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TV 광고는 잘 안보는 편이다 보니 TV 광고만 나오면 채널을 돌리고는 합니다.
그런데 최근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우연히 TV CF를 하나 봤는데요.
빨래방망이로 빨래를 때려 빠는 것처럼 빨아준다는 드럼세탁기 CF 한편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까 옛날엔 세제 하나 없이도
빨래를 깨끗하게 잘 했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새삼스럽게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렸을 때에는 그냥 어른들이니까 당연하다고만 생각하고 말았는데
요즘 살림을 하면서 점점 느끼고 있는 것 중에 하나죠ㅋ
그러면서 우연히 어렸을 때 있었던 일이 생각나더군요.
어렸을 때 방학이라고 외할머니댁에 놀러 갔다가 내 신발을 보시고선
내게 말 한마디도 없이 신발을 깨끗하게 빨아주신 적이 있는데요.
그때도 새로 산 신발처럼 너무 깨끗한 신발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거든요.
전 최근에도 운동화를 세탁소에 맡길 때도 있지만 가끔씩 내가 손으로 직접 빨아 보곤 하는데
온갖 좋은 세제를 쓰고 좋은 기구(신발 빠는 솔)를 써봐도 예전 외할머니만큼 따라가질 못하는 것 같아요.
더군다나 당시 외할머니는 세제도 많이 쓰지 않을 뿐더러 많은 세제를 갖고 계시지도 않으셨는데도 말이예요.
이런 생각과 함께 문득 든 생각은, 빨래는 세제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트롬 6모션 세탁기가 유독 눈에 띄더군요.
빨래방망이처럼 때려 빨아준다고 하니, 뭐 물론 손으로 직접 빨아주셨던 외할머니의 운동화만큼
효과는 없겠지만, 그래도 은근히 기대되는 녀석입니다.
빨래방망이로 때려 빠는 것마냥, 비비고 주무르고 두드리고 흔들고 풀어주고 다시 짜내는 6모션.
계속 보고 있자니 제 운동화를 빨아주시던 외할머니의 손을 보고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옛날방식이기는 하나 그래도 지금까지 쓰여지고 있는 데에는 역시 그 이유가 있군요.
또한 세탁력은 무엇보다 세탁방법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되는군요.
오늘 세탁기와 빨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제 옛 운동화와 함께 제 운동화를 빨아주시던 외할머니의 고운 손이 계속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