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영원
이 기 철
나에게 따뜻함을 준 옷에게
나에게 편안함을 준 방에게
배고픔을 이기게 한 식탁에게
고백을 들어 줄 수 있는 귀를 가진 침묵에게
나는 고마움을 전한다
바느질 자국 많은 바지에게
백 리를 데려다 준 발에게
늘 분홍을 지닌 마음에게
고단한 꿈을 누인 집에게
유언을 써 본 일 없는 나무에게
늘 내부를 보여 주는 꽃에게
부리로 노래를 옮겨 주는 새에게
분홍을 실어 오는 물에게
나는 가난 한 벌 지어 입고
너의 이름으로 초록 위를 걸어간다
언제나 처음 오는 얼굴인 아침에게
하루 치의 숨을 쉬게 하는 공기에게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 주는 햇빛에게
그리고 마지막
사랑이라고 쓸 수 있는 손에게
수저를 들 때처럼 고마움 전해야 한다
손을 사용할 수 있는 힘에게
백합 한 송이를 선물하고 싶은 가슴에게
흙 위에 그의 이름을 쓸 수 있게 하는 마음에게
아, 영원이라고 부를 수 있는 내일에게
_《흰 꽃 만지는 시간》(민음사, 2017)
ᆢ
오늘은 시사랑 26주년, 시사랑 생일입니다.
1999년 5월 25일, 다음카페의 탄생과 함께
초대 카페지기 ‘앙마님’에 의해 시사랑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우리 나이로는 어느덧 27살이 되었네요.
함께 웃고 울며 시를 나누었던 그 모든 순간들이
오늘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줍니다.
이곳을 스쳐 지나간 모든 분들께,
지금도 머물러 주시는 분들께,
그리고 언제나 든든한 큰 나무처럼 곁을 지켜주시는 분들께
진심 어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에게 시사랑은
모든 날들, 모든 순간에 지치지 않게 해 주었고
슬퍼하더라도 다시 앞으로 걸어갈 수 있는
따뜻한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내 영혼은 시가 있어 따뜻하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시사랑의 생일을 다 함께 축하해주세요^^
첫댓글 시사랑 27회 생일을
진심을 꽉 짜내어 축하드립니다.
사랑해요
사랑합니다
백 번을 말해도 모자라는 시사랑 입니다
진심이 팡팡팡 전해집니다 ㅎㅎ 언제나 시를 통해 행복하세요^^
늘 꾸준히 사랑하리라
감사합니다
멋진 계절에 태어난 시사랑의 생일,,, 축하합니다
27 청춘의 나이지만
이 바쁜 세상 시에 일임을 담당한 시세계에선 장수의 나이입니다
운영자님들,, 감사합니다