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비즈니스석이 타고 싶으면...
사례 1)
20여 년 전 뉴욕으로
보따리장사를 하러 갔을 때다.
그저 그런 성과를 거둔 채 귀국길
케네디공항의 김포행(인천공항 개항 이전)
국적기 K항공 탑승구 앞이다.
초조하고
좌불안석인 내 주위를
아까부터
웬 사나이가 빙빙 돌거나 힐끗 거린다.
‘저 놈이 왜 저러나?
혹시 북괴 공작원?’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나를 납치하거나
뭐 어찌할 건더기가 없다.
그래도
내심 은근히 불안하긴 했다.
.
드디어
탑승 방송과
탑승구역(zone) 안내를 받은
승객들이 줄을 서고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그 대열에 합류했는데
갑자기 뒤에서
“저~! 선생님! (어떤 노래 제목 처럼)잠깐만...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아까부터
내 주위를 탐색하던 그자가 아닌가.
요즘 젊은 아이들 말로 하면
그 자리에서‘심쿵’.
.
그러나
태연을 가장하고
“무슨 일이시오?”
퉁명스런 나의 질문과는 달리
상냥한 어조로
“저~어~! 다름이 아니오라...”라며
죄송하고 송구한 나머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다.
“아~! 왜 그러시는데...?
”여전히 퉁명한 말투를 자르며
“선생님!
저는 K항공 뉴욕지사 J과장입니다.”라며
명함을 한 장 내미는데 과연 그렇다.
“그래서요?”,
“선생님! 죄송하지만
다음 비행기 좀 타실 수 있겠습니까?”
이게 웬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
“아니? 다음 비행기라니...??”
.
그 당시를 다 설명할 수는 없고
대충 요약하면,
그날 승객이 완전매진(만석)이었다는 것과
그 승객을 다 수용하다 보니
화물이 오버했다는 것
그런 가운데
정말
급히 귀국을 해야 하는 승객이 있고
누구의 양보도 받을 수 없는데
마침 나를 발견
(내가 그렇게 만만하게 보였던 모양이다.)했지만
차마 운을 떼지 못하다가
개찰이 시작되며
어쩔 수 없이
이런 부탁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그 반대급부를 묻기도 전에
먼저 실토를 하는 것이었다.
.
다음 비행기는
아홉 시간 후에 뜬다
(지금도 그런가는 모르겠고...)는 것과
그 시간 동안 라운지
(비즈니스級 이상 내지
일정 수준의 마일리지 확보 승객만 이용하는...)를
이용하는 특전
그리고
무엇보다 다음 비행기 비즈니스 좌석과
그에 따른 마일리지(일반석의 두 배,
당시로는 조금만 보태면
동남아 정도는 왕복 다녀 올 수 있는..)를
준다는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
아무리
좋은 조건이고 많은 특전이지만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이
아홉 시간을
무엇으로 때우느냐 이거였다.
그런데
솔직히 그때만 하더라도
나는
그‘라운지’라는 걸
한 번도 이용해 본 적이 없었기에
어떤 구조로 이루어 진 줄도 모르는 때였다.
.
그러나
나는 싸구려처럼
더 이상 생각하고말고‘
그럼 그럽시다.’라는 답을 하고 말았다.
나는 당시
하루에 담배 두 갑도 모자라는
체인스모커였었다.
내가 아까부터
케네디공항에서
초조하고 좌불안석이었던 것은
담배를 피우지 못해 생긴
금단현상이었다.
.
J과장이
이런저런 특혜(?)조건을 마치자마자
내가
그에게 던진 돌 직구는
“라운지 안에서
담배는 필 수 있는 거요?”라는 질문과
“아이고~!
무슨 그런 말씀을...당연하지요!
그 뿐만 아니라
고급양주도(당시 시바스리갈12년산도 아쉬울 때...)
얼마든지 있고
잠도 주무실 수 있습니다.”라는
J과장의 자신에 찬 대답에
의심이나 주저할 사이도 없이
‘그럼 그럽시다.
’그만큼 담배가 마렵거나
고픈 절박한 상태였고
심지어 당시엔
적군에 잡혀 고문을 받을 시
다른 건 다 참을 수 있으나‘
담배 한 피우게 할 테니...’라고 회유해도
넘어 갈 수밖에 없었던 처지였다.
.
생전 처음 입장한 라운지는
한마디로 눈알이 돌아갔다.
이름도(시바스리갈 밖엔...)모를 양주들이
빽빽이 진열이 되어 있고
마치
피트니스 클럽에나 온 듯 할 만큼
여러 종류의
헬스기구가 비치되어 있고
침대는 아니지만
널찍한 소파와
또 다른 휴식 공간 등,
난생
처음 접하는 화려한 공간에서
간단한 식사와 함께
먹고, 마시고, 피우고, 취하고...
드디어
골아 떨어져 잠을 깨우는데
곧 탑승 시간이란다.
.
지금도
그런가는 모르겠는데....
비즈니스 좌석의 안락함은
굳이 표현할 필요가 없다.
비행기 구조에 따라
직접 목격할 수 있는 기종도 있으니까.
비즈니스級 승객에겐
또 다른 특전이 있다.
기내식부터 다르다.
상전 대접을 받은 다음 모자라는 부분은
‘리필’을 요청해도 되지만
웬만한 것들은
셀프서비스가 가능하다.
목적지에 가까워 오면
선물을 꼭 하나 마련한다.
K항공마크가 새겨진 넥타이나
여성용 스카프
(내 경우가 그랬다는 것이지
지금도 그렇다는 건 아니다)를 고를 수 있다.
나는
마누라를 위해 스카프를 골랐지만....
어쨌든
9시간의 시차를 두고 귀국 했지만
이런 행운(?)이 또 있을까?
아마도
두 번 다시 누릴 수 없는
그런 행운을 누린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조건이나 특혜보다
가장 신나는 특혜는
비즈니스 석은
끽연을 허용하던 시절이었다.
(결국 당시엔
돈 있으면 어떤 것도 할 수 있는 구조였다.)
.
사례2)
언젠가
중국출장을 급히 가게 되었다.
항상 그러하지만
인천공항에서
오후에 출발하는 비행기이기에
중국에 도착하면
바로 호텔로 직행하고 여장을 풀면
아쉽게도 하루를
별 볼일 없이 소비하고 만다.
첫날 밤
비몽사몽간에
옆구리가 몹시 결린다.
그러나
꿈속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 고통이 점점 더 가중됨으로
결국
통증 때문에 깨어보니
꿈이 아니고 현실이었다.
.
까닭도 모르고 통증이 심해오자
다행히 준비해 간
상비약(진통제)으로 통증을 삭여가며
다음날 아침부터
하루 종일 업무를 보았다.
퇴근 시
거래 선에서 저녁 초대를 했으나
통증 때문에 응할 처지가 아니었다.
호텔로 돌아와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통증을 참아가며
잠자리에 들었으나
아픔은 더욱더 심해지고 도저히 참을 길이 없다.
.
사실 해외에 나가면
요즘은
자동으로 로밍이 되고,
목적지의 가장 가까운
우리 영사관에서
이런저런 안내문이 접수된다.
특히
위험에 빠지거나 불편할 경우
영사관으로
전화를 하라는 안내가 온다.
그날은
워낙 통증이 심하여
출장지에서 가장 가까운
상해 영사관으로 전화를 해서
도움을 청할까? 생각하다가
죽으면 죽었지
빨갱이 정권 하의
외교관에게는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았다.
.
왜냐하면
워낙 통증이 심한 관계로
더 이상 일을 볼 수가 없어
조기 귀국을 위해
항공편을 알아보았더니
티켓이 없다는 것이었다.
사정 얘기를 했지만
방법이 없다고 하면서 약간 여운을 남긴다.
재차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보라며
사정을 하자
‘티켓 업그레이드’를 하라는 것이다.
세상에 아무리
돈에 환장한 A항공사 이지만
아픈 환자에게
업그레이드를 하면 표를 주겠다니...
하지만
당장 죽을 지경인데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
결국 인천공항으로
사설 구급차를 미리 대기 시키고
귀국하자마자
응급실로 실려 갔던 경험이 있다.
얼마 전
큰 수술을 했다는 게
바로
그날의 여파(餘波)였던 것이다.
그날의
그 통증이 담낭암이었던 것이다.
어쨌든
그래서 비즈니스석을 타 보았다.
.
“빈 일등석 앉겠다” 母子 난동...
네티즌 “교도소도 공석 많다”
.
참... 중국인 답다.
저 무모함과 오만함은
중국의 최고 지도자 시진핑을 보는 것 같다.
.
사례 3)
그날도 중국 출장이었다.
나는 A사의 최상위급에 하는
다이아몬드 회원권 소유자다.
최소한 100회 이상 A사 비행기
(국내선도 속하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나는
아들 내외가 제주도에 살기 전까지
국내선은
단 한 번도 이용한 적이 없다.)를
탑승해야 얻을 수 있는 자격의 회원이다.
그날은
출국장을 나설 때부터 몹시 붐볐다.
어쨌든
그 복잡한 과정을 거치고
탑승 게이트에서 줄을 서 있는데
갑자기
탑승 체크 지상요원이
내 이름을 부르며
애(?)타게 찾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앞으로 달려 나갔다.
.
나를 확인한 그녀가
‘선생님을 오늘 비즈니스석으로 모시겠습니다.“,
아니!?
이게 왠 횡재?
사연인즉 그랬다.
그날따라
일반석의 좌석이 넘쳤던 것이다.
소위
오버부킹을 한 것이다.
항공사의
오버부킹 실수가
나에게 횡재를 안 긴 것이다.
그날
나는 이미 밝혔지만
비즈니스석의
고급스러움을 만끽하며 비행을 했다.
.
결론
꼭 비즈니스석을 타고 잡으면
한쪽 항공사만
의도적으로 많이 타면
가끔 행운이 찾아 온다.
시진핑 황제처럼
오만하고
무모해서는 가십거리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