울했다 투데이도 못알아듣는 마드리는 매표소 직원을 미친듯이 원망했다 그리고 이렇게 복잡하고 사람도 많은데 꼼꼼히 티켓을 확인하는 그 직원도 이해 할수가 없었다
방법을 찾아 내야만 했다 어쩌지~어쩌지 나 오늘 꼬옥 투우 봐야 하는데
나는 지적인 여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자타공인 사기꾼 자질이 풍부한 여자이다
친구들과 고스톱을 칠때도 피박을 면하기 위해 피를 한장 올려주는 센스를 발휘할줄 알고
훌라를 칠때도 세븐 뻔자(?)를 들고 있었음에도 재빨리 카드를 섞어 버리는 민첩함을 소유한 여자인 것이다
그래서 고민끝에 벼랑끝으로 내몰린 내가 선택한 방법은 아까 그줄 말고 다른줄에 서보는 것이다 그리고 티켓의 날짜가 적힌부분을 교묘하게 가리면 될것 같았다 진짜 될것 같았다
너무 단순하다고? 너무 단순하다고?? 이건 나에게 있어 최선이고 최상이었다 명백한 내 실수 였기때문에 방법이 없었다 2개월째 배낭 여행중인게 맞냐고 누군가 물으신다면 난 주저 없이 어딘가에 숨고 싶은 심정 이었다
두근 두근 콩닥콩닥
드디어 내차례다 슬쩍 표를 내밀었다
근데 딴사람들은 그냥 슬쩍보고 보내주더니 내표는 한참을 들여다 본다 1초가 10분같고 1분이 1시간처럼 길게 느껴졌다
근데 보통 이런 위기의 상황에서 잘도 넘어가더니 나 딱 걸렸다 어쩐지 너무 오래 너무 자세히 들여다 보더라 ㅜㅜ
당황하지 말자 내 잘못이 아니라 니네들 잘못이라고 뻔뻔스럽지만 다시한번 목청을 높여보자
난 똑바로 티켓을 샀는데 어이없게 니네들이 이 표를 준거야 책임져 책임져
안돼! 이 티켓으로는 넌 들어갈수가 없어
비굴모드도 해보고 애원도 해보고 화도 내어 봤지만 방법이 없다 그레서 내가 준비한 마지막 히든 카드
"관계자 불러"
"뭐???"
"관계자 부르라구" "나 . 너무 억울해" "나의 억울함을 알려야 겠어"
관계자가 오더라도 넌 절대 들어가지 못할거야 라는 표정으로 어딘가에 무선을 친다
가슴은 콩닥콩닥 거렸지만
괜찮다 괜찮다
한국에서도 이 방법이면 50% 는 통하잖아~
잠시후 완전무장을 하신 경찰 아저씨가 왔고 나는 지금까지 전후 사정을 이야기 했다 절대 나의 잘못이라는 니앙스는 1%도 첨가하지 않고 말이다
이야기 종료 그러면 이 말안되는 상황도 종료되어야 할터인데 분위기가 이상하다 아까 그녀석은 내 말이 맞지..? 뭐 요런 눈빛을 강하게 보낸다
어어..이거 아닌데 이러면 안되는데
마지막이다 이번에도 안되면 내 여행에서 투우는 물건너 가는거다
다시 차근 차근 약간의 오바와 고음과 저음을 오가면서 나의 억울함을 강력히 호소했다
나의 마음이 전달되었는지 내가 너무 불쌍해 보였는지 맘씨좋게 생긴 경찰 아저씨는 투우장 입장을 허락해 주었다
"그라시아스" "생큐.쌩큐..땡큐베리 마치"
혹시나 못알아 들을까봐 다양하게 굴리고 굴렸다 인사성도 없는 한국인으로 기억되고 싶지 않았다
나의 티켓에다가 한참을 뭐라고 적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안으로 들어가서 Mr.Navarro 를 찾아" "그리고 이 티켓을 보여주기만 하면돼"
"아..일단 이 친구를 따라가" "입구까지 안내해 줄거야"
어어 이건 무슨 분위기? 나의 저질 영어가 통해서 같자기 나의 좌석이 VIP로 업그레이드 되는건가? 그럴 필요 까지는 없는데 ... 정말 없는데
쓸데없는 망상과 온갖 상상으로 그를 따라 나섰다
투우장으로 들어가는 문을 하나하나 통과 할때마다 길목을 지키던 경찰에게 뭐라뭐라 한다 아마도 철저히 좌석제로 입장되는 경기장이라 V.I.P 나의 자리를 알려주는 눈치 였다
...
드뎌 마지막 문이 열리자 와~ 하는 함성과 함게 나타나는 투우 경기장
한치의 틈도 없이 곽찬 경기장에서 투우를 볼수 있다니 이 감동 이 감격 이 벅찬 순간을 어떻게 다 담아 낼수 있단 말인가?
포기하지 않은 내 자신이 그렇게 자랑스러울수가 없었다
처음 만난 투우장의 모습에 심취해 있는 내게 따라온 경찰이 하는말
"여기가 니 자리야"
"어디?"
"여기"
좌석도 없고 좌석번호도 없는 난간에 나보고 앉으라고 한다
다리는 투우장 밖으로 쏘옥 빼놓아야만 앉을수 있는곳
그렇다 이곳은 정식 투우장 좌석이 아니였다
분명히 오늘 표는 매진이었다 내겐 남겨진 좌석이 있으리 만무했다
무지하고 무식한 내게 그들이 배푼 아량은 투우장 난간이었다
그런데 이곳이야 말로 정말 VIP좌석이다 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내 앞에는 아무런 장애물이 없었다 뻥뚤린 시야로 경기를 볼수 있다는 사실에 또 한번 가슴이 벅찼다 난간사이로 발을 내놓고 앉으니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발끝이 오그라 드는것 같았다
두발을 허공에 내놓고 투우를 관람하는 기분?? 놀이공원에서 타는 자이드롭 만큼이나 스릴있고 환상적이였다
이 기분 그대로 투우에 몰입해보자 빠져보자
투우는 총 5단계로 진행되어진다
#1.황소의 등장
투우용으로 특별히 사육된 (경기시작 24시간 전부터 옴짝달싹 못할정도로 몸에 딱 맞게 짜여진 우리에 갇힌채 먹이와 빛이 없는 상태에서 보내게 된다) 있는대로 약이 오른 황소는 열광하는 관중들과 뜨거운 태양에 놀라 거친 숨을 몰아쉬며 사방으로 뛰어다녔다
경기장을 가득메운 관객들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미친듯이 함성을 지른다 물론 나도 덩달아 와~~~~
이때 달려오는 황소의 모습을 보고 성질을 알아차려서 어떤 기술을 사용할지 결정 한다고 한다 근데..내가 보기엔 달려나오는 모습이 다 똑같았다
#2.피가도르의 장
핑크천(카포테)을 이용해서 최초의 묘기가 열리는 장이다 양손으로 카포테를 잡고 발은 전혀 움직이지 않으면서 돌격해 오는 황소를 향해 망토를 바깥쪽으로 휘두르는 ' 베로니카 ' 라는 기술이 대표적이다
근데 여기서 참 웃긴것이 황소는 한마리 인데 황소를 상대하는 사람은 여럿명 이라는 점이다
총 여섯명이 교대로 핑크천을 휘두르며 황소를 교란시킨다
비겁하다 쫌 비겁하다 물론 사람이 황소보다 약한건 알지만 그래도 비겁해 보이는건 어쩔수 없었다
잠시후 말에 올라탄 피카도르가 등장 하는데 사람보다 체력과 스피드가 뛰어난 황소의 목에 창을 찔러서 황소의 체력과 스피드를 줄인다
보는 내내 역겨웠다 황소와 제대로 정면 승부를 하는것도 아니고 떼거지로 달려 들어서 어지럽게 만들다가 창으로 목을 찌르는 행위가 과연 예술인건지 문화인건지
죽이지 않고 고통만 느끼게 해서 체력과 기력을 빼았는 얄팍한 기술
보는 내내 인상을 찌뿌렸다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였다
인간의 잔인함은 여기가 시작이었던 것이다
#3.반데리예로의 장
피카도르에게 찔린 출혈과 상처때문에 황소가 느리게 움직이면 재미가 줄어든다 사람들은 더 자극적이고 더 강한 볼거리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때 3명의 반데리예로가 나타나 황소의 등에3쌍의 작살(반데라)을 꽂는다
근데 나는 반데리예로의장이 참 웃겼다 멋지게 온갖 폼으로 달려와서 묘기를 부리며 찌르더니 뒤도 안돌아보고 잽싸게 도망치는 모습이 꽤나 우스워 보였다 살기위한 인간의 몸부림이란
황소의 등에서 흘러내리는 선홍색 피를 보면서 관객들은 열광 했지만 차마 난 그럴수 없었다
붉은 피를 뚝뚝 흘리면서도 달려야만 하는 황소를 똑바로 쳐다 볼수가 없었다
목에 창을 꽂고 등에는 여섯개의 화려한 반데라를 꽂고 수없이 교란되고 휘둘린 다음에서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투우의 장면이 펼쳐진다
내가 투우를 보면서 실망했던 점이 여기에 있었다 나는 정말이지 사람과 소의 정정당당 승부인줄만 알았던 것이다
투우사와 소가 대면하기 전에 저렇게 소를 힘들고 잔인하게 괴롭히는지 몰랐던 것이다
#4.물레타의 장
검과 붉은천 물레타를 들고 투우사가나와서 축제의 주체자에게 다가가 황소의 죽음을 우리에게 내려주시라며 허락을 구한다
이때 경기장은 한순간 정적이 감돈다
#5. 진실의 순간
투우사(마따도르)가 등장해서 검과 붉은천 물레타를 들고 나와서 단신으로 황소와 맞서는 차례이다 주어지는 시간은 15분 15분 안에 이 흥분한 황소의 심장에 칼을 꽂아야 한다. 마따도르는 붉은 물레타를 교묘하게 흔들며 맹렬하게 달려드는 황소를 멋지게 따돌리는 묘기를 수없이 되풀이 한다. 마따도르의 묘기가 연출될 때마다 원형경기장 전체가 뜨겁게 달아오르며 관중들은 열광한다.
그런데 내가 보고싶지 않은 장면이 연출이 되었다 마따도르가 황소에 뿔에 부딪혀 하늘로 붕 떠올라 넘어진것이다 순간 경기장 내는 정적이 감돌았다 다친걸까..? 설마..다치진 않았겠지? 스페인에서는 해마다 몇번식 투우사가 경기중에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일이 생긴다고 한다 나는 그 모습까지는 절대로 보고 싶지 않았다
다행이도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가담듬고 제자리에 선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그런데 이 마따도르도 황소만큼 열이 받았는지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던저 버리고 다시 황소를 유인하기 시작했다 하긴 그래도 물러났다간 이 수많은 관중들 앞에서 어마어마한 야유를 들을것이 분명했다
신발을 벗어던지 순간 관중들은 또다시 열광하기 시작했다 맨발로 물레따를 이용해 서너차례 소를 더 유인하던 마따도르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손에 땀이 고이기 시작했고 마따도르의 우아한 자태와 화려한 기술에 나도 모르게 환호와 함성을 지르게 되었다
미친듯이 물레따를 향해 돌진하게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물레따 앞에 황소가 꼼짝 못하게도 만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황소는 미친듯이 날뛰다가 이내 모든걸 포기한듯 멈추었다가를 반복했다
마따도르의 모습은 섹쉬하면서도 우아했으며 그의 한동작 한동작마다 목이 타들어 갔다
맨발투혼을 벌이던 마따도르는 지친 황소가 잠시 멈추어 서는 순간, 황소의 어깨에서 심장을 향하여 힘차게 칼(에스빠다)을 꽂는다. (한번에 ,그리고 정확하게 심장을 관통하여야만 황소는 고통없이 죽을수 있다)
에스빠다가 심장을 정확하게 관통하자 숨을 죽이던 관중들은 일제히 탄성을 지른다
소는 곧바로 그자리에 힘없이 털석 주저 앉아 숨을 거두었다
관중들의 함성과 트럼펫 소리가 울러 퍼졌다 관객들은 흰손수건을 흔들며 환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숨을 거둔 황소는 경기장을 한바퀴 돌고 난후 끌러 나간다
관객들은 박수치고 휘파람을 불고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난리 였지만 경기장 바닥에 흘린 피를 보니 무참히 끌러나가던 황소를 보니 잔인하다는 생각이 나의 옴몸을 감싸 돌았다
투우사의 화려한 기술과 아름다운 몸매를 보면서 나역시 열광하고 환호하고 소리쳤지만 익숙치 않은 낯선 나라의 문화가 온전히 이해되는것은 아니였다
문화는 문화일뿐이고 나와 다름을 인정해야 했지만 어쨌든 그들은 한마리 소와의 싸움을 위해 여럿명이 달려들었고 일대일 대결또한 소의 기력을 빼앗을대로 뺏앗은 후에야 받아들이지 않았던가?
'도대체 나는 무엇에 그리 열광하고 환호 했던 걸까?'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영문도 모르고 싸우다가 죽어버린 소의 입장에서 보면 한없이 잔인하다는 생각만은 떨쳐버릴수가 없었다
투우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예술이라고 표현하는것을 읽은 적이 있다 소를 신성시 하던 스페인 사람들이 소와의 정면 승부를 위해 얻고자 했던것은 무엇이었을까? 누구든 생명과 죽음 앞에서 도망칠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싶었던 걸까?
소를 죽이지 않으면 자신의 생명을 잃게 되는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얻고자 했던것은 무엇이었을까?
현대인들의 죽음의 연극인 투우 죽음은 우리의 삶속 어디에나 있다
투우경기장의 황소처럼 우리는 예정된 죽음앞에서 살아가고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볼수 없는 우리의 미래 그리고 우리 인생의 마지막 순간
누구든 죽음앞에서 도망칠수 없다는 사실을 잊고 살아가는건 아닌지
하루하루 소중한 우리의 삶을 가볍게 여기고 살아가는건 아닌지
태양빛이 작렬하는 낯선땅의 투우장에서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다
태양빛이 작렬하는 SOL 좌석 이었지만 관중들이 꽉 들어찬 투우장에서 엄청난 환호소리와 야유 소리를 들으며 그들과 함께 그들의 문화를 체험한 이날을 잊을수가 없다
그리고 역시 나의 기대를 실망 시키지 않았던 그들 멋진 뒷태.멋진 스텝.멋진 포즈로 나를 흥분시키고 열광시킨 신발을 벗어던지 그 투우사도 잊을수가 없다
점점 끌려간다 피할수 없는 스페인의 매력에 ...
덧붙이는 글
장기여행을 다니다 보면 날짜개념에 무감각 해진다 (나만 그런건가?)
교통편을 예약 할때도 티켓을 구입할때도 항상 잊지말고 확인하고 또 확인하자
나처럼 언어도 안통하는 곳에서 진상을 부릴 생각이 아니라면 말이다
BUT
만약...만약에 나같은 경우가 생겼다면 주저하지 말고 일단 부딪혀 보자 어디든 길은 열리게 마련이니 말이다
투우 잔인하지만 스페인에 간다면 한번은 한번은 꼭 꼭 보고가라고 추천하고 싶다
우리가 느끼지 못햇던 다른 무언가를 반드시 발견할수 있을테니 말이다
|
★배낭길잡이★유럽 배낭여행
(http://cafe.daum.net/bpguide)
첫댓글 피오나님~` 대단한 용기?에 박수를 ...다양한 경험에 풍부한 지식, 글솜씨..책으로 내세요. 꼭 사볼께요.
대단한 용기가 아니라 진상지대로 부린거죠...^^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ㅋㅋ 저런 비슷한 진상..앞으로 넘쳐 납니다..ㅋㅋ
ㅎㅎㅎㅎ 그림으로 그려지네요....^^ 왠지 투우는 잔인하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피오나공주님의 글을 보니... 한번쯤은 꼭~꼭~ 보고 싶어 집니다....^^
잔인합니다 다시 생각해봐도 잔인햇던 경기였지만 그래도 스페인에 간다면 한번은 꼭 보라고 말해드리고 싶어요~
마드리드 투우장... 저도 여기 갔었는데.. 전 투우하는거 보면서 뛰는가슴 진정시키기 바빳다는. 좋아서? 절대 아니고.. 못보겠더라구요.. 정말.. 그러면서 사진은 다 찍었다는거.. -_-;; ㅋㅋㅋ 땡뼡에 앉아 오는 비도 맞아가면서,, 훌라!! 인가? 암튼 것도 들어면서 사진도 찍..찍. 눌려대면서 보고 왔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
저도 그랬어요..인상있는대로 다 쓰면서... 사진은 거의 100여장이나 찍었다면서..^^ 맞아요..올레 이렇게 다들 외치죠!! 저도 나중에 함성지르면서 올레 오레 이랬다면서요..^^
장기여행을 하다보면 날짜에 대한 개념이 저도 없어져요ㅋㅋㅋㅋㅋ 그냥 날짜만 보고 대충대충 하다가 아차 그날은 주말이잖아 해서 표를 급히 앞당기거나 월요일로 미루기도했었다는.. 사람많은걸 싫어해서요ㅋ 여행이 아닌 삶같았어요^^
맞아요!! 맞아요..!! 여행이 아닌 삶..완전 공감해요..ㅋㅋ 날짜개념 사라져서 삽질한 기억이 한두번이 아니에여..ㅋㅋ
개인적으로 투우 싫어라하는데...ㅠㅠ 그래도 스페인까지 가서 안본다면...아마 후회하겠죠? 잘 봤습니다^^
스페인에 가시면 투우 플라맹고 축구는 꼭 보셔야 할듯~~~~~^^
스페인가면 투우 꼭 보고 싶어라 하고 있어요~시즌2 반가워요^^
반겨주셔서 감사드려요..^^ 시즌 2도 많은 사랑 부탁해요
투우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아주 재밋게 글을 쓰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저도 똑같은 투우장에서 투우를 봤었는데, 두마리 죽는거 보고 나왔습니다. 더는 끔찍해서 못보겠더라구요. 한 마리 죽는거 보고 나오려구 햇는데, 후배가 한 마리만 더 보고 나가자고 해서.... 앞으로 더는 안볼 것 같습니다.ㅎㅎㅎㅎㅎ, 그리고 투우경기는 그날 그날 입장료가 다릅니다. 유명한 투우사가 나오면 입장료가 비싸고, 초보가 나오는 날은 쌉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누가 유명한지 알 수 없으니 그냥 달라는대로 주고 보는거죠.ㅎㅎㅎㅎ
저도 끔찍하고 잔인하다 이러면서..6마리가 다죽고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나왔네요 그날그날 입장료가 다르다는건 처음 알았네요...
오오~~피오나님 시즌2 넘 넘 방가워요^^ 잼나게 잘 읽었습니당..피오나님 글 넘 자주 봐서 그런지 피오나님 보면 괜히 오랜 칭구처럼 느껴져요!! 저두 올해 계란한판..히히히^^*
계란한판 환영해요~~~~ 우리 친구해요..친구..!!^^
언니~(혼자 언니 삼았음..ㅋㅋ) 의 그 무대뽀정신에 또 한번 감동 받았습니다..^^
나도 동생 삼았음..^^ 완전 지대로 진상 부렸다면서...ㅋㅋ
시즌2 시작인가요?^ ^ㅎㅎㅎ반갑고 계속 꾸준히 읽을께요~~글을 넘넘 재밌게써요....사진두 좋구 정말 책 꼭 내세요...홧팅~~~서른의 도전은 책이 어떨런지~~~~
와~~시즌2 올라왔군요~ 지대로 여행하신 피오나님 멋져요~~@@
엇.. 시즌2.. 시즌투는 주제별 시리즌가요? 무척 기대됩니다.
시즌2!! 넘 반가워요^^ 앞으로도 열심히 읽을거예요~ㅋㅋ
사진도 이쁘구요.. 글도 재미 있어요..여행책자 한권 내세요..ㅎㅎ
글 너무 잘쓰시네요~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