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언어학자가 전하는 '보다'에 관한 이야기 - 세계는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다. 만져보고 들어보고 맛보고 맡아보는 것이다
눈을 사로잡는 온갖 것들로 가득한 세상, '본다'와 '안다'가 같은 말로 여겨지는 세상에서 보지 않고 보는 것이 가능할까? 시각장애를 지닌 언어학자의 예민한 더듬이가 '정상'으로 가득한 세상과 감각의 경계를 유쾌하게 뒤흔들며, '빛이 없지만 어둠도 없는' 일상을 입체적으로 펼쳐낸다.
저자 호키코시 요시하루는 일본의 시각장애인 언어학자이자 칼럼니스트, 두 살 무렵에 유전율이 높은 소아암의 일종인 '망막아세포종'을 앓고 두 눈을 적출했다. 언어학과 기독교문학을 공부하고 쓰쿠바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메이지대학, 릿코대학, 일본사회산업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일상에서 느낀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장애인 독자와 비장애인 독자 모두에게 거침없이 다가간다. 그의 날카로우면서도 유머 가득한 시선은 장애인을 '보호받고 배려받아야 하는' 존재로만 바라보는 납작한 생각을 깨뜨린다. '상상력을 자극하고, 눈으로 보이지 않는 풍경을 비추며, 소통의 문을 열어준다. 그의 언어를 '보는' 맛이 넘쳐난다는 찬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